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제보다는 화합, 투쟁보다는 안정을 선택한 것이다.” 지난 15일 김완일 서울세무사회장의 재선(연임)이 결정되는 선거결과가 나타나자 많은 회원들이 분석해 전한 표심의 의미다.
그간 한국세무사회는 소위 친정·반정(정=정구정 전 회장)으로 양분되면서 소위 선거때만 되면 ‘피 터진다’는 표현이 딱 맞을 정도로 극단적인 대립을 해왔다.
이런 탓에 한국세무사회장은 원경희 현 회장 이전에는 연속으로 재선을 하지 못할 정도로 안정과 견제라는 양 축이 서로의 주장만 되풀이하면서 대립각을 세우며, 극단으로 달려왔다. 그러면서 선거가 끝나면 어김없이 고소와 고발이 난무했고, 회원 간의 단합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이런 세무사회의 모습에 타 자격사들이 바라보는 세무사회는 ‘이권사업이 많은 단체인가? 아니면 세무사들은 명예욕이 유별난 모양이다. 저렇게 싸울바엔 제2의 세무사회를 만드는 게 낫지 않느냐’는 고언이 나오곤 했다.
이같은 회원들 간의 양분은 지난 `21년 원경희 현 세무사회장이 재선의 고지에 오르면서 차츰 견제보다는 안정을 택하는 회원들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화합하는 세무사회‘의 모습으로 한단계 성숙해져 가고 있다는 평가다.
세무사회의 한 원로 회원은 “불과 몇 년 전만해도 세무사업계는 ‘한쪽을 죽여야 내가 산다’는 사생결단식 선거전이 난무해 무서울 정도였는데 원경희 회장의 재선에 이어 코로나19가 겹치면서 회원들간의 집단 대면모임이 줄어들자 자연스럽게 상대를 비방하는 유언비어 유포가 사라진 것이 업계가 한단계 성숙해지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시 원경희 회장이 얻은 표심의 숫자가 이를 말해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시 원 회장은 상대후보 2명이 득표한 것보다 무려 1500표 가량을 더 얻었다.
이와함께 지난 15일 마무리된 서울세무사회장 선거 역시 큰 표차이로 현 김완일 회장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다수 회원들이 ‘반대를 위한 변화보다는 안정을 선택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한 회원은 “지난해 통과된 세무사법 개정안의 처리를 보면서 세무사들이 집행부의 발목을 잡아서는 아무 일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체감한 것 같다”면서 “앞으로는 어느 집행부가 회무를 맡더라도 회직에 나서는 회원들의 노력을 명예욕으로 폄하하기 보다는 순수한 봉사라는 인식이 자리 잡게 될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런 가운데 세무사업계는 한편으로 이번 서울세무사회장 선거에서 이종탁 후보가 낙선하자 60년대생의 연거푸 패배(이동기 전 후보)하면서 업계의 미래를 이끌게 될 젊은 인재들의 등용과 세대교체에 대한 열망이 꺾인 것이라는 평가와 아쉬움이 나오고 있다.
그러면서 안정과 화합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세무사회의 역동적인 미래를 위해서는 보다 진취적인 젊은 인재들의 등용이 더 많아졌으면 하는 목소리도 상존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