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하락 실적부진 영향 IMM PE 인수자금 회수 불투명
실적 부진에 사옥 팔아 '배당금 잔치' 대주주 주머니에
업계 담합, 대리점 갑질 등 당국 제재…인적쇄신 지적
가구·인테리어 업체 한샘의 주식이 4일 1주당 4만60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한샘의 대주주인 IMM PE(프라이빗에쿼티)가 보유한 한샘의 주식가치가 주가하락 영향으로 주식인수 당시 인수금융으로 조달한 대출금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형편이다. 전날 대비 850원(1.88%) 오른 수준이지만 IMM PE가 지분인수 당시 투자했던 1조5513억원의 25%에도 못미치는 3836억원에 그친다. 불과 3년만에 1조1677억원이 사라졌다.
IMM PE가 보유한 한샘 주식수는 833만9691주(하임·하임1호·하임2호 합계)다. 한샘 경영권 인수 당시 IMM PE는 자기자본 7303억원을 투입하고 인수금융 대주단으로부터 8210억원을 대출금으로 조달했다. 당시 대주단에는 신한은행, 한국투자증권 등 30여 곳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IMM PE는 2021년 12월 한샘의 창업자인 조창걸 전 명예회장 등의 지분 27.72%를 1조4513억원에 인수한 후, 2023년 3월 1000억원을 추가로 투입해 주식시장에서 공개매수로 7.7%의 지분을 더 확보했다. 한샘의 경영권 인수를 위해 총 1조5513억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지분 인수 당시 주가 10만원대의 2배 수준인 1주당 22만원 선에 경영권을 인수했다. 경영권프리미엄을 주식가치만큼 인정한 것이다.
현재도 주식가치만큼 경영권프리미엄을 똑같이 인정한다 하더라도 인수금융 대주단 대출금 8210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MM PE가 투자한 원금 7300억원이 회수는 차치하더라도, 대출금 상환금마저 장담할 수 없게 된 것이다.
한샘은 IMM PE가 인수한 후부터 적자가 지속됨에도 고배당 정책을 폈다. 2022년 713억원의 당기순손실에도 131억원을, 2023년 당기순손실 622억원에도 747억원의 최대 규모를 배당하더니, 지난해엔 상암 사옥을 팔아 이보다 많은 1029억원을 배당을 실시했다. 전형적인 사모펀드 본연의 활동인 투자금 회수를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한샘은 김유진 대표 취임 후 강도 높은 ‘마른수건 짜기’로 수익성을 높인 결과 적자를 탈피하고 분기별 이익을 실현했다. 지난해 9월엔 상암동 본사 사옥을 매각하면서 32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하지만 곧바로 사옥 매각으로 생긴 135억원 중 지난해 11월에 1029억원을 배당금으로 집행했다. 주당 6200원으로 당시 주가에 비해 시가배당률 10%를 웃도는 ‘역대 최대’ 수준이었다. 사옥 매각 당시 한샘 이사회는 ‘미래를 위한 투자계획’이라고 밝혔으나, 결국 대주주의 투자금 회수를 가장 먼저 선택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샘의 총 주식 수는 2353만3928주로, 최대주주인 IMM PE 하임 유한회사 35.34%, 2대 주주 테톤캐피탈파트너스 9.69%, 국민연금 5.07%를 들고 있다. 자사주는 29.5%로 소액 주주 물량은 약 15%다.
한때 한샘은 국내 가구 및 인테리어 업체로서 최대의 명성을 날렸던 한샘이 사모펀드 IMM PE가 인수한 지 3년만에 22만원대였던 주가가 4만원대까지 떨어지고 말았다.
기존 임원진들이 연달아 경영 일선을 떠나고 실적 악화로 인력도 줄어들었다. 업계 담합, 대리점 갑질 등의 이유로 규제 당국의 제재를 받는 등 각종 악재도 줄을 잇는다. 한샘 안팎에선 전폭적인 경영 쇄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2021년 IMM PE가 한샘 지분 인수 당시 자금 지원에 나섰던 롯데쇼핑이 IMM PE 보유분 한샘 지분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어, 이를 행사할 시기가 언제쯤 될 것인지도 관심사다. 다만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여부에 대해 롯데쇼핑 측은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