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시46회 '전지현 과장', 국세청 전입후 20년 만에 ‘부이사관’ 벽 허물어

58년 역사의 국세청, 고위공무원단 진입 여성은 현재 ‘0명’(개방직 제외)

국세청이 지난 12월 4일자로 전지현 국세청 정보화기획담당관을 부이사관으로 승진 전보하며 ‘행시 출신 첫 여성’ 부이사관 시대를 열었다.

전지현 원천세과장
전지현 원천세과장

이는 여성 행정고시 출신인 사무관이 처음으로 국세청에 입사한 2004년 이후 20년 만의 일이다. 물론 첫 여성 행시출신 사무관의 국세청 전입의 주인공도 전지현 과장이었다. 전 과장은 행시46회로 국세청에 입사해 국세청에서 20년을 근무한 끝에 3급 부이사관의 벽을 뚫을 수 있었다.

국세청은 아직까지도 ‘금녀의 조직’으로 여겨지고 있다. `66년 개청해 올해로 개청 58주년을 맞이했지만, 아직도 여성은 고위직으로 승진한 케이스가 단 한 건도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전지현 과장의 부이사관(3급) 승진이 더욱 이목을 모으고 있다. 이번 인사로 인해 고공단 진입에 가장 가까운 여성 관리자로 꼽히기 때문이다.

그간 국세청에도 여성으로 고위직에서 활약한 이들이 있지만, 이는 ‘개방형 직위’라는 특수한 경우였을 뿐 국세청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해 국세공무원 출신으로 고위직에 임명된 것은 아니었다.

한국의 ‘유리천장 지수’도 12년째 꼴찌를 기록하고 있다. 유리천장 지수는 OECD 회원국 중 29개국의 직장 내 여성차별 수준을 평가하는 것으로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 △성별 간 임금 격차 △기업 내 여성 임원 비율 △여성 국회의원 비율 등을 토대로 산출된다. 우리나라는 평가가 시작된 `13년 이후 올해까지 연속 최하위에 머무르는 중이다.

국세청의 유리천장은 천천히 깨지고 있다.

시간순으로 살펴보면, `92년도에는 국세청 개청 26년 만에 첫 여성 사무관(5급) 승진자가 배출됐다. 9급 공채 출신의 제연희, 이상위 씨가 주인공이었으며 이들은 `00년 첫 여성 서기관 승진자 타이틀도 거머쥐었다. `02년에는 여성이 최초로 세무서장에 임명(제현희 김천서장)됐고, `04년에는 행시출신 최초의 여성 사무관이 국세청에 처음으로 전입(전지현, 전애진)했다.

`09년에는 개방형 직위이지만 국장급에 처음으로 ‘여성’이 임명됐다. 임수경 국세청 전산정보관리관(LG CNS 상무)가 고공단 첫 여성으로 기록됐고, 같은 해 홍성경, 안옥자 과장이 진정한 금녀의 구역이었던 ‘조사과’에 조사과장으로 발령됐다. 각각 중부청 조사2-3과장, 서울청 조사1-3과장을 맡았다.

안옥자 과장은 이듬해 국세청 부동산거래관리과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세무직렬 여성 중에서는 최초로 본청 수석과장에 임명됐고, 홍성경 과장은 노원세무서장으로 옮기며 여성 중에서는 최초로 ‘서울 시내’ 세무서장의 탄생을 알렸다.

`11년에는 전애진 과장(행시46회)이 여성 중에서는 처음으로 본청 조사국 1-2계장에 배치되면서 ‘국내 조사파트’에서 여성이 근무하는 것은 전 사무관이 최초로 기록됐다. 당시만 하더라도 본청 조사1과는 남성이 독점해 온 대표적인 부서로 꼽혔다. 또한, 유제란 과장(7공)은 여성 최초로 지방청 국장에 임명(대전청 세원분석국장)됐다.

`12년에는 최초로 본청 여성 과장이 탄생했는데, 내부 출신은 아니지만 개방형 직위인 국세청 세정홍보과장에 김해경 세무사가 임명된 바 있다. 또한 같은 해 ‘감사관’ 중에서는 최초로 여성인 이상화 과장(9공)이 대구청 감사관을 맡았다.

`15년에는 역사적인 국세청 출신의 첫 여성 부이사관이 탄생한 해다. 이창숙 국세청 전산운영담당관(6급특채)이 부이사관의 벽을 뚫었고, `16년에는 사상 첫 여성 조사팀장(서울청 조사4국 이주현 팀장, 행시49회)과 첫 여성 지방청 조사국장(이상화 대구청 조사2국장)이 배출됐다.

아울러 `18년 이선주 국세청 심사2담당관(행시48회)이 국세청 내부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본청 여성 과장으로 임명됐고, 시간이 흘러 올해 전지현 국세청 정보화기획담당관이 행시 출신으로는 첫 여성 부이사관으로 기록됐다.

[전지현 국세청 정보화기획담당관 약력]

▲75년생 ▲전북 군산 ▲안양여고 ▲숙명여대 ▲행시 46회 ▲국세청 국제협력2계장 ▲서울청 국제조사관리과 4팀장 ▲청주세무서장 ▲대전청 징세송무국장 ▲조세심판원 파견 ▲서울청 조사3국 조사3과장 ▲국세청 정보화2담당관 ▲국세청 원천세과장 ▲국세청 소득세과장 ▲국세청 정보화기획담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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