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3월3일인 ‘납세자의 날’. 이날의 최고 영예는 바로 ‘금탑산업훈장’ 수상자이다. 성실납세로 국가산업발전에 기여한 공적이 뚜렷한 자 중에서도 1등급을 뜻한다. 훈포장 중에서 최고의 꽃이라는 금탑산업훈장을 받은 기업들은 현재 어떻게 되었을까. 수십 배에 달하는 외형의 성장을 이룬 기업도 있었지만, 반대로 매출이 80% 가까이 감소한 기업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세정일보가 지난 `00년(제34회 납세자의 날) 이후 금탑산업훈장 수상 기업들의 매출액 등을 비교해 살펴본 결과, 수상 시점과 비교해 현재 가장 높은 매출액을 기록하고 있는 것은 삼성전자였으며, 매출 증가율이 가장 높은 기업은 LG화학(수상 당시 LG석유화학)인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매출이 가장 많이 줄어든 기업은 코리아니켈(78% 감소)인 것으로 나타났다.

◆ 국세청 개청을 기념하는 ‘3월3일’…`00년부터 ‘납세자의 날’로 불려

납세자의 날은 매년 3월3일에 열리는데 이는 국세청 개청일(`66년 3월3일)로, `67년~`76년에는 ‘세금의 날’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됐다. 이후 `77년~`99년까지는 ‘조세의 날’로 이름이 바뀌었고, `00년부터 현재의 ‘납세자의 날’이라는 명칭으로 불리고 있다.

`00년부터 `22년까지 중복 수상을 제외하고 총 22개의 기업이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는데,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이름만 들으면 누구나 알만한 매출 ‘조 단위’ 기업들이 대부분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현재 대기업들은 ‘고액 납세의 탑’ 수상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고액 납세의 탑은 `04년 노무현 정부 때 시작해 국세 1000억원 이상 납부한 기업에게는 국가재정에 크게 기여한 점을 감안해 명예스러운 성격의 기념탑을 수여하고 있다.

◆ `04년부터 고액 납세의 탑 생기며 ‘중소기업’도 수상자로 올라

금탑산업훈장 수상자를 연도별로 살펴보면, `00년~`10년까지는 대부분 연 매출 ‘조 단위’의 대기업(`05년부터 중견기업 포함)들이 금탑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순서대로 SK텔레콤(매출 4조3000억원), 제일제당(매출 2조2000억원), 삼성전자(매출 34조3000억원), 신세계(매출 6조2000억원), 삼성전자(매출 40조7000억원), 코리아니켈(매출 4000억원), LG석유화학(매출 2조원), GS건설(매출 31조원), SKC(매출 8000억원), 고려아연(매출 3조원), 현대중공업(매출 21조원) 등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02년, `04년에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는데, `04년에는 첫 고액 납세의 탑을 수상(국세1조원탑)하며 그야말로 ‘삼성전자’의 해이기도 했다. 이렇듯 주요 훈·포장이 삼성전자 계열사 등 대기업이 휩쓸어가는 것이 해마다 반복돼 왔다.

이 중에서 매출이 조단위가 되지 않는 중견기업은 두 곳인데, 코리아니켈과 SKC다. 코리아니켈의 경우 매출이 4000억원대였지만, 전년도에는 모범납세자상을 받는 등 성실납세 기업이자 금탑산업훈장 수상자로 이름을 드높인 곳이었다. 반면, SKC는 매출이 8000억원대이지만 수상 전년도에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는 등 법인세 납부 실적도 크지 않아 반대의 의미에서 이슈가 되기도 했다. 한편, 훈포장 수상자에게는 세무조사 유예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 `11년 이후부터 중소, 중견, 개인사업자들도 ‘금탑’의 영광

이어 `11년 이후부터는 중견기업이 금탑의 영광을 안았고, `19년부터는 법인이 아닌 개인사업자도 금탑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11년 제45회 납세자의 날 금탑산업훈장 수상자는 자화전자(매출액 993억원)이었고 이듬해부터는 오토닉스(매출 1250억원), 에스테크(매출 790억원), 한국하우톤(매출 1700억원), 쎌바이오텍(매출 314억원), 세스코(매출 1890억원), 이오테크닉스(매출 3077억원), 유영산업(매출 688억원) 등이 수상했다.

그리고 `19년 이화PNC는 개인사업자로 전년도 매출 200여억원을 돌파하면서 금탑수상의 영광을 안았고, `20년에는 기도산업(매출 1666억원), `21년 금한산업(매출 182억원), `22년에는 개인사업자인 에이스산업사가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 현재(`21년 기준)와 비교해서 이들 기업의 매출액 변화는?

그렇다면 금탑을 수상한 이들은 현재 매출이 어떻게 성장했을까. 가장 많은 성장을 이룬 기업은 바로 삼성전자다. `04년 기준 40조7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던 삼성전자는 `21년 기준 280조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리며 압도적인 매출액을 기록했다. 당시와 비교해서 매출만 7배가량 성장한 셈이다.

그렇다면 가장 매출 증가 비율이 높은 곳은 어디일까. `06년 제40회 납세자의 날에 수상한 LG석유화학이다. 당시 2조원에 가까운 매출을 달성했던 LG석유화학은 이듬해 LG화학으로 합병되면서 현재에는 연결 기준 연매출액이 42조7000억원(21.4배)에 달한다.

다음으로는 `01년 제35회 납세자의 날에 제일제당(현 CJ)이 당시 매출 2조2000억원에서 현재 34조4800억원(15.6배)으로 성장했다. 이어서는 삼성전자(`02년, `04년)였다.

아울러 매출액 성장만을 살펴보면 `08년 SKC가 8481억원에서 3조3960억원(4배), `00년 SK텔레콤이 4조2800억원에서 16조7400억원(3.9배), `11년 자화전자 993억원에서 3478억원(3.5배), `09년 고려아연 3조866억원에서 9조9800억원(3.2배)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19년 수상한 이화PNC의 매출액은 `18년 기준 20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21년 431억원으로 3년 만에 매출이 2배가량 오르면서 눈길을 끌었다.

◆ 금탑산업훈장을 안고도 ‘매출액 감소’로 이어진 기업들도

반면,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했던 기업들의 매출액이 오히려 수상 시점보다 떨어진 곳들도 6곳이나 됐다.

`05년 수상한 코리아니켈은 매출 3900억원대에서 850억원대로 가장 높은 감소율을 보였고, `07년 수상한 GS건설이 매출 31조400억원대에서 9조360억원대로, `10년 수상한 현대중공업이 매출 21조1400억원대에서 8조3100억원대로, `13년 수상한 에스테크가 매출 790억원대에서 390억원대로 감소했다.

이어 `18년 수상한 유영산업은 매출 680억대에서 390억원대로, `14년 한국하우톤은 매출 1700억원에서 1500억원대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 2000년 이후 납세자의 날 금탑산업훈장 수상 기업 명단

※ 2000년  : 행사의 명칭을 "納稅者의 날"로 변경하여 실시
※ 2000년 : 행사의 명칭을 "納稅者의 날"로 변경하여 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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