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조세연, 제59회 납세자의 날 기념 심포지엄 개최

권성오 세제연구센터장 설문조사로 상속세 인식 분석

“국민이 선호하는 세제, 반드시 바람직한 세제는 아냐”

권성오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세제연구센터장이 2025년 3월 7일(금) 오후 2시 서울 명동 은행회관 2층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제59회 납세자의 날 기념 심포지엄’에서 ‘설문 실험을 이용한 납세자 인식 및 선호 분석’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권성오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세제연구센터장이 2025년 3월 7일(금) 오후 2시 서울 명동 은행회관 2층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제59회 납세자의 날 기념 심포지엄’에서 ‘설문 실험을 이용한 납세자 인식 및 선호 분석’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열심히 일하고 많은 돈을 저축한 부유한 부모의 재산이 사망 시 상속세 대상이 되는 것이 공정한지’를 묻는 질문에 국민 10명 중 5.3명은 ‘불공정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국민들은 자신이 상속세를 낼 가능성을 실제보다 과대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원장 이영)은 7일 오후 2시 서울 명동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제59회 납세자의 날 기념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설문 실험을 이용한 납세자 인식 및 선호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권성오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세제연구센터장은 지난해 9월 13일부터 10월 2일까지 전국에 거주하는 만 19세~만 64세 3000명을 대상으로 자기기입식 온라인 설문조사를 수행했다. 표본은 온라인 패널 가입자 중 시도, 성별, 나이(10세 단위)별로 할당 추출했으며, 데이터의 품질을 보장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설문 응답 시간이 5분 미만인 응답자(전체의 6.7%)는 분석에서 제외했다.

권 센터장은 응답자들이 상속세 과세대상 비율을 과대평가하고, 상속세 세부담을 실제보다 덜 누진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설문조사에서 실제 세부담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을 경우, 응답자의 선호가 잘못된 인식에 기반해 부정확하게 측정될 가능성을 시사하며, 실제 세부담 정보를 제공한 결과 적정 세부담에 대한 인식에 유의미한 변화가 나타났다.

이어 다수의 국민이 선호하는 세제가 반드시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세제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국민 견해가 조세제도에 대한 불완전한 이해에 근거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고, 소수의 납세자가 전체 세수의 상당 부분을 부담하는 상황에서 사회구성원의 평균적인 선호의 의의에 대해 의문이라는 것.

먼저, 응답자들은 상속세 면세점을 과소추정하고, 상속세 납부자 비율을 과대추정하는 경향이 있었다. 자신이 상속세를 낼 가능성을 실제보다 과대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들이 인식하는 상속세 실효세율은 유산 규모가 작은 구간에서 과대평가하고 큰 구간에서는 과소평가했다.

설문 응답자의 42%는 상속세 인상이 경제 활동에 해를 끼친다고 생각했다. 고자산가, 보수성향 응답자, 세제효율 비용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은 집단은 상속세 인상의 부정적 영향을 더 크게 인식했으며, 진보성향 응답자와 여성 등은 세부담 증가로 인한 왜곡 효과를 작게 평가했다.

또한 응답자의 58%는 상속세 인하가 경제를 활성화시켜 장기적으로 정부 수입을 늘릴 것으로 인식했다. 이는 보수성향 응답자들에게서 더 두드러졌고, 진보성향의 응답자들에게서는 덜 나타났다.

이는 미국에서 실시된 유사한 설문조사와 비교하면 우리나라 응답자들은 효율성 측면에서 상속세를 더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상속세 인상이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은 33% 미만, 상속세 인하가 국가 재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약 50%였다.

상속세의 재분배 효과에 대한 인식은 정치 성향에 따라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진보성향 응답자 중 상속세 인상이 부의 불평등을 줄이는데 효과적이라고 생각한 비율은 48%로 중도와 보수성향 응답자 비율보다 두 배 가까이 높았다. 또한 상속세 재분배 효과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은 집단은 부의 집중 완화 효과를 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상속세의 공정성에 대한 인식은 ‘피상속인 관점’에서 부모의 재산이 상속세 대상이 되는 것에 대해 53%의 응답자가 불공정하다고 답했다. 진보성향 응답자들이 피상속인 관점에서 상속세를 불공정하다고 인식하는 비율이 낮았다.

‘상속인 관점’에서 부유한 가정의 자녀가 덜 부유한 가정의 자녀보다 훨씬 더 많은 재산을 상속받는 것이 공정한지에 대해 55%는 공정하다고 답했다. 고자산가 및 보수성향 응답자들이 공정하다고 인식하는 경향이 더 강하게 나타났다.

아울러 응답자의 40%는 부유한 부모가 자신의 재산을 전부 자녀에게 물려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견해에 더 동의한다고 응답했고, 보수 집단과 고자산가는 상속세 반대 견해를 지지하는 비율이 더 높았다.

상속세율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비율이 현재보다 인상은 28%, 유지 26%, 인하 46%로 나타났다. 보수성향, 고자산가는 상속세 인하를 더 선호했고, 진보성향, 상속세 재분배 효과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은 집단은 상속세 인상 선호 비율이 더 높았다.

이 외에도 응답자들이 선호하는 상속세 체계는 실제 세제에 비해 덜 누진적이었고, 세제에 대한 인식과 가장 뚜렷한 연관성을 보이는 응답자 특성은 정치적 성향과 자산 수준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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