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은 없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무런 연습 없이 태어나서 아무런 실습 없이 죽는다
우리가 세상이란 이름의 학교에서 가장 바보 같은 학생일지라도
여름에도 겨울에도 낙제란 없는 법.
반복되는 하루는 단 한 번도 없다
두 번의 똑같은 밤도 없고 두 번의 한결같은 입맞춤도 없고
두 번의 동일한 눈빛도 없다
어제 누군가 내 곁에서 네 이름을 큰 소리로 불렀을 때
내겐 마치 열린 창문으로 한 송이 장미꽃이 떨어지는 것 같았다
오늘, 우리가 이렇게 함께 있을 때
난 벽을 향해 얼굴을 돌려버렸다
장미? 장미가 어떤 모양이었지? 꽃이었던가 돌이었던가?
힘겨운 나날들, 무엇 때문에 너는 쓸데없는 불안으로 두려워하는가
너는 존재한다- 그러므로 사라질 것이다
너는 사라진다– 그러므로 아름답다
미소 짓고 어깨동무하며 우리 함께 일치점을 찾아보자
비록 우리가 두 개의 투명한 물방울처럼 서로 다를지라도······.
[박정원의 시에서 시를 찾기]
“비스와바 쉼보르스카”는 1996년도 노벨문학상을 받은 폴란드의 시인입니다. 절망적이고 아득할 때 이 작품을 읽습니다. “반복되는 하루는 단 한 번도 없다. 두 번의 똑같은 밤도 없고 두 번의 한결같은 입맞춤도 없고 두 번의 동일한 눈빛도 없다. 무엇 때문에 너는 쓸데없는 불안으로 두려워하는가. 너는 존재한다- 그러므로 사라질 것이다. 너는 사라진다– 그러므로 아름답다.”를 붓으로 써서 벽에 걸어놓습니다. 쳐다볼 때마다 ‘시의 힘’이 느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