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강남·성동·분당·제주서장에 ‘3급 부이사관’ 임명
세무서별 BSC 평가결과 부이사관 세무서들 점수 ‘글쎄’
국세청은 전국 133개의 세무서를 두고 국세수입을 거둬들이고 있다. 세무서를 이끌어가는 세무서장은 4급(서기관)이 맡아 운영한다. 그러나 4개의 세무서는 3급(부이사관)이 이끌어가고 있다. 바로 강남, 성동, 분당, 제주세무서장이다.
지난 `15년 강남세무서(서울청)가 처음으로 부이사관 자리로 개편됐고, 이듬해 성동세무서(서울청)가, 작년말 분당세무서(중부청)와 제주세무서(부산청)가 부이사관으로 직제가 개편됐다.
이들 세무서가 하는 일은 다른 4급 서장이 맡는 세무서의 업무와 다른 것은 없다. 그런데도 국세청은 세무서장 자리를 3급으로의 직제 개편에 공을 들여왔다. 이유는 바로 인사적체로 인한 고위직 TO가 부족하다는데 있었다.
세무서장 133석 중 부이사관 자리가 늘어나면 그만큼 부이사관으로 승진할 기회가 많아진다는 것인데, 오히려 3급으로 승진하지 못한 채 서장으로 공직생활을 마감하는 4급들의 입장에서는 서장으로 갈 수 있는 자리가 줄어드는 것이기 때문에 불만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에 국세청은 ‘세무서 방문없는 국세행정’을 목표로 하면서도, `15년 115개였던 전국 세무서의 수를 `23년 133개까지 늘리면서 세무서장 자리 역시 점차 늘려왔다.
이처럼 강남, 성동, 분당, 제주서는 단순히 세수뿐만 아니라 각 지방청 산하의 상징성이 있는 세무서이며, 세원의 복잡성, 업무강도, 타 기관과의 관계(경찰의 경우 강남경찰서장과 분당경찰서장 등은 총경(4급)이 아닌 경무관(3급)으로 임명)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부이사관 자리로 승격됐다.
부이사관이 이끌어가는 세무서는 4급 서장들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 국세청은 이 네 곳 세무서 직원들의 역량 향상, 납세서비스의 질 향상, 과세품질 향상 등을 기대하고 있다.
세수 규모면에서 살펴보면, 네 곳의 부이사관급 세무서 중에서 판교에 본사를 두고 있는 대기업 등이 많이 위치한 분당구를 관할하는 분당세무서의 세수가 압도적으로 높다. 지난해의 경우 분당서는 9조7016억원의 세수를 거뒀고, 뒤를 이어 강남서 7조536억원, 성동서 4조9876억원, 제주서 2조6711억원 등으로 기록됐다.
다만, 세무서장이 부이사관으로 지정됐다고 해서 이전과의 세수 확보 측면에서 특이한 점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0년(`13~`22년)간 세수를 살펴보면, 부이사관 승격이 가장 빨랐던 강남세무서는 `13년 3조3577억원에서 `22년 7조0536억원으로 110%가 증가했고, 같은 기간 성동세무서는 1조8236억원에서 4조9876억원으로 173.5% 증가했다.
올해부터 부이사관 서장으로 승격된 분당세무서는 3조764억원에서 9조7016억원으로 215%가, 제주서는 7066억원에서 2조6711억원으로 278%의 세수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되며 앞서 `15년과 `16년 부이사관직으로 바뀐 강남과 성동서보다 오히려 세수 증가폭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세무서 조직성과평가(BSC) 점수를 살펴보면, 부이사관 승격 후에도 강남세무서의 등수는 상위 10위권(1군 세무서 중) 안에 들지 못했다. 부이사관 승격 당시인 `15년 강남세무서의 조직성과평가 결과 91.64점으로 24위에 그쳤고, 이듬해인 `16년에는 94.62점으로 14위로 기록됐다.
이어 `17년에는 96.72점으로 12위를, `18년 97.44점으로 10위를 기록하며 등수가 점점 상향되었으나, `19년에는 97.64점으로 21위로 하락했고 코로나19 발생 이후인 `20년에는 95.9점으로 51위까지 떨어졌다.
또한, `15년 성동서의 경우 89.71점으로 38위였으나, `16년에는 92.99점으로 29위를, `17년에는 96.94점으로 9위까지 올라섰다. 다만 `18년에는 96.79점으로 23위로 떨어졌다가 `19년 98.59점으로 5위에 랭크했고, `20년에는 97.13점으로 33위까지 떨어졌다.
이렇듯 세무서장이 부이사관으로 임명된다 해서 세수가 대폭 증가한다거나, 세무서의 납세서비스, 징세, 법무심사, 세원관리, 조사, 재산제세, 감사 등 BSC를 평가하는 기준에서 50여개 1군 세무서 중에서도 상위를 차지하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