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실적 부진에 법인세 급감…전체 법인세 10% 두회사 작년 법인세 ‘0’원

올해 국세 수입 전망 382.4조원…국내 정세 요인 3년 연속 세수 결손 우려

지난 10일 정부가 발표한 작년도 국세 수입 실적에 따르면 재작년 56조원 세수 결손에 이어 지난해에도 31조원의 ’세수 펑크‘가 났다. 그 중 법인세는 예상했던 것보다 18조원이 덜 걷힌 것으로 집계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생각보다 심각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국세 수입은 336조5000억원(전년 344.1조원 대비 -7.5조원)에 그쳐 예상(367.3조원)보다 30조8000억원 덜 걷혔다. 결손 세수금 중 17조9000억원(전년 대비 22.3% 감소)은 2023년 기업 실적 악화에 따른 법인세 부족이었다.

그간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법인세를 내왔던 삼성전자가 지난해 3월에는 법인세를 한푼도 내지 못했다. 반도체 산업의 침체로 글로벌 대표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3년도에 각각 11.5조원, 7조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따라서 이들 기업은 지난해 법인세를 전혀 내지 못했다.

특히 법인세 납부 1위 기업인 삼성전자가 법인세 ’0‘원인 경우는 1972년 이후 52년 만이다. 삼성전자의 자회사까지 포함한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3년도 6조6000억원 가량이었다. 하지만 외국에 세금을 내는 해외 현지 법인이나 자회사 등을 제외한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11조5300억원 적자였다.

SK하이닉스도 같은 해 7조7303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지난해에는 법인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았다. 오히려 2조5202억6900만원의 법인세를 환급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작년 12월 결산 코스피 상장사의 개별 기준 영업이익은 46조9000억원으로 전년도 884조원 대비 44.2% 급감했다. 대규모 법인세 결손이 발생한 이유다.

전체 법인세의 약 10%를 내는 두 기업이 법인세를 내지 않으면서 지난해 법인세 수입은 17조9000억원이 덜 걷혔고 전체 세수 중 31조원에 달하는 세수가 덜 걷히며 2년 연속 세수 결손에 이르렀다. 두 회사의 법인세가 국내 세수의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행히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난 1월 경영 공시에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각각 32조7300억원과 23조4673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해 올해 큰 규모의 법인세 납부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김윤상 기재부 차관은 "정부는 이번 마감 실적을 기초로 기금 결산 결과를 반영한 국가결산보고서를 작성하여 4월 국무회의에 상정할 예정"이라며, "이후 정부는 감사원 결산 검사를 거쳐 국가결산보고서를 5월 말까지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재작년 56조4000억원의 세수 결손에 이어 연속 2년 펑크가 났지만, 올해 세수 전망도 그리 밝지 않은 상황이다. 올해 국세 수입 전망치인 382조4000억원 역시 13% 증가 수준에 그쳐 세수 결손이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보다 45조9000억원을 더 걷어야 하지만 올해 예상되는 내수 및 수출 시장의 전망도 불확실하기 때문에 올해 실적 달성이 낙관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국내 불안정한 정치 상황과 맞물려 경기 회복 대책이 미흡한 현재 상태로 1%대 초중반의 저성장이 예상되면서 3년 연속 세수 결손이 우려된다. 나라 곳간이 비어가는 상황에서 여·야·정에서 추진하는 추경 편성에 나설 경우 적자 국채 발행마저 초래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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