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인 알파고와 인간이 바둑 게임을 하여 인간이 참패하는 것을 보고 일부 메스컴에서는 AI와 같은 기술의 발전으로 세무사의 직무는 우선적으로 없어질 것이라고 예측하여 세무사들을 불안하게 한 적이 있었다. 이러한 환경의 변화에 따라 과거의 관행처럼 단순한 회계자료의 입력과 신고하는 직무만으로는 어려울 것은 자명하다.
반면에 환경의 변화를 사업의 기회로 활용한 넷플릭스(Netflix)의 사례를 통해 변화를 극복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넷플릭스는 1997년 DVD 대여 서비스를 시작하며 전통적인 비디오 대여 시장에 진입했지만, 스트리밍 서비스로 전환하면서 대체 불가능한 핵심 역량을 발견하고 이를 발전시켜 성공적인 피벗을 이루었다.
넷플릭스는 현재 세계적인 OTT(Over-The-Top) 스트리밍 서비스 회사로 잘 알려져 있지만, 그 시작은 1997년에 설립된 DVD 대여 서비스에서 출발했다. 넷플릭스는 초기에 고객이 온라인으로 DVD를 주문하면, 이를 우편으로 배송해주는 비디오 우편 대여 사업을 운영했다. 이 방식으로 고객들이 비디오 대여점에 직접 가지 않고도 집에서 편리하게 영화를 대여할 수 있게 되면서 빠르게 인기를 끌었다. 넷플릭스의 사업은 한마디로 비디오를 우편으로 대여해 주는 사업이었다. 그러나 이 비즈니스 모델은 디지털 혁신의 물결 속에서 오래 지속될 수 없었고, 시장은 빠르게 변화했다.
넷플릭스의 창립자 리드 헤이스팅스는 기술 발전과 소비자의 변화하는 미디어 소비 방식에 주목했다. 결국 넷플릭스는 고객들이 DVD를 우편으로 빌리는 대신, 온라인으로 영화를 스트리밍할 수 있는 가능성을 인식하고, 빠르게 스트리밍 기술에 투자했다. 넷플릭스의 핵심 역량은 바로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 구축 능력과 데이터 분석을 통한 고객 맞춤형 콘텐츠 추천 시스템이었다. 고객의 취향을 분석하여 적절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이 기술적 역량은 넷플릭스를 경쟁사들과 차별화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넷플릭스는 이러한 역량을 바탕으로 DVD 대여에서 스트리밍 서비스로 성공적으로 전환했다. 당시 스트리밍 시장은 초기 단계였고 인터넷 속도나 인프라가 충분히 발달하지 않았지만, 넷플릭스는 일찌감치 이 시장의 가능성을 내다보았다. 이를 위해 콘텐츠 제공 업체들과 협력하여 다양한 콘텐츠를 스트리밍으로 제공하기 시작했고, 독점 콘텐츠 제작에도 뛰어들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는 넷플릭스가 단순한 콘텐츠 유통업체에서 콘텐츠 제작사로 변신하게 만든 결정적인 요소였다. 특히, 2013년에 첫 선을 보인 오리지널 시리즈 〈하우스 오브 카드〉는 넷플릭스의 콘텐츠 전략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이 시리즈는 비평가들로부터 호평을 받았고, 여러 상을 수상하며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이 단순한 실험이 아니라 주요 사업으로 자리 잡게 만들었다. 이 성공은 넷플릭스가 단순히 다른 제작사의 콘텐츠를 스트리밍하는 플랫폼에서 벗어나, 고유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배급하는 강력한 글로벌 콘텐츠 제작사로 변모하게 한 결정적 계기가 되었고,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대성공으로 절정에 이르렀다.
넷플릭스의 성공적인 피벗은 고객의 변화하는 요구를 빠르게 파악하고, 대체 불가능한 핵심 역량을 개발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대표적인 사례다. 세무사들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단순한 세무 대행 업무를 넘어, 고객의 비즈니스 성장을 돕는 고부가가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이를 통해 세무사는 단순히 세금을 처리하는 전문가로서의 역할을 넘어, 고객의 전략적 파트너로서 지속적인 발전과 가치를 창출하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고객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맞춤형 재무 컨설팅이나 금융 관련 서비스와 같은 고부가가치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넷플릭스의 기존 영화 재방영 사업이 세무사의 전통적인 세무 대행 업무에 해당하고,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가 세무사의 컨설팅 사업이나 금융 서비스와 같은 고부가가치 서비스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넷플릭스가 치밀한 전략과 일관된 브랜드 전략으로 성공을 거두었듯, 세무사들도 이러한 혁신적 접근을 통해 새로운 성장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세무사들의 핵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R&D 과정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세무사들은 연구와 개발보다는 정해진 절차에 따라 업무를 처리하는 경향이 강했다. 세무사회도 여러 차례 변화를 시도했지만, 외부 전문가와의 협력 없이 진행된 변화는 내부 저항에 부딪혔고, 그로 인해 시간만 낭비한 채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는 컨설팅 시장에서 골든타임을 놓친 듯한 상황으로 이어졌다.
그렇지만 세무사회의 역할은 변화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세무사들이 변화하는 시대에 맞는 역량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를 위해 협회는 교육, 연구, 개발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실질적인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세무사들에게 리더십 교육을 제공하는 것은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핵심 역량을 기르기 위한 중요한 과제다. 단순히 과거의 방식을 고수하는 것이 아니라, 넷플릭스처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이 과정에서 세무사들은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적응하고 새로운 기회를 잡기 위해 체계적인 리더십 교육을 받아야 한다. 세무사의 역할 변화는 마치 신흥무관학교가 독립운동가를 체계적으로 훈련시켜 새로운 시대의 리더를 배출한 것과 같다.
개업 후 세무사들은 사업가로서 다양한 고객과 전문가들과 협업하며 성공적으로 비즈니스를 운영해야 하는데, 현재 시험 과정에서는 이러한 현실적인 문제 해결 능력과 마케팅 지식 교육이 부족하다. 이러한 공백을 메우기 위해, 세무사 교육 과정은 단순한 세무 지식 전달을 넘어 비즈니스 전략, 마케팅, 고객 관계 관리와 같은 실무적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세무사는 변화하는 세법, 기술 발전, 고객의 니즈에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직업이므로, 지속적인 학습과 전문적 교육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세무사는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다양한 비즈니스 환경에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전문 비즈니스 파트너로 성장할 수 있다.
비록 시험 제도를 당장 바꾸기는 어렵지만, 교육 제도는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 세무사들이 단순히 시험에 합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사업가로서의 역량을 갖추도록 도와야 한다. 결국, 사장님을 상대하는 ‘사장님을 키우는 교육’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마케팅, 경영, 협상과 같은 실질적인 비즈니스 스킬을 강화하는 교육 프로그램이 마련되어야 하며, 이러한 변화가 세무사들의 성공적인 개업과 성장을 이끌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