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편을 향한 거침없는 함성
광화문 광장
한남동, 그리고…
서로를 위로하는 마음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한강 위로 반달이 떴다
창백한 얼굴로
일그러진 달무리
반쪽이 그리울 때
반달은 뜬다
[박정원의 시에서 시를 찾기]
자연의 섭리는 냉혹하나 명쾌하게 존재합니다. 사람도 자연의 일부, “반달”의 이치는 ‘생명에의 외경’과 상통합니다. “반쪽이 그리울 때 반달이 뜨”기 때문입니다. 시에서 시를 찾기란 짧은 행간에 숨겨진 ‘은유의 힘’을 찾는 일입니다. 진정한 가치가 실종되어가는 시대, 그걸 은근슬쩍 혁신하게 만드는 감성이 곧 인문학의 대들보입니다. 달리 삶은 틀리게 사는 것과는 엄연히 다릅니다. 남과 다르다고 잘 못 산다는 건 아닙니다. 그 누구에게도 그의 삶에 대하여 옳고 그름을 따질 수는 없습니다. 훗날 역사가 평가할 것이겠지만요. 오늘도 “일그러진 달무리”는 어딘가에 있습니다. 진정한 반쪽을 찾는 일이 우리네 인생이 아닐까 싶습니다. 대전청 출신으로 <국세문우회> 회장을 역임한 이규흥 시인의 시집 『붉은 국물』(놀북시인선007, 2025)에서 가져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