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삼준 세무사, 다목적세금계산서 도입 주장…단 세줄 개정으로 귀금속 부가세 문제 잡는다
미국의 티파니나 이탈리아의 불가리 등 유명상표 귀금속 제품의 가격이 원재료 값의 3000% 이상에 거래되고 있다. 즉, 우리나라 반지가 45만원에 거래될 때, 티파니 반지는 900만원에 팔린다는 것이다.
이렇듯 국내 귀금속 제품이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우리나라의 ‘세금계산서 제도’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고 지하경제 속에 있는 귀금속산업을 투명화하기 위해서는 ‘다목적세금계산서’ 도입으로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주장이다. 바로 국세청 출신의 세무학 박사, 차삼준 세무사의 주장이다.
차삼준 세무사에 따르면 주요국은 순금에 대해 부가가치세를 매기지 않는다. 부가가치세는 소비자가 최종적으로 사용해 가치가 소멸해야만 하는데, 금은 불멸의 가치를 지니고 있고, 금 자체에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것이 아니어서 부가세의 대상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증치세 17%), 일본(소비세 10%), 우리나라(부가가치세 10%) 등 3개국만이 부가세를 매기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업종별로 세율이 다르고 사회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형평성에 대한 불만이 표출되지 않고, 일본은 세금계산서제도가 없어 납부세액을 계산하는 방법이 전단계거래공제법과 같아 자신이 생산한 부가가치에 대해서만 세금을 내서 문제가 없다. 결국 우리나라의 순금에 대한 부가세 부과는 문제가 있는 상황이라는 것.
금의 경우 국제시세가 100%일 경우 수입비용 0.6%를 포함해 공급가액은 100.6%, 부가가치세 10.06%이고 공급대가는 110.66%가 된다. 즉, 국내의 수입금 가격은 110.66%이며 세금계산서가 발급되지 않고 무자료로 판매되는 밀수금이나 고금인 ‘무자료금’은 국제시세의 105% 수준이다. 무자료금의 경우 세금계산서 발급을 하지 않다보니 과세금보다 가격이 낮기 때문에 수요가 몰리면서 시장에서는 5% 높은 가격으로 형성되고 있다.
차 세무사가 제안하는 다목적세금계산서 제도는, 귀금속사업자가 금이 포함된 귀금속 제품을 공급하는 경우 그 공급가액에서 순금 원가를 차감한 금액을 과세표준으로 해 부가가치세를 과세하도록 하고, 귀금속 제품 공급시 발행하는 세금계산서에 순금 원가를 함께 기재토록 하는 것이다. 매출·매입처별세금계산서합계표에도 순금 원가 합계액을 기재하도록 의무를 부과한다.
이렇게 되면 현재 부가세법에서 ‘공병 회수 보증금제도’와 같이 보기 때문에 정상금이나 고금도 정상적으로 유통되고 금지금 거래가 모두 양성화될 수 있게 된다.
현행의 경우, 100만원의 순금을 가공해 마진 20만원을 얻기 위해서는 과세금 사용시 132만6600원에 팔아야 하고, 고금을 사용시 세금계산서를 발급하면 137만5000원, 세금계산서 발행 없이 판매하면 125만원에 팔 수 있다.
그러나 차 세무사의 제안대로 한다면 과세금 매입가 100만6000원과 가공마진 20만원을 합한 12만6000원에서 순금 매출원가 100만6000원을 공제하면 20만원이 공급가액이 된다. 여기에 세율 10%를 곱하면 매출세액은 2만원이 되고, 매출세액에서 매입세액 10만600원을 공제하면 8만600원의 환급이 발생되는 것이다. 결국 매입액 100만6000원과 가공마진 20만원, 매출세액 2만원을 합한 가액인 122만6000원이 판매가격이 된다.
결국 적법한 과세금을 사용해도 고금을 써서 세금계산서를 발급하지 않은 판매가보다 더욱 가격경쟁력을 갖게 된다. 이에 따라 밀수금을 수입할 이유가 사라지며 정상적으로 세금계산서가 발급된 과세금을 사용할 수 밖에 없으므로 지하경제에서 벗어나 투명하게 양성화되는 것이다.
참고로 우리나라는 금세공업자에서 도매업자, 소매업자, 소비자에게 이동하는 방식으로 도매업자가 모든 유통을 장악하고 있다. `20년 기준 귀금속제조업 4414개, 도매업 2870개, 소매업 1만2169개 등 총 1만9452개지만 도매업으로 부가세를 신고한 사업자는 단 한명도 없는 실정이다. 차 세무사는 거래내용을 투명하게 신고하는 사업자가 경쟁력을 상실할 수밖에 없는 납세측면의 현실적인 사정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차 세무사는 “다목적세금계산서 제도가 도입되면 우리나라 귀금속산업이 전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일취월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