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이서 시인
허이서 시인

우주의 사거리였을까요

남베트남 불교 탄압에 맞서

하늘에 몸을 태워 올린 스님을 아시는지요

불에 타들어가는 몸을 곧추세우며

활활 온몸으로 끓였던 기도

마침내 살아난 자리

그의 심장은 타지 않았습니다
 

전쟁과 억압을 아우르는 등신불

미스터리가 되어 지구 곳곳을 걸어 다녔습니다
 

수억 년의 이야기가 다녀갔을 타지 않은 심장은

우주의 어딘가에서 중생을 기다릴 겁니다

그날 그가 전한 말을 들었던 사람은

까마득한 교차로에서 난생처음 성불이 됩니다
 

[박정원의 시에서 시를 찾기]

시인 박정원
시인 박정원

   “등신불”, 영원히 썩지 않는 깨달음의 세계가 피안이던가요. 종교 탄압에 맞서 소신공양한, 베트남의 고승 ‘틱꽝득’스님 이야기가 마침내 시가 되었습니다. 그때가 1963년도이니 어언 60여 년이 넘었습니다. “내가 눈을 감아 부처님 곁으로 가기 전에, 조국의 무궁한 영광을 위해 국민에게 박애와 자비를 베풀고 종교 평등 정책 실행하기를 응오딘지엠 대통령께 정중히 간청드립니다. 모든 덕 높으신 비구, 비구니, 부처님의 자손들이여, 그대들이 결속하고 희생하여 불교를 지키기를 간곡히 호소합니다. 나무아미타불.”을 유언으로 남긴 그의 영향이 나날이 빛을 발하며, 타지 않는 “심장”이 되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세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