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박근혜 대통령 파면 이후 임경구 조사국장 ‘명퇴’

국세청은 ‘세무조사권’을 휘두르기 때문에 막강한 권력을 가진 기관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국세청 조사국장 자리는 조직 내에서 최고 요직이자 차기 국세청장으로 가는 코스로 읽힌다.

본청 조사국장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수도인 서울에 자리 잡은 대기업에 대한 정기 세무조사를 진두지휘하는 서울청 조사1국장, 재계의 저승사자라고 칭해지는 서울청 조사4국장까지 국세청 내 조사요직 ‘3인방’으로 불린다.

헌법재판소가 지난 4일 윤석열 대통령을 ‘파면’ 결정하고 새로운 대통령 시대를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향후 국세청 인사 조직의 방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7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인해 정권교체가 이루어졌던 시기 국세청의 최고 요직에서 근무했던 본청 조사국장, 서울청 조사1국장, 서울청 조사4국장 등 ‘3인방’의 향후 행보는 어땠을까.

박근혜 대통령 탄핵 당시의 임경구 국세청 조사국장은 경북 영덕 출생으로 대구고와 고려대를 졸업하고 행시36회로 공직 생활을 시작했었다. 그가 중부청 조사4국장일 시절,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되고 인수위원회가 꾸려지자 인수위로 파견을 갔다 온 만큼 향후 행보도 승승장구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실제로 인수위 파견 이후 국세청으로 돌아왔을 때, 서울청 국제거래조사국장, 서울청 조사4국장, 서울청 조사1국장에 이어 본청 조사국장까지 핵심 요직을 모두 역임했다.

그러나 이후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고 민주당이 집권하면서 그는 1급 승진 좌절로 돌연 명퇴를 신청했고, 세정가에 큰 충격을 안겼다. 그가 본청 조사국장에 임명된 것은 `16년 12월 16일로, 박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한 직후였다. 그렇게 차기 정부가 들어선 시기인 `17년 7월 말까지 박근혜 정부 마지막 조사국장으로 공직 생활을 마무리했다.

임경구 조사국장과 마찬가지로 박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한 직후 임명된 서울청 조사1국장은 본청 소득지원국장이었던 김한년 국장이다. 김한년 조사1국장은 경기 성남 출생으로 국립세무대학을 1기로 졸업한 인물이다. 그는 탄핵 정국 속에서 서울청 조사1국장에 임명됐는데, 정권이 교체된 이후 부산지방국세청장으로 1급 승진 영예를 안았다.

아울러 서울청 조사4국장은 유재철 국장이었다. 유재철 국장은 `15년 말 서울청 조사4국장에 임명돼 정권이 교체되는 `17년 7월 말까지 1년 반을 조사4국장으로 근무했다. 정권교체 후에는 본청 법인납세국장으로 이동했다가 `18년 말 중부지방국세청장에 임명되며 1급으로 승진했다.

한편, 현재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현 최고 요직을 꿰차고 있는 3인은 민주원 본청 조사국장과 양철호 서울청 조사1국장, 김진우 서울청 조사4국장이다.

민주원 조사국장은 69년 서울 출생으로 영일고와 고려대를 졸업하고 행시41회로 국세청에 입사했다. 민주원 국장의 경우 서울청 조사1국장을 역임하다 인천지방국세청장에 임명되며 지방청장→본청 국장의 코스를 밟으면서 최근의 국세청에서는 이례적인 행보의 주인공이다.

양철호 서울청 조사1국장은 71년 경북 영주 출생으로 동인고와 부산대를 졸업하고 행시43회로 국세청에 발을 디뎠고, 김진우 조사4국장은 68년 경북 영주 출생으로 영광고와 세무대학을 6기로 졸업하고 8급 특채로 국세청 생활을 시작했다. 특히 김진우 국장은 서울청 조사4국의 첫 세대 출신 조사국장이다.

한편, 조사4국장 자리에 비고시 출신이 임명된 것은 이명박 정부에서 7급 공채 출신인 이승호 국장이 마지막이었으며 현재까지 11년간 행정고시 출신들이 독점해 왔다.

현 국세청 조사국 요직 3인방이 지난해 8~9월부터 임기를 시작하면서 3인 모두 새 정부에서 어느 자리에 임명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물론 이들의 운명은 차기 정부가 민주당 정부냐 국민의 힘 정부냐에 따라 극명하게 엇갈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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