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 역대급 실적에 따른 주주환원, 비과세 배당도

내부통제 강화, 사외이사 선임…하나금융 함영주 회장 연임 관심

국내 4대 주요 금융지주사(KB·신한·하나·우리)의 정기주주총회가 이번주에 대거 개최된다. 올해도 주총의 핵심 키워드는 금융지주사들의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반으로 한 주주환원에 촛점이 맞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각 금융사들은 지난해보다 모두 배당액을 늘렸다. 배당액으로 KB금융 1조7600억원(자사주 매입·소각 5200억원, 현금배당 1조2400억원), 신한지주 1조7500억원(6500억원, 1조1000억원), 하나금융 1조7000억원(7000억원, 1조원), 우리금융 1조500억원(1500억원, 8000억~9000억원 예상)의 규모를 각각 배정했다.

먼저 하나금융지주가 25일, KB·신한·우리금융지주는 26일 각각 주총을 열 예정이다. 이 밖에 기업·BNK·DGB금융과 카카오뱅크 등이 26일 예정돼 있고, JB금융이 27일 정기주총을 가진다.

우리금융은 국내 상장 금융지주 중 처음으로 비과세 배당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약 3조원의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해 주주들이 받는 배당금에 기존의 15,4%의 세금 과세를 물지 않도록 했다. 금융권에서는 지난 2023년 메리츠금융이 처음으로 도입한 바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이번 주총에서 함영주 회장의 연임이 주요 관심사로 떠오른다. 하나금융지주는 외국인 주주 의결권이 하나금융 전체 의결권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어 이들의 의결권 행사에 주목도가 매우 높다. 앞서 예탁결제원이 중간 집계한 함 회장에 대한 외국인 주주의 의결권 행사 결과에서 찬성이 전체 외국인 주주 의결권 약 1억9300만주 중 63.7%에 해당하는 약 1억2360만주가 동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연금도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번 주 하나금융지주 주총에서 함 회장은 무난히 회장직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직원 채용 관련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돼 대법원 선고를 앞두고 있다. 또한 하나금융은 사외이사 9명 중 2명이던 여성 사외이사 비율을 3명으로 확대한다. 서영숙 전 SC제일은행 전무를 영입했다.

우리금융은 7명의 사외이사 중 4명을 교체하는 대대적인 이사회 재조직을 단행한다. 책무구조도 도입에 따른 내부통제 위원회 신설이 주요 안건이다. 이영섭 서울대 교수, 이강행 전 한국투자금융 부회장 등이 새롭게 합류할 예정이다. 특히 감사위원을 전면 교체하고, 리스크관리위원회 인원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이사회 재편의 초점을 내부통제 강화에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도 주총 안건에 내부통제위원회 신설을 포함하고 있다. 2명의 사외이사를 교체하면서, 여성 사외이사 비율을 금융권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양인집 어니컴 회장과 전묘상 일본 공인회계사를 새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KB금융은 이번 주총을 통해 7명의 사외이사 가운데 2명을 교체할 예정이다. 차은영 이화여대 교수와 김선엽 회계법인 대표가 새로 추천됐다.

4대 금융 모두 지난해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에 따른 조치로 사외이사 중심의 내부 감시 기능을 강화하려는 목적의 내부통제위원회 신설을 위한 정관 변경을 추진한다.

금융업계 전문가들은 올해 금융지주 주총에 대해 “정부가 추진하는 밸류업 정책에 발맞춰 배당 정책도 강화하는 모습”이며 "각 분야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해 전문성과 내부통제 강화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한편 26일 카카오뱅크 주총에 올라온 윤호영 대표 재선임 안건에서 윤 대표가 5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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