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역대 최고 매출 22.5조원…질적성장, 풀인(Pull-in) 수요 영향
삼성·SK하이닉스 실적 감소 전망…관세정책 돌파구 마련해야
LG전자가 1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올해 1분기 1조2590억원의 잠정 영업이익을 올렸다. 하지만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에 따라 국내 전자업계가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타격을 입을 것으로 관측되면서 이에 대한 실질적 대응이 올해 실적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공시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1분기 잠정 매출액 22조7447억원, 영업이익 1조2590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이는 지난해 1분기 매출액 21조959억원에 비해 7.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 1조3352억원과 비교하면 5.7% 감소한 수치다.
1분기 기준 매출만 놓고 보면 지난 역대 최대 실적이다. 이는 우호적인 환율 효과와 H&A(가전), HE(TV), 자회사 실적 상승 등이 견이차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영업이익은 집계된 증권사 컨센서스(전망치 평균)의 1조2593억원보다 소폭 감소했다. 이 배경으로는 전기차 수요 둔화와 신사업 성과가 미진한 부분이 요인으로 보인다.
LG전자 측은 지난해 실적의 발목을 잡았던 해상 물류비 리스크를 덜어내고 프리미엄 가전제품 판매에 이어 ▲기업간거래(B2B) ▲구독, 웹OS 등 비(非)하드웨어 ▲소비자직접거래(D2C) 등으로 대표되는 ‘질적 성장’ 영역이 전사 최대 매출액 달성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1분기 매출액이 22조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업이익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다소 감소했지만 6년 연속 1조원을 상회한 결과를 보였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좋은 질적 성장 영역의 매출이 늘어남에 따른 영업 레버리지 효과로 안정적 수익구조를 유지했다. 자원 투입, 원자재 및 물류비용 안정화, 글로벌 생산지 운영의 유연성 확보 등도 수익성에 기여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LG전자의 실적 분석은 본격적으로 2분기에 접어들어 미 관세 확대에 따른 판매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이에 대한 대응 능력을 얼마나 발휘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1분기에는 미국 관세 부과로 인한 제품 가격 인상 이전에 미리 제품을 구매하려는 풀인(Pull-in) 수요가 매출 상승을 도왔다는 것이다. 국내 증권사들은 2분기 LG전자 실적을 하향조정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의 올해 실적은 2분기가 가장 중요한 시기”라며 “특히 오래 공들여온 B2B와 비(非) 하드웨어 서비스에서 수익을 올려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LG전자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대비 6~7% 하향조정된 1조원 미만으로 추산한다.
한편 전자업계의 양대 축인 삼성전자는 오는 8일 올해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증권사 실적 전망(컨센서스)을 집계한 결과, 삼성전자의 올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추정치는 4조7691억원이다. 이는 전년 1분기의 6조6060억원 대비 27.8% 감소, 전 분기의 6조4927억원보다도 26.6% 감소한 수준이다.
SK하이닉스도 이달 말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증권사 컨센서스는 매출 17조2443억원, 영업이익 6조5337억원으로 예측됐다.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직전분기(매출 19조7670억원, 영업이익 8조828억원)보다는 실적 하락이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