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매출액 11.5조원...대만사업·파폐치 급성장 '견인차'
플랫폼 분쟁 신청 쿠팡 관련 34%...대부분 '거래상 지위 남용' 유형
쿠팡Inc가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성장하면서 매출액 11조5000억원을 기록해 1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이 배경에는 전년 동기 대비 70% 이상 성장한 대만 로켓배송 사업과 신사업 ‘파페치’ 등 성장사업 부문의 고속성장이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뉴욕증시 상장사인 쿠팡Inc가 7일 美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시한 올해 1분기 연결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의 영업이익은 2337억원(1억5400만달러)로 전년 531억원(4000만달러)과 비교해 300%(달러 기준 285%) 이상 증가했다.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은 2%로 전년도의 0.6%보다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1분기 영업이익 규모는 지난해 4분기의 4353억원보다는 작고 2023년 3분기 1940억원에 비하면 소폭 높은 수준이다.
1분기 원화 매출은 11조4876억원(79억800만달러)으로 전년 동기 9조4505억원 대비 21% 증가했다. 달러 기준 신장률은 11%다. 직전 최대 분기 원화 매출은 지난해 4분기 11조1139억원(79억6500만달러)이다.
당기순이익은 1656억원(1억1400만달러)으로, 당기순손실 318억원을 기록한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했다. 매출 대비 순이익률은 1.4%를 기록했다. 순이익 규모는 지난해 4분기 1827억원 대비 소폭 감소했으며 주당순이익은 0.06달러를 기록했다.
쿠팡 측은 대만 사업, 파페치, 쿠팡이츠 등이 포함된 성장 사업 부문이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쿠팡의 성장사업 부문 매출은 10억3800만달러(약 1조5078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78% 성장했다.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2400억원 적자로 전년 동기(2740억원)보다 손실폭을 줄였다.
이날 열린 쿠팡 컨퍼런스콜에서 김범석 의장은 “성장사업, 특히 대만에서 소비자들의 재방문 빈도·지출 금액이 늘고 있다”며 “코카콜라, 펩시 등 글로벌 브랜드 상품이 들어오며 대만 상품군이 500% 확대됐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지난해 인수한 명품 이커퍼스 플랫폼 파페치에 대해 “다음 단계(next phase)로 확장을 위해 사업을 재정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쿠팡이츠에 대해선 “성장세를 안정적으로 유지했으며, 폭넓은 선택지와 가격 경쟁력, 빠른 배송이란 무기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프로덕트 커머스에 대해서도 “상품군 확대로 가격을 낮추고 배송 경험의 기준을 높이는데 집중했다”며 “고객 경험을 확대하기 위한 투자와 노력의 결실”이라고 밝혔다.
쿠팡은 이날 이사회에서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이 승인됐다고 밝혔다. 거랍 아난드 쿠팡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주들에게 의미 있는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며 “최고 수준의 주주 가치 창출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자사주 매입 규모는 지난해 4월(1억7790만달러)의 5배를 넘는 수준으로 쿠팡이 2021년 3월 11일 상장한 이후 최대다. 쿠팡의 6일(현지 시간) 기준 종가는 24.00달러다.
한편 이 같은 쿠팡의 1분기 최대 매출과 영업 실적에도 불구하고, 이면에는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사례로 접수된 온라인 플랫폼 분쟁에서 독보적 1위의 불명예를 안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오세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공정거래조정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소비자원에 접수된 온라인 플랫폼 분야 불공정 분쟁 조정은 총 333건 중 쿠팡과 쿠팡이츠서비스 관련 분쟁 신청이 전체의 34%에 해당하는 114건으로, 네이버 47건(14.1%), 배달의민족 41건(12.3%)으로 독보적 1위를 차지했다. 쿠팡 관련 분쟁 접수 건수는 지난 2023년의 75건에 비해 1년새 1.5배 이상 늘어났다.
불공정 분쟁 조정 접수가 많다는 것은 플랫폼과 판매자 간 갈등이 크다는 의미로, 2023년부터 올해 3월까지 접수된 쿠팡 관련 분쟁 신청은 쿠팡이 130건, 쿠팡이츠가 18건 접수돼 전체의 74.7%를 차지했다. 대부분이 거래상 지위 남용 유형이었다. 특히 대금 및 정산 관련 분쟁이 쿠팡 32건, 쿠팡이츠 5건으로 가장 많았고 계약 해지, 구입 강제, 이익 제공 강요 관련 분쟁 신청도 다수 접수됐다.
오세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023년부터 올해 3월까지 접수된 쿠팡 관련 분쟁 신청의 대부분 '갑을 관계'에서 발생하는 거래상 지위 남용 유형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플랫폼 기업의 책임을 명확히 하고, 입점업체 보호 장치를 제도화하기 위해서는 온라인 플랫폼법 제정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