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양도세 2.1억 깎아주고 돈 받은 세무공무원에 각각 징역 3년‧2년 구형

양도소득세 2억 1000만 원을 깎아주는 대가로 현금 1500만 원과 금품, 향응을 받은 세무공무원 2인에 대한 재판이 24일 속행됐다.

이날 의정부지방법원 남양주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박옥희)는 이들 세무공무원들에 대한 공판기일을 열어 심리를 이어갔다. 재판정에 선 피고들은 최후변론에서 해당 공소사실을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음을 강조하며 선처를 요구했다.

남양주세무서 소속 공무원 2인은 세무사의 청탁을 받고 `14년부터 `16년까지 농어촌주택에 대한 한시적 양도소득세 감면 기간이 종료됐음에도 감면 신청을 받아주는 등 불법으로 세금 2억 1000만 원을 깎아줬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과거 조세특례제한법상 농어촌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 감면제도가 한시적으로 존재한 점을 노려 감면 기간이 아님에도 `14~`16년 신청을 받아들였고, 각각 1억 5000만 원, 6400만 원 등을 깎아줬다.

이후 이들은 세무사와 납세자로부터 각각 현금 1000만 원, 500만 원을 받았고, 식사도 대접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재판 공소사실 요지를 밝히는 과정에서 검찰은 “세무공무원으로서 양도소득세를 적정하게 부과해야 하는 의무가 있음에도 이들은 부정한 청탁을 받아 범법행위를 저질렀다”고 설명했고, 피고 측 변호인은 대체로 공소사실을 인정한 바 있다.

이날 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 김 씨에 징역 3년과 추징금 1060만 4000원, 피고인 이 씨에 징역 2년과 추징금 561만 원을 구형했다.

이어 최후변론에 나선 피고 김 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지금까지 아무런 범죄 이력 없는 초범으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해 전부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공소사실 중 국가에 손해를 끼쳤다는 부분(배임)이 있는데 이 역시 조만간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또 “피고는 여태까지 아무런 과오 없이 성실하게 살며 두 자녀를 부양하고 있다”며 “피고인 가족이 그의 선처를 탄원했고, 피고인 역시 본인 잘못을 반성하고 있으며 초범인 점을 고려해 법이 허용하는 관대한 판단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어 피고인 김 씨는 “공직자로서 잘못된 행동한 점 깊이 반성한다”며 “죄를 인정하고 되뇌며 스스로 꾸짖고 있다”고 밝혔다.

피고인 김 씨는 “사회와 단절된 공간에서 생활하니 가족과 함께했던 소소한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깨달았고 매일 저를 접견하며 가정을 돌보는 아내, 아빠가 보고 싶다던 딸, 매일 새벽기도에 나선다는 어머니를 생각하면 주위 모든 분께 상처를 드린 것 같아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죄를 짓는다는 것이 얼마나 많은 것을 잃어버리게 되는지 알게 됐고 깊이 늬우친다”며 “기회를 주면 반성하고 소중한 인생을 범죄와 맞바꾸지 않고 성실하게 가족과 이웃을 돌보고 살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 이 씨 변호인은 “피고인은 수사 이후 자기 잘못을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세무공무원이 해서는 안 된 일을 처리했다는 점에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다만 피고인의 실질적인 수익은 561만 원으로 소액이며 61만 원은 대학생 선후배와 3회 정도 술을 마시고 대리비를 대신 결제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며 “피고인이 가담한 부분은 경미하고 금품을 요구한 사실도 없으며 단기간이었다는 점도 고려해달라”고 호소했다.

변호인은 “현재 피고인은 두 아이가 있고 배우자는 10년 이상 전업주부로만 살았으나 갑자기 생계를 책임지고 있다”며 “자녀가 아직 초등학교 3학년, 1학년으로 부모(피고)가 필요하며 주변인들이 많은 탄원서도 제출해 줬고, 본인도 자신의 범행을 반성하고 있기에 최대한의 선처를 부탁드린다”고 변호했다.

이어 피고인 이 씨는 “공무원으로서 짓지 말아야 할 행동을 한 점, 처음부터 이를 깨끗하게 인정하지 않은 점을 많이 반성했다”며 “저의 행동으로 많은 실망감을 안게 된 가족, 친구, 직장 동료에 죄송하며 향후 어떠한 판결이 내려지는 죗값을 받고 평생 후회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나머지 피고인의 경우 추가 증인신문 등 절차 없이 증거목록 제출 후 이에 대한 의견을 정리토록 했으며 다음 재판(선고)은 12월 7일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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