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급 노동자 2명 타워크레인 추락 사고 1명 사망, 1명 부상

전국 공사 현장 작업 중단, 안전현황 점검 및 안전대책 재수립

시공능력평가 4위인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을 맡았던 고속도로 붕괴 사고로 1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지 2주만에 또다시 아파트 신축 현장에서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대형 건설사로서의 공사현장 안전 관리가 너무 부실한 것 아니냐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 10일 현대엔지니어링이 맡은 경기도 평택시 현덕면 운정리 화양도시개발구역 내 힐스테이트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오전 10시 32분경 타워크레인 위에서 작업하던 하도급사 소속 2명의 노동자가 추락하면서 한명은 심정지 상태로 구조됐지만 결국 사망하고, 다른 한명은 병원에 이송돼 치료받고 있다.

이날 사고는 공사 중인 아파트 외벽의 ‘갱폼’(Gang Form·건물 외부 벽체에 설치하는 대형 거푸집)을 타워크레인을 이용해 해체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갱폼은 해당 층의 콘크리트 양생이 끝나면 철제 고리 등으로 타워크레인에 연결해 지상으로 내리는 구조다.

현장에서 목격한 근로자들은 지상에 내린 갱폼의 철제 고리를 푸는 작업이 미처 끝나지도 않은 상태에서 타워크레인이 위로 움직이면서 사고가 났다고 설명했다.

사고가 발생한 평택 화양지구 힐스테이트는 2026년초 준공 예정인 1500여 가구 규모의 아파트로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을 맡았다.

앞서 지난달 25일 오전 9시 49분께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 중인 서울세종고속도로 천안~안성 구간 9공구 청룡천교 건설 현장에서 교각 위 콘크리트 빔(거더)가 52m 아래 지상으로 무너져 내렸다. 이 사고로 빔위에서 작업하던 노동자 10명이 추락해 4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보다 앞선 지난해 5월에도 전남 무안군 ‘오룡 힐스테이트'에서 무더기 하자가 발생하면서 ‘힐스테이트’ 대신 ‘휜스테이트’라며 비판이 거세졌고 대표이사의 사과문 발표까지 이어졌지만 결국 이번 사고와 함께 안전 부실 건설사 오명을 벗어나지 못하게 됐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11일 현재 전국 공사장의 작업을 중단하고 안전 현황 점검 및 안전대책을 재수립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운영 중인 공사 현장은 사회기반시설(SOC)과 주택 공사장을 포함해 모두 80여곳에 이른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현장마다 상황이 다르지만 일단 전 현장의 작업을 중단하고 현장별로 대책을 수립한 뒤 공사를 재개키로 했다"며 "공사 중단 기간은 현장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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