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사가 보험사업 잘못 접근하면 FC취급, 존재성 훼손 큰일

세무사는 기업과 개인이 세금과 관련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도록 돕는 전문가다. 그러나 개인과 기업이 요구하는 능력은 매우 다양하여, 세무사가 이를 모두 갖추는 것은 쉽지 않다. 세무사의 업무 범위는 방대하며, 복잡한 세법 규정을 이해하고 적용하는 것부터 회계 및 세무 관련 신고서 작성까지 포함한다. 또한 고객들은 세무사들이 단순히 세금 신고와 납부 대행을 담당하는 전문가로 머무르기보다는, 비즈니스 성장을 돕는 진정한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역할을 해주기를 점점 더 기대한다.

이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맞춰 세무사들도 지속적인 발전이 필요하며, 이제는 비즈니스의 핵심 전략을 제시하고 고객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존재로 변모해야 한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세무사의 주된 업무와 수익성 관점에서 필수적으로 집중해야 할 요소들을 탐구해 보자.

세무사가 가장 기본적으로 하는 업무는 장부작성의 대행이다. 이 업무는 기업의 회계 장부를 작성하고 재무제표를 준비하는 일이다. 자동화된 회계 소프트웨어가 보급되면서 이 업무의 수익성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중소기업이나 개인사업자에게는 필수적인 작업이지만, 대부분 저렴한 비용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자동화의 확산으로 인해 세무사들이 이 업무에서 창출할 수 있는 수익은 제한적이다. 이러한 업무 이외에 연말정산 및 원천세 신고 대행, 급여 및 4대 보험 관리 등은 장부작성에 따른 부수업무로 취급받을 정도이다. 

반면에 개인이나 법인이 합법적으로 세금을 절감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절세컨설팅은 고객들이 절세로 얻는 이익이 크기를 알 수 있기 때문에 세무사의 컨설팅에 대한 대가도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그 중에 상속 및 증여세 컨설팅, 기업승계 컨설팅의 경우에는 자산 가치가 큰 기업일수록 세무사에게는 고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중요한 분야 중 하나다. 그리고 법인의 설립부터 청산까지 일련의 과정을 포괄하는 법인컨설팅은 주식 이동과 가지급금 관리 등 다양한 측면에서 깊이 있는 이해를 요구되며, 기업의 지배구조 변경 컨설팅 또한 특정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적용한 솔루션이 이후 큰 위험을 초래하거나, 자본 거래나 주식 이동에서 실수를 범했을 때 돌이킬 수 없는 책임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 

이러한 컨설팅을 위해서는 전문기관과 협력이 필수적이며, 창업주와 승계자, 노동자, 거래처, 채권단 등의 이해 관계자 상황을 고려해 기획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된다. 이러한 컨설팅 분야는 일반적인 세무 대행에 비해 위험도가 높기 때문에 체계적인 교육과 서비스 프로그램, 시스템이 필수적이다. 단순한 사례나 한두 건 정도는 경험과 집중을 통해 처리할 수 있지만,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정교한 시스템이 필요하다. 또한, 기술 이전과 지식 유지가 어려운 점을 고려하여 충분한 시간을 투자해 노하우를 체계적으로 보존해야 한다.

그리고 최근에는 대부분의 세무사들이 수익모델로 인식하고 있는 보험 절세 및 보험 컨설팅은 부가가치가 높은 사업이지만, 동시에 큰 위험이 따르는 분야다. 잘못 접근하면 세무사를 보험설계사(FC)와 같은 인식 범주에 두게 되어, 고객이 세무사에 대한 신뢰를 잃고 떠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보험 영업에 성공하는 세무사들도 있지만, 이는 소수에 불과하며 일반화하기 어렵다. 보험설계사의 1년차 정착률(1년후에도 계속 사업을 유지하는 확률)이 30%대에 불과하고, 대다수의 FC들이 몇 개의 보험을 판매한 뒤 보험업계를 떠난다. 세무사라고 해서 다를 것이라 기대하는 것은 나이브한 생각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장은 매우 매력적이며 반드시 진입해야 할 분야다. 성공을 위해서는 차별화된 브랜드 전략과 명확한 명분이 필요하며,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한 후에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무사가 기존 고객에게 잘못 접근하면 보험설계사(FC)처럼 인식되는 문제를 모네 풍으로 형상화_ChatGPT 4o [필자 제공]
세무사가 기존 고객에게 잘못 접근하면 보험설계사(FC)처럼 인식되는 문제를 모네 풍으로 형상화_ChatGPT 4o [필자 제공]

세무사의 다양한 업무 중 수익성이 낮고 자동화 및 표준화가 가능한 업무는 효율성을 극대화하여 처리할 필요가 있다. 세무사들은 반복적인 작업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가 높은 업무로 전환해야 하며, 이러한 전략적 전환을 통해 경쟁력을 유지하고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

또한, 세무사들이 진정한 비즈니스 파트너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공간이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그곳은 단지 일과 서류가 쌓이는 사무실이 아니라, 세무사와 고객이 서로의 목소리를 느끼고 이해하는 곳이어야 한다.

김완일 세무법인 가나 대표세무사
김완일 세무법인 가나 대표세무사

그 공간에서 고객은 따뜻한 관심을 느끼고, 세무사는 고객의 마음을 더 깊이 들여다보며 그들이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을 알아차려야 한다. 세무사 사무소가 단순히 일 처리를 위한 장소였다면, 이제는 고객을 환대하고 함께 고민을 나누는 새로운 의미의 자리로 변해야 한다.

고객은 언제든 떠날 준비가 되어 있다. 이미 여러 산업에서 세심한 서비스를 경험한 사람들이다. 그들이 세무사 사무소에서도 같은 수준의 배려와 세심함을 기대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중소사업자 고객을 위한 1:1 맞춤 컨설팅 서비스를 이미지화_ChatGPT 4o [필자 제공]
중소사업자 고객을 위한 1:1 맞춤 컨설팅 서비스를 이미지화_ChatGPT 4o [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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