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정협의회’. 지난해 서울시내 세무서장과 관내 기업체 관계자들이 만나는 장면이 언론에 포착되면서, 세정협의회가 국세청으로 향하는 뇌물의 창구가 되고 있다는 폭로가 터져나왔다. 세무서장들이 현직에 있을 때 세정협의회 회원들과 관계를 이어가면서, 퇴직 후에는 ‘고문료’를 받는다는 것이었다.

세무서장이 퇴직 후에 관내 사업자들에게 고문료 형태의 돈을 받는다는 것은 업계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이었고, 실제로 수십년간 지속되어온 일종의 ‘부의 대물림’이었다. 결국 국세청은 세정협의회를 폐지하겠다고 밝혔고,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전직 종로세무서장 등을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그렇다면, 세무서장들은 어느 세무서에서 퇴직을 얼마나 하고 있을까. 세정일보가 지난 10년간의 서울시내 세무서장의 퇴직여부를 분석한 결과, 실제로 2명 중 1명은 서장직을 그만두는 것으로 집계됐다.

11일 세정일보가 지난 10년(2012년~현재)간 서울지방국세청 산하 세무서장의 프로필을 분석한 결과, 총 270명의 세무서장 중 133명(49.26%)이 명예퇴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에서 인사교류로 전입된 세무서장과 현직 서장은 제외한 수치다.

서울지역의 세무서는 28개가 있다. 특히,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서장들이 퇴직을 한 세무서는 ‘금천세무서’가 1위로 집계됐다. 무려 10명 중 9명이 퇴직을 신청하면서다. 특히 최근에 그만둔 일부 서장들은 관내인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 인근에서 개업해 세무사로 활약 중이다.

뒤를 이어 가장 많은 명퇴를 하는 세무서는 ‘용산세무서’인 것으로 나타났다. 용산세무서는 11명의 서장 중 9명이 퇴직했다. 이 곳에서 퇴직을 한 일부 세무서장도 관내에서 세무사로 개업했고, 강남이나 강북에서 개업을 한 서장들도 있었다.

아울러 강남지역에서의 개업은 많은 세무공무원들이 바라는 제2의 인생 시작점이라는 것을 증명하듯 서초세무서장과 역삼세무서장이 명퇴 세무서 공동 3위로 집계됐다. 서초와 역삼서장은 두 곳 모두 10명 중 8명이 명퇴를 신청했다.

한편, 이외에도 강서세무서, 강남세무서, 강동과 잠실세무서(공동 6위), 삼성세무서, 송파세무서, 성동세무서, 마포세무서가 퇴직하는 세무서장이 가장 많은 세무서 ‘TOP 10’ 안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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