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강당에서 ‘설린 최명근 선생 17주기 추모문집 봉정식’이 있었다.
 17일 오전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강당에서 ‘설린 최명근 선생 17주기 추모문집 봉정식’이 있었다.
김정식 박사가  추모문집 봉정 경과보고를 하고 있다.
김정식 박사가  추모문집 봉정 경과보고를 하고 있다.
장홍래 박사가 설린 최명근 선생의 약력 소개를 하고 있다.
장홍래 박사가 설린 최명근 선생의 약력 소개를 하고 있다.
 김완석 교수와 최원 박사가 추모사를 하고 있다.
 김완석 교수와 최원 박사가 추모사를 하고 있다.
구재이 한국세무사회장이 추모사를 하고 있다. 유족 대표로 차남인 최종국 박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구재이 한국세무사회장이 추모사를 하고 있다. 유족 대표로 차남인 최종국 박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설린조세서원은 17일 오전 10시30분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지하1층 강당에서 ‘설린 최명근 선생 17주기 추모문집 봉정식’을 개최했다.

이날 신승근 박사(한국공학대학교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추모문집 봉정 행사에서는 김정식 박사(세무사, 서울시립대 제자)가 경과보고를, 장홍래 박사(포컴에셋투자자문 대표, 서울시립대 제자)가 약력 소개를 진행했다.

이어 제자의 제자인 김정현 씨는 지난 `17년 최명근 교수 10주기에서 ‘故 최명근 교수님을 기억하며’라는 영상 제작을 맡았고 이번 봉정식에서도 영상을 상영했다. 또한 추모 영상은 유튜브에 게재해 누구나 추모할 수 있도록 했다.

추모사는 김완석 교수, 최원 박사, 구재이 박사가 각각 추모사를 준비했다.

김완석 교수는 “설린 최명근 선생님은 볼모지와 같은 우리나라의 세법학계에서 세법학이라는 학문을 개척하시고 주춧돌을 놓으신 세법학의 대가”라며 “특히 교수님의 세법학에 있어서의 조세철학 내지 세법관은 크게 시민주의적 세법관, 실질적 조세법률주의의 지향, 납세자기본권의 신장, 시장경제원리의 존중과 납세자의 재산권 보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선생님은 세법학을 해석법학이라는 좁은 울타리 안에서만 가두지 아니하시고 조세정책학 및 세무회계학과 같은 관련 인접학문과 연결하심으로써 세무학 체계의 정립은 물론이고 이를 통해 우리나라의 세제 및 세정의 발전에도 크게 기여하셨다”며 “선생님은 작고하시기 바로 직전까지도 학문의 길을 멈추지 않으시고 일생을 청년과 같은 열정을 품고 오로지 학문의 길에 정진하신 이 시대의 진정한 학자이며 선비로서 모든 학자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설린 최명근 선생님이 유명을 달리하신 지 어언 17년이 흘렀고, 비록 설린 최명근 선생님은 우리보다 먼저 이 세상을 떠나셨지만 동료, 후학, 제자들과 가족들은 물론이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 판에 엄청난 족적과 교훈을 남기고 가셨다”고 말하며 “선생님이 평생에 염원하시고 정진하셨던 학문의 길과 방향, 선생님이 추구하셨던 세법관과 조세사상, 선생님이 보여 주신 진정한 선비로서의 모범적인 삶과 학문의 모습, 세법학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다시 한번 되새기면서 선생님의 삶과 학문의 모습, 세법학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다시 한번 되새기면서 선생님의 삶과 학문의 모습과 그 열정을 본받아 선생님이 나아가고자 하셨던 학문의 길을 계승하고 발전시켜 나갈 것을 다시 한번 다짐한다”고 추모사를 마쳤다.

