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이 이무기가 된 푸른 뱀의 해 을사년. 절기상으로는 찬 이슬의 기운이 폐부 깊숙이 서늘함이 침범하는 가을이다. 저마다 대물림으로 내려온 내력과 지혜로 춥고 배고픈 겨울에 대비해야 한다. 그런 연유도 있으려니와 세계적인 불확실성의 확대에 더하여 국내 정치의 혼란으로 가슴 짓누르는 답답함이 태산 같으니, 나라도 힘든 겨울을 겪어야 할 운명의 岐路(기로)에 처했다. 그래도 세월은 속절없이 흘러간다. 패배와 좌절 다음에 기다리고 있을 기쁨과 환희에 대한 희망 하나로 매시간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한다. 앞날에 대한 걱정으로 맞이하는 乙巳年(을사년) 이지만, 그래도 새해 벽두인 만큼 소원도 빌어보고, 새로운 결심도 다지면서 계획도 세워본다.
온 나라가 어지러워 대한민국이 길을 잃은 듯 참담한 심정이지만 희망마저 포기할 수는 없기 때문일 것이다. 나라의 근간이 되고 국민의 뜻을 하나로 묶는 ‘세금’은 새해 어떤 포부를 가지고 출발할까? 그리고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해 어떤 願(원)을 세웠을까를 생각해 본다. 세금은 백성의 膏血(고혈)이다. 그래서 세금은 民意(민의)와도 동일한 의미를 붙잡게 된다. ‘세금’의 새해 소망을 통해 우리 국민의 새해 소망도 유추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여러분의 새해 소망과 견주어 보자.
‘세금’의 새해 첫 소망은 “모든 국민이 등 따습고 배부르면 좋겠다”이다. 복지를 말함이다. 정치인들이 다투는 ‘보편적 복지’니 ‘선별적 복지’니 따질 것도 없다. ‘세금’은 세계 10대 경제 대국의 위상에 맞는 복지선진국으로 나아가는데 온몸을 던질 각오를 세워본다. 국민의 삶을 향상시켜 복지선진국으로 갈 수 있다면 세금으로서는 최상의 가치를 실현하는 일일 것이다. 복지에는 사회복지, 경제복지, 교육복지, 의료복지, 문화복지 등 세분하면 거의 모든 국가 운영 전반이 포함될 정도다. 따라서 올해 세금이 가장 역점을 두고 전심전력을 다해야 할 분야를 복지로 계획을 세웠나 싶다. ‘세금’의 새해 소망이 이루어진다면 최소한 대한민국 우리 조국의 땅에서는 風餐露宿(풍찬노숙)만은 없어질 것이다. 복지선진국, ‘세금’의 을사년 최대 최고의 소망이라 할 것이다.
두 번째로 세금이 세운 願(원)은 “인류 공영과 지구별 살리기에 동참하자”이다. 모두가 이미 깊이 인지하고 있듯이 지구온난화 문제는 심각하다. “우리의 바다에 지천이던 오징어 명태가 사라지고 열대어가 터주 어종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는 어부들의 하소연은 먹거리가 사라진다는 경고로 들린다. 바다뿐이 아니다. 육지에서도 지구온난화는 피부로 느낄 정도다. 사과 주산지였던 경산 사과가 사라진 지 옛날이다. 단풍의 남하 속도가 매년 늦어진다. 이러다간 아름다운 금수강산이 실종되고 흔한 먹거리조차 씨가 마를 모양이다. 과학자들은 “우주에서 지구별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며 전 인류가 동참하는 대책을 주문하고 있다. 탄소 저감 운동은 이미 보편화된 세계적 추세이다. 각국의 녹색사업과 빙하 보존을 위한 다양한 정책들이 집행되고 있다. 우리도 지구를 지키기 위한 자구책에 집중투자 해야 할 시기가 도래했다. ‘세금’은 탄소 저감으로 대변되는 지구 환경보존에 국민적 동의를 요청할 계획이다.
세 번째로 우리의 ‘세금’이 집중투자 할 새해 소망은 “과학 발전에 집중투자 하자”로 잡았다. AI(인공지능)를 기반으로 하는 실용 과학은 이미 산업 전반으로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인간을 이롭게, 생활을 편리하게” 인공지능과 로봇산업의 성장 모토이다. 쳇GPT와 인공지능의 딥러닝 기술의 접목으로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 과학기술 전반에 대한 집중투자는 시대적 소명이다. 의료 과학 분야인 생명공학도 중요한 이슈다. 생명을 연장하고 질병을 치료하는 것은 일차적 과제다. 이제 생명공학은 인간 본질에 다가가고 있다. 인간의 DNA를 규명하고 인간의 존재에 대한 의문을 찾아가는 여정까지 와 있다. 다음으로 인간의 미지에 대한 탐구심을 자극하는 우주공학도 소흘히 할 수 없다. 우주를 향한 끝없는 도전은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는 말처럼 우리의 모험심을 자극한다. 모험과 도전은 필요를 부르고 투자와 연구와 발명으로 이어질 것이다. 인류의 혁명을 위한 준비이고 세계 공존공영의 대의를 실현하는 방향일 것이다. ‘세금’이 가장 보람을 느끼게 될 분야가 틀림없으리라.
