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붉은 눈물로 출렁이는
장미의 넋은
바람 없이도 날아와
핏덩이 같은 정열을
울컥울컥 토해내는 몸부림
아
그 파열음에
귀 기울이는 사랑이라면
내 오늘
한 덩이 붉은 피
울컥울컥 토하고 싶다
[박정원의 시에서 시를 찾기]
용광로처럼 끓어오르는 청춘일 때 예쁜 그녀가 흘리는 눈물을 가슴에 담으셨나요. 이루지 못한 그녀와의 첫사랑이 장미꽃 앞에서 “울컥”, 까마득해집니다. 세월이 갈수록 또렷해지는 기억, 그것은 바로 “바람 없이도 날아”오는 ‘장미 향’ 같은 내 젊은 날의 꿈이 아닐까 싶네요. 올해도 어김없이 장미꽃은 피었습니다. 우리네 인생은 시들어가는 장미처럼 빛을 잃어갑니다. 늦었으나마, 변함없이 한평생 피고 지기를 수없이 반복한 장미 한 송이를 그녀에게 바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