이어 최원 박사(한국조세연구포럼 회장)는 추모사에서 “선생님의 생애와 그 조세철학을 정리한 문집을 후학들이 봉정할 수 있게 됨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며 “제가 작년부터 세계조세석학의 생애와 철학이라는 학술대회를 기획하면서 따님이신 최미희 교수에게 발표를 부탁드렸고, 최 교수는 이번 기회에 우리 시대의 조세 학문의 거목이신 최명근 교수님의 생애와 조세 철학을 전반적으로 정리하는 이번 책을 출간하는 작업을 기획하고 집필자로 20여명의 도움을 받아 드디어 이 문집을 봉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 박사는 “설린 선생과 제가 인연 맺은 것은 99년도 경희대에서 교수님과 학생으로 사제지간의 연을 맺었는데, 당시 호적상으로는 60대 초반이셨으나 실제는 60대 후반이셨으며 보통의 교수라면  은퇴할 연세였는데 제 석사논문을 지도하면서 논문의 체계는 물론 단어와 문구도 수정해 주셔서 너무 놀랐다”면서 “선생님은 저를 학자로서의 삶으로 이끄는 데 결 정적 계기를 주셨고, `07년 아들과 함께 러시아 여행하는 중에 선생님께서 작고하셨다는 부음을 메일로 접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함을 안타까워했었는데 이후 아주대 법학전문대에 임용됐고 그로부터 벌써 17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고 회상했다.

최 박사는 “제가 한국조세연구포럼에 회장으로 취임해 있는 동안 설린 선생님의 조세철학을 정리하고 이를 계승해야겠다는 일념하에 오늘 오후 국제학술대회 기획하기에 이르렀다”며 “당초 계획이상으로 이렇게 봉정식까지 드리는 의식을 가질 수 있게 돼서 무한한 영광일 뿐 아니라 그간 선생님에게 받은 사랑과 가르침에 조그마한 보답을 할 수 있게 돼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세학계에 근거 없이 대두되는 포퓰리즘을 경계하고 설린 선생님의 조세철학에 대한 개선과 발전을 통해 조세학계의 대중인기 영합주의나 헌법적 한계를 넘어서는 과도한 형평주의가 자리잡지 못하도록 하는 파수꾼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구재이 박사(한국세무사회장)은 “7년 전 10주기 때 한국조세연구포럼 학회장으로서 처음으로 10주기 기념학술대회를 한국세무사회관에서 개최했다. 교수님을 기리는 일은 너무 중요하다고 생각해 설린 최명근 조세대상을 만들어서 후학들이 교수님을 절대로 잊지 않고 그분의 높은 뜻을 이어가는 기회로 삼아야겠다고 생각한다”고 추모사를 시작했다.

구 회장은 “교수님의 추모문집을 봉정하는 시간인데 많은 분들이 수고하셨고 교수님께 자랑스럽게 출판사 사장님도 책을 아름답게 만들어 주셔서 감사하다”며 “최명근 교수님께 학교에서 강의를 들어본 적이 없지만 학회나 여러 기회가 있어 강연을 들은 적이 있다. 저도 세무대학을 나와 세무공무원을 했고 세무사로 일하고 있으면서 세무사회장을 하다 보니 어쩌면 교수님의 길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세무사업을 너무 교수님보다 잘하다 보니 세무사업을 그만두지 못하고 학문의 길에 매진하지 못하다보니 교수님을 뒤따르지 못했다”며 “교수님을 참 스승으로서 그리고 평생 조세를 하는 사람으로서 가르침을 받아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한국조세연구포럼에서 교수님의 칠순연을 하고 난 다음 교수님께 메일을 보냈을 때”라고 회상했다.

구 회장은 “메일로 교수님께 가르침을 받아 교수님의 제자가 되고 싶다고 보냈더니 답변을 주셨고 다른 부분도 많지만 조세절차와 납세자 권리, 권익이라는 가르침을 받았다”며 “그 이후로 조세절차 납세자 권리와 관련한 논문과 책도 냈다. 그때 교수님께서 주셨던 메일의 글을 제 책에 항상 서문에 실어 왔다. 그 가르침을 가슴에 품고 여태 세무사업을 하고 있고 책을 쓰고 강의하고 이렇게 살아왔다”고 말했다.

