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기엔 이미 너무 많이 와버렸고
버리기에는 차마 아까운 시간입니다
어디선가 서리 맞은 어린 장미 한 송이
피를 문 입술로 이쪽을 보고 있을 것만 같습니다
낮이 조금 더 짧아졌습니다
더욱 그대를 사랑해야 하겠습니다
[박정원의 시에서 시를 찾기]
산책하다가 “서리 맞은 어린 장미 한 송이”를 본 적이 있습니다. 자꾸만 약해지는 햇살이 그녀의 사라져가는 힘을 붙잡으려 애쓰는 것 같아 안타까웠습니다. 지금의 내 모습처럼 “이미 너무 많이 와버“린 ”11월” 같았습니다. ‘있을 때 잘해’라는 말이 새삼스러웠습니다. 혹여 “피를 문 입술”을 가진 분이 옆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 사람을 “더욱 사랑해야 하겠습니다.” 결코 모든 시인에게 쉽게 다가오는 시가 아닙니다. 11월의 마지막 주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