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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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야 문제는 경제야.” 요즘 유행하는 말이다. 우리나라의 현 상황에도 너무나 정확하게 들어맞는 말인 것 같다. 며칠 전 국가부채를 우려하는 신문 기사에서 부채를 인구수로 나누어보니까 갓 출생한 아기까지 포함하여 우리나라 국민 한 명이 약 2500만 원의 빚을 지고 있다는 재미있는 분석에 화들짝 놀랐다. 이를 생산인구로 나누면 5000만 원에 육박한다는 계산이다. 엄마의 탯줄을 끊고 세상에 나오는 순간 어깨에 2500만 원의 빚을 짊어지고 나온다니 경악할 일이다. 공무원 기준으로 연봉 5000만 원을 받으려면 10년 이상 근무해야 한다.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다. 자신도 모르게 연봉만큼의 빚을 지고 안고 산다고 생각해 보시라. 소름이 돋고 무서움에 벌벌 떨어야 함에도 무감각하게 살아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OECD라고 명명된 선진국들에 비해 우리나라는 아직도 부채비율이 크게 낮다”는 정치인들이 들이미는 통계에 안도하면서 아직 걱정할 것 없다는 당당함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지 무슨 배짱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아기의 첫울음이 빚더미에 올라앉게 된 억울함일까? 아니면 대한민국에 태어난 감사함의 환호성일까? 그야말로 혼돈의 세상이다. 우리 미래 세대들의 운명은 그들이 결정할 권리가 있다. 지금의 우리가 미래를 결정한다는 것은 그들에게는 재앙이다.

원인은 여러 가지가 복합적이긴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이 가장 컸다. GNP 3만 달러 부자나라 국민의 삶을 유지하기 위해, 정부의 인기 영합을 위해, 어렵게 잡은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내 돈 남의 돈 할 것 없이 마구 끌어다 풀었다. 그 결과 우리나라의 GDP 대비 총부채가 2019년 39.7%에서 2023년 50.7%로 11.0%p 증가하였다. 물론 다른 나라들도 이 기간 빚이 늘어나긴 했다. 선진국(Advanced Economies) 평균은 2019년 103.4%에서 2023년 108.7%로 5.3%p 증가하여 우리의 절반 수준이었다. 여기에 높은 물가 상승과 과도한 인플레이를 포함하면 실질임금의 하락과 삶의 질 저하는 심각하다. 이후에 새로 들어선 정권도 말로는 긴축재정을 외치면서 정부예산은 늘어만 갔고 빚은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빚을 갚아나갈 가망이 보이지 않는다. 미국의 새 집권자 트럼프 대통령은 FTA(자유무역)의 효력을 무력화시켰다. 소위 ‘관세전쟁’을 선포하고, 무역에서 자국의 손해 보는 관세협정은 모두 폐기될 처지에 놓였다. 이는 우리에게 막대한 타격을 줄 것이다.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무역이었기 때문이다. 관세 장벽이 높아짐은 수출 환경이 극도로 나빠짐을 의미하고, 우리나라의 경제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대외환경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데 국내 정치 현실까지도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대통령이 궐위 되고 총리의 대행 체제에서 새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 국내 정치가 안정되기까지 최소한도 6개월 이내에는 대외 통상 관련 정책은 올-스톱 될 것이다. 해법을 찾기가 쉽지 않다. 무역환경, 인플레, 물가 인상 등으로 서민들의 삶은 갈수록 팍팍할 것으로 예견되는 징후들이 넘쳐난다. 나라의 빚이 늘어날 공산이 점증 되는 상황이다. 더욱이 세수 결손 마저 끝 모르게 증가하고 있다. 나라 곳간지기의 고민과 시름도 깊어질 수밖에 없다.