이어 “중심이 잘 잡힌 실무자가 된다는 것이 참 쉽지 않고, 편리하게 자신을 생각하기도 하고 여러 가지 정파적 이해에 의해 움직일 수 있는데 교수님은 학문적으로 인생 자체가 중심이 잘 잡히고 진리를 탐구하셨기 때문에 그걸 본받으려면 인생이 똑바를 수밖에 없다. 연구도 삶도 부끄럽지 않은, 세금하는 사람으로서, 조세하는 사람으로서 한 평생 살 수 있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세무사회도 뭔가 해야 한다는 생각에 ‘설린 최명근 도서관’ 등 여러 가지를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유족 대표로 차남인 최종국 박사가 인사말에 나서 이날 행사를 준비한 모든 이들에게 감사 인사로 말문을 열었다. 최 박사는 “명언 중 ‘과거는 이 순간에 아무런 힘이 없다’, ‘여기 지금’이라는 뜻의 말이 있는데, 모두 현재 이 순간을 사는 것을 강조하고 과거의 기억을 현재에 되새김질하는 것은 어리석다고 이야기하고 있다”며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17년이 지났고 이제 아버지는 과거 인물이다. 하지만 지금 여기 지금 이 자리가 마련되어 아버지를 기억하고 아버지의 학문적성과를 이어 발전시키는 분들이 계시기에 아버지의 과거는 현재 지금에도 살아 숨 쉰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분들은 아버지의 동료, 제자, 제자의 제자다”라고 말했다.

또한 “아버지의 학문적 업적을 다시 상기시킬 수 있는 것은 아주 오랜 과거부터 고민하고 투쟁하고 끊임없이 발전하는 법학의 특성과 정신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법학에 평생을 바친 아버지와 같은 학자와 많은 실무가들, 그에 반응하는 시민들의 시간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평생 학문에 모든 것을 쏟으신 아버지의 시간은 그 시간을 함께하고 교류하고 발전시킨 여기 있는 많은 분들의 시간이 더해져 지금도 계속 이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버지가 살아계실 때 종종 저에게 해 주신 말씀이 ‘법은 살아있는 생명체’라는 것”이라며 “저도 실무를 한 지 꽤 오래됐는데 그 말을 지금 되새겨보면 법은 학자나 실무가에 국한된 영역이 아니라 우리 시민이 살아가는 일상에서 기본권을 보호하고 그를 통해 공공의 도리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발전해 나가야 하기 때문에 법이 살아있는 생명체라고 말씀하신 거라 생각한다”며 “마지막으로 생애 끝자리에 조세혁명에 대한 연구를 마치고 싶어 하셨고 그 여정은 아버지의 죽음과 함께 멈췄지만 저는 개인적인 바람으로, 세무학의 미래를 바라봤을 때 여기 지금, 여러분이 계시기에 언젠가는 조세혁명에 대한 연구가 세상에 나오리라 생각된다”고 말했다.

설린 최명근 선생은 `31년 1월 28일 강원 인제에서 태어나 `07년 8월 1일 별세했다. 고려대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경희대에서 법학 박사학위를 취득해 국세청에서 의원 사직한 후 대학교수의 길을 걸었다. 법학자로서 ‘조세법학’이라는 새로운 학문 분야를 개척한 인물이다.

이번 추모문집 봉정식과 함께 한국조세연구포럼에서 `24년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하며 한국, 일본, 독일을 대표하는 조세석학 세 분의 생애와 조세사상에 관한 연구를 주제로 삼았다. 한국을 대표하는 석학에 관해서는 설린 최명근 선생의 생애와 조세철학을 주제로 성균관대 이전오 교수가 발표했다. 

저작권자 © 세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