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7시30분부터 세무사회관에서 ‘세무사를 위한 인문학 강의’

오송하 더솔아르떼 대표, 바흐와 헨델을 통해 배우는 명품인생 강의

지난 16일 '바흐와 헨델을 통해 배우는 명품인생'을 주제로 세무사를 위한 교양강좌가 있었다.
지난 16일 '바흐와 헨델을 통해 배우는 명품인생'을 주제로 세무사를 위한 교양강좌가 있었다.
소프라노 오송하 더솔아르떼 대표가 열강하고 있다.
소프라노 오송하 더솔아르떼 대표가 열강하고 있다.
 '세무사를 위한 클래식 이야기' 교양강좌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 16일 이른 아침 세무사회관에 바흐의 G 선상의 아리아, 헨델의 메시아 등 아름다운 클래식 선율이 감미롭게 흘러넘쳤다.

한국세무사회에 따르면 이날 ‘세무사를 위한 인문학 강의-파스칼 렉처’의 열 번째 강의로 ‘바흐와 헨델을 통해 배우는 명품인생’을 주제로 소프라노 오송하 더솔아르떼 대표가 강사로 나섰다. 오 대표는 클래식의 두 거장, 바흐와 헨델의 굴곡진 인생을 그대로 전했다.

오송하 대표는 “음악의 아버지라 불리는 바흐와 음악의 어머니로 알려진 헨델, 모두 각자의 처해진 상황 속에 위기를 헤쳐나가며 명곡을 탄생시켰다”며 “이 강의를 통해 바흐와 헨델의 음악 속에 녹아 있는 그들의 지혜와 철학을 여러분께 전해 드리고 싶다”는 발언으로 강의를 시작했다.

강의에 따르면 20명의 자식을 둔 아버지, 바흐는 평생 많은 자식들을 부양하기 위해 일자리를 찾아 전전긍긍해야만 했고, 섬기는 주군을 위해, 신을 위해 평생 성실하게 작곡해야 하는 것을 자신의 소명으로 여겼다. 그래서 ‘평균율 클라비어’, ‘무반주 첼로 모음곡’, ‘푸가의 기법’ 등 많은 명곡을 남겼다고 한다.

오 대표는 “수많은 명곡을 남긴 바흐였지만 안타깝게도 살아생전 자신의 음악을 알아주는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며 “말년에 점점 쇠약해져 시력을 완전히 잃고 1750년 7월 28일에 65세로 묘비도 제대로 세워지지 않은 공동묘지에 묻히게 됐다”며 그의 초라한 죽음을 설명했다.

하지만 바흐가 세상을 떠난 지 한참 후에 그의 작품이 세상의 찬사를 받기 시작했다고 한다. 낭만시대의 작곡가이자 지휘자였던 멘델스존이 바흐의 ‘마태수난곡’의 진가를 알아보고 이 곡을 초연한지 100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렸다고 했다. 이후 대중들에게 잊혀졌던 바흐가 재조명되면서 그의 다른 작품들까지도 뒤늦게 세상의 빛을 보게 됐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바흐만큼이나 ‘드라마틱’ 했던 헨델의 인생도 소개됐다. 사업가 기질이 다분했던 헨델은 왕과 귀족의 취향에 맞는 음악을 만들어내 엄청난 부를 축적했었지만, 대중적인 영어 가사의 ‘거지오페라’가 등장하자마자 그의 오페라 사업이 망했다고 했다. 이후 헨델은 다시 여기저기서 돈을 끌어모아 재기에 나서지만, 세 번째 오페라 사업마저 큰 빚을 지며 파산을 하고 말았다.

이에 대해 오송하 대표는 “정신적인 고통을 감당하기 힘들었던 헨델은 52세에 뇌졸중으로 쓰러지고 경제적으로,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뭐하나 온전하게 남아있는 것이 없어 템즈강에 몸을 던져버릴 정도로 극단적인 생각까지도 했다”며 사업 실패로 암담했던 헨델의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병마와 싸우던 헨델은 기적적으로 일어나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음악을 하게 됐다고 했다. 이전까지 특권계층인 왕과 귀족을 위한 이탈리아 오페라를 작곡했다면, 이젠 누구나 어려움 없이 즐길 수 있는 영어로 된 오라토리오를 작곡하기 시작한 것이다.

오 대표는 “오라토리오는 오페라와 달리 의상도, 연기도, 화려한 무대장치도 필요하지 않은 극음악으로, 당시 가진 것이 없었던 헨델에게 오라토리오를 쓰는 것은 제작비 절감 면에서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이렇게 작곡한 곳이 헨델의 대표적인 오라토리오 ‘메시아’다. 오송하 대표는 “3부로 된 53곡. 연주만 두 시간 반이 걸리는 방대한 곡을, 헨델은 24일 동안 먹지도 자지도 않고 한 곡 한 곡 심혈을 기울여 작곡했다”며 “메시아의 초연 당시 ‘할렐루야’하는 합창 부분에서 국왕 조지 2세를 비롯한 모든 청중들이 감동을 받아 기립해서 들을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오송하 대표는 “인생의 바닥이라고 느껴질 때, 삶이 지치고 힘들 때, 좌절했다가 다시 일어선 헨델과, 사후에 세상의 인정을 받은 바흐의 삶을 생각한다”고 말했다.

해당 파스칼 렉처 강의를 수강한 회원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이날 강의에 참석했던 임재경 세무사는 “이른 아침에 바흐와 헨델의 명곡들을 감상하고 세무사회관 6층 대강당의 대형스크린을 통해 오케스트라 연주장면을 볼 수 있어 감동적이었다. 특히 크고 웅장한 대형 LED스크린으로 영상을 시청하니, 마치 내가 그 옛날 단성사에 와 있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았다”면서 “이렇게 좋은 인문학 강의에 더 많은 회원들이 참여했으면 좋겠다”는 강의평을 남겼다.

이후 강의와 연설을 위한 간단한 호흡법과 발성 레슨이 이어졌으며, 참석한 세무사 회원들이 가곡 ‘비목’을 함께 열창하며 한국세무사회의 열 번째 인문학 강의가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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