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호 서장, “세무서 찾은 납세자, 점심시간이라고 돌려보낼 수 없다는 ‘역지사지’ 마음으로 신고창구 운영”
청량리 전통시장과 이를 마주보고 있는 고층 오피스텔, 경희대학교나 서울시립대학교 등 대학가와 학원가를 동시에 품은 동대문세무서 종합소득세 신고 현장을 26일 찾았다. 점심시간이 한창인 와중에도 세무서를 직접 찾은 납세자를 배려해 신고창구에는 직원 및 신고 도우미가 이들의 세금 신고를 도와주는 모습이었다.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약령시로(청량리동)에 위치한 동대문세무서는 서울시 동대문구 전체가 관할구역이다. 청량리 시장 내 영세사업자, 오피스텔 및 대학가 임대사업자 등 납세자들 발길이 1년 내내 끊이지 않는 세무서 중 한 곳이다.
이날 동대문세무서에 방문한 기자는 점심시간이 가까워졌음에도 주차장 그늘막에서 순서를 기다리며 신고 관련 안내를 받은 후 세무서 지하 1층에 마련된 신고창구로 들어서는 납세자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들은 지상 1층과 지하 1층에 마련된 총 16개 신고창구에서 직원과 신고 도우미 안내를 받아 세액을 확인하고 직접 신고납부하는 모습이었다.
동대문세무서 임용걸 소득세과장은 “이번 종합소득세 신고 대상자는 9만 4000명으로 근로소득장려금을 포함해 하루 평균 400여 납세자들이 세무서를 방문한다”며 “코로나19 회복세 이후 작년 대비 하루 방문자가 약 10% 늘어난 상태”라고 설명했다.
어떤 납세자가 주로 세무서를 방문하는지 묻자 “고령자들이 많고, 특히 부동산이나 주택 임대업자 등 소득이 많은 납세자께서 세무서에서 직접 신고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20·30대 청년들은 주로 홈택스를 이용하되 오류가 있거나 궁금한 사안이 있으면 방문한다”고 전했다.
세무서를 직접 방문한 납세자가 가장 궁금해하는 혹은 어려워하는 사안을 묻자 “고령의 납세자는 컴퓨터나 스마트폰 사용 자체를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다”며 “소득자료를 끌고 오거나 유형을 선택하는 부분을 도와드리는 게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종합소득세 신고 과정에서 특별히 신경 쓰는 부분이 있냐는 질문에 “고성호 서장님께서 납세자가 신속하고 편리하게 종합소득세를 신고할 수 있도록 ‘납세자의 진정한 도움 창구’를 천명했고, 이에 기반해 신고창구를 운영하고 있다”며 “실제 종합소득세 신고가 원활하게 진행되고, 납세자 편의를 제공하고자 특별히 점심시간에도 신고창구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용걸 소득세과장은 “이전에는 점심시간에 신고창구를 운영하지 않았으나 점심시간을 활용해 세무서를 방문하는 납세자가 있었기에 서장님이 내린 결정”이라며 “세금을 내기 위해 세무서까지 직접 방문한 납세자를 그냥 돌려보낼 수 없었기에 이들의 불편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으로 신고창구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르신 분들은 세무서가 문을 열기도 전인 이른 아침 오셔서 줄을 서는 경우가 많다”며 “이에 오전 8시 30분 이전에 출근해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그늘막과 앉아서 기다릴 수 있는 의자 등도 설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세무서 찾은 납세자, “세액공제 궁금하고, 신고서가 오지 않아서 왔다”
이날 일반 회사를 그만두고 학원 강사로 근무 중인 30대 이 씨는 사업자등록번호가 없는 상태에서 어떻게 세금을 납부해야 할지 몰라 세무서를 찾았다고 밝혔다.
이 씨는 “한 곳에서 강의를 진행하는 경우가 아니면 여러 곳(학원)에서 각각 수업을 진행하고 이때 프리랜서로 계약을 맺는다”며 “학원강사에 대한 종합소득세 신고 안내문이 도착했는데 이미 원천징수(소득 3.3%)되는 상황에서 무슨 유형으로 선택해야 하는지, 또 세액공제와 관련하여 궁금한 점이 있어 세무서를 찾았다”고 말했다.
이 씨는 “이전에는 회사에서 도와줘서 종소세 신고를 크게 신경 쓰지 않았는데 프리랜서로 근무하니 공제항목도 하나하나 다 따져야 한다”며 “인터넷으로 한 번 찾아보기는 했는데 사업 경비, 보험이나 의료비 공제를 받을 수 있는지 다시금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근 세무사사무실의 도움을 받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무료 상담(세무사)을 받기는 했는데 프리랜서 전환 후 첫 납부여서 벌금(가산세)을 물까 걱정됐다”며 “우선 오늘 세무서에서 한 차례 확인 후 금액(납부세액)이 많으면 세무사를 찾아볼까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주택임대사업자 50대 김 씨는 종합소득세 신고서가 전달되지 않아 세무서를 찾았다고 밝혔다.
김 씨는 “현재 장기임대 두 채, 지금 살고 있는 집 한 채 등 총 세 채를 보유하고 있다”며 “장기임대 아파트는 전세를 내 준 상태이고 장기임대 오피스텔은 보증금+월세를 내준 상태인데 오피스텔은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주변 사장님 이야기를 들어 확인차 방문했다”고 밝혔다.
PC와 스마트폰 사용이 어려워 세무사를 찾는 발길은 올해도 이어졌다.
납세자 박 씨는 “또래(60대) 중에서는 그래도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잘 사용하는 편인데 어플을 설치하고 조회하는 시간에 세무서를 방문하는 게 훨씬 빠르고 정확하다”며 세무서 방문 이유를 밝혔다.
안내문을 받지 않았냐는 질문에 “안내문을 확인하고 그대로 따라 한 것 같은데 오류 알림이 떴고 세무서에 전화할 시간에 그냥 세무서로 가는게 낫겠다 싶어 왔다”며 “오늘 제대로 배워(홈택스 사용방법) 다음부터는 직접 집에서 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