다음으로 ‘세금’이 새해에 꼭 해결했으면 싶은 바램은 “세금을 훔치는 머슴을 줄이자”이다. 최저임금 노동자보다 일은 적게 하면서 권리 위에 잠자는 공직자들을 모두 소환하자. 잠자고 있는 국민소환제도를 깨우자. 노동자들이 목숨걸고 투쟁하여 지켜온 연차, 월차, 휴가, 육아휴직, 질병휴직, 유연근무 등 복지제도들은 공무원들이 제일 먼저 누리고 중소기업 종사자들은 구경만 해야 한다. 거기에다 일반 회사근로자들은 생각하지도 못한 정보비, 기밀비, 주휴수당이라는 듣도 보도 못한 아이디어로 세금을 도둑질 해가는 것을 법으로 정해 놓고 합법적으로 해 먹고 있다. ‘눈 뜨고 코 베인 심정’일 것이다. ‘세금’이 가슴치고 통곡하는 혈세 낭비의 작태이다.
특히 민주화의 대명사요 지방화 및 전국 균형발전의 지혜로 인식되는 지방자치제 시행 이후 늘어난 정치인들의 혈세 낭비는 이미 도를 넘고 있다. 국민의 혈세로 국민을 위한답시고 가오 세우고 군림하는 정치인들이 청소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자기의 돈으로 스스로의 재능과 노력으로 봉사함으로써 명예를 더 높이는 진정한 정치지도자를 학수고대한다. 생각 같아서는 명예 이외는 아무것도 주어지지 않는 ‘정치인 명예법’이라도 만들어서 강제하고 싶은 심정이다. 올해 ‘세금’은 정치인들 혈세 낭비와 임금 삭감을 위해 영혼을 바치리라 다짐 둔다.
‘세금’의 그다음 소망은 “미래 인재 육성과 교육에 매진하자”로 잡았다. 인구감소는 대한민국의 추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점차 현실로 다가오는 느낌이다. 인구감소에 대비해야 한다. 결혼을 장려하고 자녀의 양육에 필요한 모든 비용 국가가 부담한다면 세금이 진가를 발휘하게 될 것이다. 결혼세액공제 정도로는 ‘언발에 오줌 누기 식’의 땜질 처방이다. 자녀 양육에 대한 부담만 없어진다면 적령기의 청춘들은 앞다퉈 결혼할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태어나기만 하면 지구상에서 가장 훌륭한 돌봄과 양육을 받을 수 있고, 양식을 갖춘 성인으로 성장하는 영광을 누릴 수 있어야 인구감소를 멈추게 할 수 있다. 이를 때 쓰라고 내는 것이 세금이다.
마지막으로 ‘세금’이 세운 새해 소망은 “K 택스”이다. 세계속의 한국을 넘어 이제 대한민국은 세계를 이끌어가고 있다. BTS라는 우리 음악 그룹이 세계 음악 애호가들의 관심과 인기를 모으며 K팝이 세계 정상에 우뚝 섰다. 뿐만아니라 K컬처, K푸드, K아트, K뷰티 등 지구상에서 이제 “코리아가 열풍이고 인류의 문명을 선도해 가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세무 행정도 세계 각국이 우리에게 배워가고 있다. 이미 과세자료를 집대성하고 있는 빅-데이터는 최고의 수준이다. 홈택스와 손택스 등 전자와 모바일을 기반으로 하는 납세자의 신고 편의와 징세 행정의 효율성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으뜸이다. 뿐만아니라 AI와 쳇GPT 등 최신 기술을 접목함으로써 발전에 더욱 가속도가 붙고 있다. 바야흐로 K택스 시대가 예고 됨이다. 올해 K택스가 세계를 종횡무진하는 모습을 그려본다.
‘세금’의 새해 소망을 완성하는 것은 결국 정부와 국회이다. 기획재정부의 올해 예산안을 보면 대체로 ‘세금’의 새해 소망을 담고 있다. 정부의 예산책정 방향이 제대로 가고 있음이다. 그러나 국회는 소란스럽다. 오리무중의 다툼과 상호 패악질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 4류에도 못미치는 정치와 지도자들의 패권 다툼은 좌절의 그림자가 너무 커서 희망의 빛을 암흑으로 내몰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금’이 간절히 바라는 새해 소망은 ‘국민이 행복한 대한민국’이다. 푸른 뱀의 지혜를 기대해 보자.
<에필로그> ‘세금’이 부탁드립니다. 올해 세수 전망이 매우 불안합니다. 필요한 곳에 제때 세금이 쓰일 수 있게 넉넉히 비축해 주시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국세청이 버팀목이 되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세금이 정상적으로 걷히고 세금이 올바로 쓰이는 복된 나라를 위해서는 국세청의 역할이 심대합니다. 탈세가 완전히 근절되도록 엄정히 집행하여 세수 부족이 없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사업이 어려운 중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으로 복지정책을 지원해야 합니다. 복지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수록 국세 혁명으로 평가받는 ‘부의 소득세제’를 통한 복지 세정에도 각별한 예우가 있어야 합니다. ‘세금’은 언제나 국세청을 믿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