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조사국장은 대한민국의 모든 세무조사를 쥐락펴락하는 국세청 최고 요직으로 꼽혀 국세청 내 그 어떤 자리보다도 ‘잘 나가는’ 자리이다. 본청 조사국장으로 임명된다는 것은 ‘출셋길’을 보장받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현재 국세청 조사국장은 오호선 국장(69년, 경기 화성, 서울대, 행시39회)으로 올해 6월 인사이동에서 거취가 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오호선 국장이 어느 자리로 이동할 것인지, 오 국장의 후임으로 어떤 인물이 발탁될 것인지 세정가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국세청 권력의 핵심 자리이지만, 최근 조사국장의 가도는 심상치 않다. 조사국장을 지내면 곧바로 지방청장으로 영전하는 것이 관례였지만, 문재인 정부에서 노정석, 김동일 조사국장이 잇따라 지방청장으로 곧바로 이동하지 못하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조사국장=지방청장 영전이라는 당연 코스가 빗나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물론, 오호선 국장의 경우 그의 커리어가 조사 파트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정치적인 특별한 이슈가 없는 한 고공단 가급 영전 1순위로 꼽히고 있는 모양새다.

세정일보가 문민정부 이후 역대 국세청 조사국장 프로필을 분석해본 결과, 10명 중 7명은 국세청 조사국장에서 곧바로 지방청장(차장 포함)으로 승진한 것으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현 오호선 국장을 제외한 28인의 조사국장 중 20명이 지방청장 영전 코스를 밟았고, 본청 국장을 거친다 하더라도 결국 지방청장, 국세청장까지 승승장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국장 자리에서 퇴직한 경우는 박근혜 정부에서 김영기, 임경구 국장이 조사국장을 마지막으로 명퇴한 바 있는데, 사실상 이 둘을 제외하면 전원이 영전한 셈이다.

특히, 본청 조사국장 직후 다음 코스로는 ‘서울지방국세청장’ 자리가 가장 유력하다. 28명 중 11명(39%)이 서울청장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이 외에는 1급청인 중부청장과 부산청장 자리에 각각 3명(10.7%)이 영전했고, 경인청장으로 임명된 경우도 2명(7%)이었다. 본청 차장으로 승진한 경우는 1명이었다.

이 외에는 본청 법인납세국장이 2명, 개인납세국장, 국제조세조정관, 징세법무국장 등이 각각 1명이었고, 심판원장에 임명된 케이스도 1명 있었다.

그렇다면 조사국장에 임명되는 이들은 어떤 이들일까. 최근에는 본청 국제조세관리관에서 조사국장으로 잇따라 자리를 옮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정석, 김동일, 오호선 국장이 모두 국제조세관리관에서 조사국장으로 임명됐다. 현재 국제조세관리관은 최재봉 국장(71년, 전북 완주, 고려대, 행시39회)이다.

이렇듯 주로 본청 국장이 조사국장을 맡는 경우가 많았지만, 역대 조사국장 자리를 살펴보면 현 오호선 국장을 포함해 29명 중 10명(34.5%)이 서울청 조사국에서 뽑히며 서울청 조사국장이 가장 강력한 본청 조사국장 후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중에서도 서울청 조사4국장에서 본청 조사국장이 된 경우는 5명으로 가장 많았고, 조사1국장이 옮긴 경우는 4명, 조사2국장에서 옮긴 경우는 1명 등으로 집계됐다.

본청 국장 자리에서는 국제조세관리관이 4명으로 가장 많았고, 기획조정관 3명, 법인납세국장(과거 직세국장 포함) 4명, 개인납세국장, 재산세국장, 정책홍보관리관 등이 각각 1명이었다. 파견 중이던 인물이 조사국장에 임명되는 경우는 2명이었다.

이 외에도 과거 같은 국장급이던 지방청장에서 조사국장으로 이동한 경우도 있었다. 부산청장에서 조사국장으로 임명된 경우가 2명, 대구청장에서 조사국장으로 임명된 경우가 1명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출신지나 임용경로는 어땠을까. 영남 지역 출신 조사국장이 12명으로 전체의 41%를 차지해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 TK(대구·경북)와 PK(부산·경남)가 각각 6명이었다.

이어 서울·경기 등 수도권 지역 출신이 7명(경기 4명, 서울 3명)으로 전체의 24%를 차지하며 뒤를 이었고, 호남 지역 출신이 5명(전남 3명, 전북 2명)으로 17%를 차지했다. 이 외에 충청권 3명(충남 2명, 대전 1명)과 강원도 출신이 2명이었다.

임용 구분으로는 행정고시 출신이 24명(83%)으로 가장 많았으며, 비고시 4명(14%), 5급 특채 1명 등이었다. 비고시 중 세무대학 출신은 단 1명(김영기 국장)뿐이었으며, 7급 공채 출신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역대 국세청 조사국장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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