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합병 과정 모니터링에 '출자금 유지' 필요성 밝혀
호반그룹 지분 확대에 주가 출렁, 조 회장 우호 지분 신뢰 공고
한진칼 지분 10.58%를 보유한 KDB산업은행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이후에 지분 매각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한진그룹의 2026년 통합 항공사 출범 계획에 따라 산은의 한진칼 지분 보유가 적어도 내년 말까지는 유지될 것으로 보여 호반그룹과의 경영권 분쟁설에서 조 회장 측의 상황은 아직 여유롭다고 볼 수 있다.
18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따르면 산은은 정무위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항공산업 구조 재편 완료시까지 산은의 출자금 유지가 필요하다"며 "산은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이후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출자금 회수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산은은 모니터링을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 출자금의 유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산은 관계자는 "국내 항공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과정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진칼은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이고, 대한항공, 한진 등의 상장사와 칼호텔네트워크 등 비상장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한진칼의 현재 시가총액은 8.2조원 규모이며, 산은은 한진칼에 교환사채 3000억원, 유상증자분으로 5000억원 규모의 지분 10.58%을 보유하고 있다.
호반그룹이 지난달 12일 한진칼 지분 1.02%포인트를 늘려 18.46%라고 공시하면서 조 회장 쪽과 호반그룹간 경영권 분쟁설이 불거졌다. 지난해 말 기준 조 회장 측 한진칼 지분이 20.13%로, 지분 격차가 불과 1%대로 좁혀졌기 때문이다. 호반건설이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라고 밝혔지만, 주가는 출렁이며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한진칼은 급하게 자사주를 사내복지기금에 출연하며 0.66%의 추가 지분을 확보, 이 격차를 2%대로 벌렸다.
조 회장 쪽 우호 지분으로는 조 회장 및 특수관계자 지분 20.79%(자사주 사내복지기금 처분 포함)와 델타항공 14.90%, 산은 10.58% 등으로 분류된다. 또 5% 미만의 공시되지 않은 우호주주 가운데 NAVER, GS그룹, 한일시멘트 등의 지분이 약 3.85%로 추정된다며, 이들 우호 지분까지 모두 합하면 조원태 회장 쪽 지분이 50.12%에 이른다.
산은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 매각 시점을 항공사 통합 이후로 밝히면서 조 회장 측은 적어도 1년 이상의 시간을 벌게 된 셈이다.
산은이 지분을 매각하더라도 조 회장 우호 지분이 39.54%로 호반그룹과의 지분 격차가 여전하다. 특히 제프 무마우 델타항공 아시아태평양 부사장이 지난 12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진에 대해 굉장히 높은 신뢰감을 가지고 있다"는 입장을 전하면서 호반과의 경영권 분쟁설 우려를 일축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3년전 반도그룹이 사모펀드와 손잡고 보유하고 있던 4000억원대의 한진칼 지분이 펀드 만기가 임박하면서 올해 8월 경에 시장에 풀릴 것으로 관측된다. 약 5%에 해당하는 펀드 자금으로 묻혀있던 상당량의 주식이 한꺼번에 쏟아지면 호반그룹의 지분 구조에도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