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조사국장. 국세청 조직 중에 최고 요직이자 승진 필수코스로 분류되는 곳이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국세청 조사국장을 지내면 1급(서울‧중부‧부산청장)으로 승진을 해왔다. 그러나 전 정부에서 잘 나가던 김동일 전 조사국장은 정권이 바뀌면서 ‘엄동설한’의 시절을 보냈다.
그는 문재인 정부 ‘세무조사’의 중심이었다. `16년 말,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서 탄핵정국에 휩싸이자 국세청은 부랴부랴 고공단 인사와 서장급 전보인사를 예정보다 앞당겨 전격 발표했다. 당시 성동세무서장으로 반년 정도 근무했던 김동일 청장은 중부청 납보관으로 전보됐다.
그렇게 문재인 정부로 정권교체가 이루어진 직후 고공단으로 승진하면서 중부청 특별조사국으로 불리는 조사4국장에 임명됐다. 이후부터는 조사의 꽃인 서울청 국제거래조사국장, 서울청 조사4국장을 연거푸 지냈다. 또한, 본청으로 입성해서는 국세청 국제조세관리관, 국세청 조사국장까지 거침없이 가도를 달려왔다.
그러자 주변에서는 그가 당시 문 정부 핵심 인사와 절친이라는 소문과 함께 서울청 조사4국장-본청 조사국장-서울청장의 소위 ‘엘리트 코스’를 밟을 것이라는데 이의를 달지 않았다. 그러나 예상과는 다르게 윤석열 정부로 정권교체가 이루어졌고 1급 승진이 아닌 본청 징세법무국장으로 밀려났다.
물론, 문 정부에서 조사국장을 지낸 이들은 총 6명. 김현준 조사국장-서울청장, 김명준 조사국장-서울청장, 이준오 조사국장-중부청장, 임광현 조사국장-서울청장까지 모두 1급으로 영전했지만, 노정석 조사국장이 법인납세국장으로 이동한 전적이 있어, 김동일 조사국장만 본청 국장으로의 이동은 아니었다. 그러나 징세국장으로 전보되면서 '한직'으로 보내졌다는 평이 뒤따랐다.
노정석 조사국장은 법인납세국장 이후 부산청장으로 영전하며 1급 영전을 이어갔다. 그러나 김동일 청장이 징세법무국장을 지내는 사이, 윤석열 정부 초대 조사국장인 오호선 전 조사국장은 이미 중부청장으로 1급 승진을 꿰찼다. 그렇게 김동일 청장은 전 정부 핵심 인사라는 ‘프레임’갖혀 있었다.
김동일 청장은 문재인 정부에서도 유일한 영남 출신 조사국장이었다. 김현준(경기 화성), 김명준(전북 부안), 이준오(전북 고창), 임광현(충남 홍성), 노정석(서울) 조사국장과 비교하면 김동일 국장은 경남 진주 출신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인고의 세월을 참아내고 이번 인사에서 기어코 부산청장으로 1급 승진을 이뤄냈다.
이에 따라 문민정부 이후 역대 국세청 조사국장 출신 중 조사국장을 마지막으로 국세청을 떠난 김영기, 임경구 국장을 제외하면 전원 1급 승진의 역사를 이어가게 됐다.
한편 김동일 청장의 이번 승진은 영남출신 인사를 앉힘으로써 엑스포 유치 실패이후 흉흉해진 부산민심을 조금이라도 달래기 위한 인사라는 세평도 나오고 있다.
[김동일 부산청장 주요 약력]
▲66년 경남 진주 ▲진주 동명고 ▲서울대 경제학과 ▲美 사우스캐롤라이나대 유학 ▲행시38회 ▲마산세무서 총무과장 ▲진주세무서 부가과장 ▲서울청 송무4계장 ▲美사우스캐롤라이나대 유학 ▲서울청 조사3국 ▲국세청 국제협력 2·1계장 ▲인도네시아 주재관 파견 ▲평택세무서장 ▲서울청 첨단탈세방지담당관 ▲국세청 국제협력담당관 ▲성동세무서장 ▲중부청 납세자보호1담당관 ▲중부청 조사4국장 ▲서울청 국제거래조사국장 ▲서울청 조사4국장 ▲국세청 국제조세관리관 ▲국세청 조사국장 ▲국세청 징세법무국장 ▲부산지방국세청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