[세무사에세이]

정구정 세무사회장 일행이 지난달 14일부터 18일까지 네팔, 미얀마, 태국, 인도, 베트남을 순회하는 회무일정을 소화하고 돌아왔다. 이중에는 회무일정도 있었고, 여행 일정도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최근 회원들에게 배달된 세무사신문에 큼직막하게 사진이 실리면서 이를 본 회원들 사이에서 몇 가지 뒷말이 나오고 있다.  

정 회장 일행은 네팔과 미얀마에서는 유치원과 도서관을 지어주는 행사를 가졌고, 인도는 여행을, 그리고 베트남에서는 AOTCA 총회에 참석하는 여정을 소화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 한 장의 사진에 두 가지 의문이 뒤따랐다. 이번 해외출장에 왜 특정종교모임의 회원들이 동행을 했으며, 또 감사들이 굳이 동행을 했느냐는 지적이 꼬리를 물었다. 종교모임 회원들은 자기 돈으로 갔으니 별 할 말이 없겠으나, 그렇더라도 굳이 집행부의 공식출장에 얼굴을 내밀 것은 또 뭔가라는 지적은 피할 수 없게 되었다.  

폐일언하고, 회원들의 뒷말은 이번 여정이 감사 두 사람이 함께 회장을 수행해야 할 정도로 그렇게 중요한 회무였는가 하는데 더 큰 걱정이 있었다. 지난여름 임원 선거 때 2012년 감사들이 동행한 정 회장의 미국 출장을 놓고 많은 회원들이 분개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여전히 감사들이 회장의 해외출장에 동행해야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뒤따르고 있는 것. 

특히 이번에 동행한 한 감사는 지난 6월 선거 때 “(감사에 당선된다면)회장과 감사가 동행하는 해외출장은 절대 가지 않을 것이다”라면서 사자후를 뿜었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더욱 궁금증을 갖게 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 같은 감사들의 회장수행에 대한 회원들의 비판에 대해 한 감사는 “세무사회가 거액을 들여 외국에 학교를 지어주는 행사에 감사가 현장을 보고 싶었다. 그리고 우리의 예산으로 정말 학교가 제대로 지어지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감사도 비슷한 취지로 설명하면서 자신은 “사비로 다녀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더라도 한 사람도 아닌 감사 두 사람이 함께 갔었어야 할 만큼 중차대한 일이었는지 하는 궁금증은 여전히 가시지 않는다는 게 이를 나무라는 회원들의 이야기다. 그러면서 “그 사진을 보면서 감사로서의 역할보다는 회장의 ‘호위무사’가 아닌지 모르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했다. 

한 회원은 “사전감사, 예방감사라는 말은 들어봤지만, 상식적으로 같은 비행기를 타고, 같이 잠자고, 같이 여행한 사이에 집행부가 예산을 낭비한들 어떻게 제대로 따질 수 있겠느냐”며 “그 사진속의 감사들은 집행부와 가까워져 권력을 향유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여름 임원선거 때 감사후보자를 포함해 몇몇 임원후보들은 ‘집행부와 감사가 가깝다’고 회자되는 사실에 빗대어 ‘어용감사’라는 심한 표현을 동원해 가면서 현직 감사들을 공격하기도 했다. 그런데 새로 뽑힌 감사들도 회원들의 눈에는 별반 달라진 것 없는 얼추 비슷한 모습이라는 데서 회원들의 실망감이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 시간은 많다. 모습은 그렇더라도 지금부터라도 업무만큼은 제대로 챙겨 임기가 끝날 때쯤은 회장의 호위무사라는 자존심 상하는 말보다 ‘회원들의 호위무사였구나‘ 라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게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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