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가 제기한 투자자-국가간소송(ISDS) 결과 국민들의 혈세 3000억원이 빠져나가게 된 원인으로는 금융위원회의 직무유기로 인한 것이라는 증언이 나왔다.
6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성인 홍익대 교수를 증인으로 불러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론스타 사태에 대한 ‘이중플레이’를 지적했다.
이번 국감에서는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과 김석동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공모해 외환은행 매각 가격을 부당하게 깎았다는 장본인으로 지목되며 이번 국정감사의 증인으로 소환됐으나 김승유 회장은 불출석 사유서조차 제출하지 않고 국감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오기형 의원은 “ICSID 중재판정부 진술서에 김승유 증인이 ‘금융위가 받을 정치적 압력을 완화할 수 있다면, 금융당국으로부터 승인을 받기가 수월해질 것’이라고 추측했다라고 개인적 추측성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런데, ICC(하나은행-싱가폴과의 중재판정)에서는 금융위원장으로부터 ‘금융위에 대한 정치적 압력이 상당하다’고 들었다고 증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나금융이 론스타로 보낸 2011년 10월28일자 이메일을 보면, ‘금융위가 기존 계약서로는 승인할 수 없을 것이다’라고 해놓고, 나중에는 단순히 자기 아이디어라고 이야기했고, ICSID 중재판정부는 김승유 증인의 진술에 대해서 신뢰성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는 식으로 했다. 대한민국과의 중재에 대해서 김승유 회장의 말들을 보면, 하나금융이 이중플레이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그렇게 충분히 판단할 여지가 크다고 생각한다”며 “중재판정부에서 김승유 회장의 증언을 믿을 수가 없다고 했다는 뜻은, 뒤집어말하면 그것과 상반된 내용인 ICC에서 제기됐던 의견을 조금 더 신빙성있게 받아들였다고 그렇게 판단된다”고 답했다.
오기형 의원은 “그렇다면 김승유 회장이 당시 금융위원장과 오랜 친구관계이고 그리고 김승유 회장이 직접 전해들었다는 이야기 속에서 감액에 대한 압력이 들어갔다는 판단이 맞다라고 ICSID 판정부는 봤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 교수는 “ICC비공식 문서에 따르면 김병호 전 하나금융 임원이 론스타측 임원에게 ‘내가 전해듣기로 김석동 금융위원장으로부터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에게로 직접 연락이 왔고 거기서 금융위원회가 여러 가지 압력에 직면하고 있다. 다만 가격인하와 관해서 명시적인 언급은 없었다’고 하고 있는데, 그런 정황에 관해서는 재판부가 여러 가지 다른 증거를 가지고 가격이나 압력이 실재했다고 최종 판단한 걸로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다.
아울러 비금융주력자에 대한 내-외국인 차이 판단기준에 대해서는 “은행법상 명문 규정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고 그것에 관한 유권해석 또는 금융위의 공식적인 의견표명은 2007년 5월말 ‘내외국인간에 아무런 차이를 두고 있지 않다’는 취지의 답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오 의원은 “2012년 지분매각 이후 비금융주력자라고 볼 수 없다고 하면서 3년가량 뭉개왔던 금융위의 태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전 교수는 “심각한 직무유기라고 생각한다”며 “만약 2008년 9월9일(론스타가 금융위에 자료를 제출했을 때)이후에 조속한 시간 내에 비금융주력자로 판정하고 론스타 의결권을 제한하고 주식처분명령 내려야할 것인가, 혹은 언제부터 비금융주력자였는가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면 지금과 같은 이런 국민들의 호주머니에서 아까운 혈세 3000억원이 나가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