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사회, ‘AI기반 세무플랫폼에서 전산장애로 2.9만명 신고 실패

“국세청은 세무플랫폼 이용 신고건에 대한 전수조사하고 공개하라”

한국세무사회는 19일 “100만 가입자를 보유한 AI기반 세무신고 플랫폼 ‘쌤157’에서 발생한 전산장애로 약 2만9000명의 개인사업자·자영업자가 신고 실패 사태를 겪으면서 최대 10배에 달하는 가산세는 물론 각종 세액감면 혜택에서 배제돼 막대한 손실을 떠안게 됐다”면서 정부를 향해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한국세무사회(회장 구재이)는 성명을 통해 “종합소득세 신고 마감일인 지난 2일 쌤157에서 발생한 사태”라며 “이번 사태는 예견된 재앙”이라고 밝혔다.

세무사회는 “쌤157은 신고 대행을 자동화하며 실질적인 세무대리를 수행하고 있음에도 기술 중개자를 자처하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무자격자가 소득자료 검토 없이 환급 또는 최저세금만을 유도하는 구조는 위법 소지가 크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실제로 기한 내 신고를 하지 못한 납세자들은 △무신고 가산세 20% △납부불성실 가산세(매일 0.0022%씩 가산) 외에도, △중소기업특별세액감면(최대 30%) △창업중소기업감면(최대 100%) 등 핵심 감면 혜택에서 제외돼 직접적 세부담 증가와 세무조사 대상 지정 우려까지 떠안는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세무사회는 “일부 자영업자의 경우 수십만 원 내던 종소세가 백만 원대로 치솟는 사례도 있었다”며 “정부의 과세 시스템과 플랫폼의 자동화 서비스 간 충돌을 사전에 조정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말했다.

세무사회에 따르면 쌤157 측은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며 가산세 등 피해 전액 보상을 공언했다. 그러나 세무사회는 구체적 방식이나 금액 기준은 제시하지 않아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세무사회는 ‘세무플랫폼피해 국민구제센터’를 통해 쌤157 피해자들의 법률·행정 지원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특히 세무사회는 “정부가 플랫폼 기반 세무신고를 더는 방치하지 말아야 한다”며 △국세청은 세무플랫폼 이용 신고건에 대한 전수조사와 일제검검 즉시 착수하고 그 결과 국민 앞에 공개하라 △불성실 신고 유도 및 탈세 가능성이 확인된 세무플랫폼의 홈택스 접근을 즉시 차단하라 △세무플랫폼으로 인한 피해 납세자의 가산세 부담과 권리 침해에 대한 구제 방안을 마련하라 △검증되지 않은 플랫폼 기반 세무신고는 ‘불법세무대리’로 간주하고 강력히 단속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이번 사태는 지난해 11월 단행된 홈택스 전면 개편 이후 처음 시행된 종합소득세 정기신고에서 발생한 것으로, 국세청은 개인정보 보호와 부정 접속 차단을 이유로 외부 자동화 도구를 이용한 로그인과 신고 자동화 기능을 단계적으로 제한해왔다. 특히 지난달 중순부터는 홈택스 웹·모바일 화면에 대한 암호화까지 적용되며, 외부 플랫폼의 접속 및 자동화 기능은 사실상 차단된 상태였다.

쌤157은 홈택스 내부 API가 아닌 화면 자동화 방식에 의존한 구조로 이런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신고 실패로 이어졌다는 것. 세무사회는 “국세청이 플랫폼 기업들과의 기술 정책 협의를 소홀히 한 것도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기존 세무대리인은 공인인증 기반의 전자파일 제출을 사용하지만, 세무플랫폼은 사용자의 화면을 흉내 내는 방식에 의존하고 있어 기술 안정성 측면에서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세무사회는 “세무플랫폼은 단순한 중개 서비스를 넘어 무자격 세무대리를 수행하는 유사세무대리 행위”라며 “납세자의 소득자료를 검토 없이 자동 처리해 환급을 유도하는 구조는 조세 질서에 심각한 위해가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술 혁신을 빌미로 세법상 전문성 없는 자동화 도구가 공제·감면 판단을 대체하는 것은 국민 권익 침해”라며 “정부는 세무플랫폼을 제도권으로 편입하는 논의 이전에, 현행법상 불법 행위로 명확히 규정하고 엄정히 단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쌤157 홈페이지 메인화면
쌤157 홈페이지 메인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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