당장 현실을 보자. 대통령이 파면되어 새 대통령을 뽑는데 5000억 원이 들어간다고 한다. 전국적인 대형 산불로 입은 피해는 천문학적이다. 산불 피해자에 대한 구호와 지원이 먼저지만, 불타버린 산림을 원상회복하기는 불가능하다. 오랜 세월과 우리의 노력 그리고 추정이 불가한 예산이 투입되어야 한다. 정말 을사년은 암담하다. 희망이라고는 씨가 말라버린 듯하다. 그럼에도 국민의 안위나 나라의 발전은 뒷전이고 정권을 잡기에 혈안이 된 정치지도자들은 저마다 ‘새로운 대한민국’을 외친다. 하기야 국가부도의 대한민국도 새롭기는 하고, 다시 개발도상국으로 떨어져도 새로운 대한민국이다. 재발 새로운 대한민국의 청사진부터 공개하시길. 그전에 그동안 빚으로 누려온 행복들에 대한 계산서가 도착할 때 어떻게 감당할지 묘수부터 찾아야 한다. “신은 더 큰 복을 주시기 전에 시련을 먼저 보낸다”는 이야기에 한 가닥 희망을 걸어 본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래도 대한민국은 시스템이 살아 있다는 것이다. 정치인들이 그렇게 깽판을 쳐도 충성심 높은 공무원들에 의해 국가기관이 시스템대로 정상 작동되고 있다. 얼마나 다행인지. 세계 10대 강국 대한민국의 저력이리라. 위기일수록 국민의 공복들이 힘을 내는 반증인가 싶어 고맙다. 역사상 위기에 더욱 돋보였던 국민의 위기 대처 능력을 믿어보자. 더 늦기 전에 경제 대통령의 출현을 기다린다. 수출이 증대되고 일자리가 획기적으로 늘어나는 경제부흥을 간절히 기도한다. 대한민국의 시스템이 무너지기 전에.

국세청의 기업지원 프로그램 가동도 국가 시스템의 정상 작동으로 보여 높이 평가받는다. 국세청의 역할을 다하는 시스템의 작동이어서 감동이고 기업들에 힘을 주어서 고맙다. 우리나라의 미래 희망의 불씨를 살리는 것 같아서 안아주고 싶다. 국세청이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세정지원을 위해 ‘미래성장 세정지원센터’를 본청과 7개 지방국세청, 그리고 산하 133개 세무서 법인세과에 설치해 운영한다는 발표는 희망의 한 자락이다.

지원 내용도 세법에 규정한 지원 가능한 모든 방법을 적용한다. 기업이 가장 절실한 자금유동성 지원을 위해 납부기한 연장, 납부담보 면제, 압류·매각 유예, 경정청구 우선 처리, 환급금 조기 지급 등의 지원을 찾아서 해준다. R&D 세액공제 사전심사를 우선 처리해 주는 등의 경영지원도 맞춤형으로 준비했다. 세무 정보를 분기별로 제공하며 신고 내용 확인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맞춤형 세정상담 지원은 홈택스 전용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며 구조조정 과정서 생기는 세무 문제 전반에 대해서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국세청이 총력을 기울인다는 의미다. 선택과 집중이 돋보이는 세무 행정이다. 역동적 경제 성장을 위한 미래 성장 세정 지원이라는 추진 배경에서 알 수 있듯이 국세청이 선제적으로 경제 성장을 견인하기 위한 선봉에 섰다는 의미다. 정치권의 혼란 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세정을 통해 경제 활성화를 견인하고 국가의 시스템이 건재함을 보여주는 흐뭇함을 보게 된다.

국세청의 ‘미래성장 세정지원센터’가 제대로 작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走馬加鞭(주마가편)이라 했다. 이왕 시작한 것 최고로 잘해보자. 국세청이 좀 더 능동적으로 대처했으면 싶다. 지금까지 기업지원 프로그램의 경우를 보면 기업들에 요구하는 서류와 입증책임이 너무 많았던 사실을 인정하자. ‘미래성장 세정지원센터’는 기업이 신고만 하면 모든 서류와 심사를 국세청이 알아서 해줘야 기업들이 진짜 고마워할 것이다. 기업은 지원신청을 위한 원스텝 내지는 홈택스에 인터넷 신청만으로 모든 심사와 지원이 신속하게 처리되어야 진정한 지원이다. 국세청의 빅-데이터는 이런 일 하라고 만들어진 것이다. 납세자의 정보를 많이 알수록 탈세를 막기도 하지만 세정 지원도 쉽게 된다. 국세청의 기업지원 프로그램이 기업을 성장시키고 그 열매로 법인세가 획기적으로 증가하면 좋겠다. 국가부채를 줄이는 디딤돌이 되면 금상첨화다. 작지만 미래 희망의 불씨라면 더욱 기쁘다. 국세청과 같은 정부 조직과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어 우리나라의 미래는 당연히 맑음이다. 국세청의 새로운 키워드 ‘미래성장 세정지원센터’를 응원한다. 덕분에 빚 좀 갚으면서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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