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과 투자자 회사 살리려다 서로에게 칼겨눠, 결국 재판行

한주희 증언에서 "저급한 사모펀드에 속해 있는 게 후회된다"

안마의자 회사 바디프랜드의 경영권 분쟁을 둘러싸고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는 회사 경영진과 투자자인 사모펀드 한앤브라더스 대주주 간의 재판이 본격화됐다. 지난 5일 한앤브라더스 측 양금란 전 바디프랜드 재무책임자(CFO)에 이어 12일 한주희 한앤브라더스 대주주 증인 심문이 열렸다. 한주희는 증언 중에 "저급한 사모펀드 시장 속에 있는 것을 후회하고 있다"는 발언하기도 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36형사부(재판부 이정엽, 이재규, 강민주)는 이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등의 혐의를 받는 한주희 공동피고인을 불러 증인 심문을 진행했다.

2007년 창업한 바디프랜드는 2022년 7월 한앤브라더스 측이 인수하면서 양측은 경영권을 놓고 다투기 시작해 지난 2023년 서로를 횡령·배임 및 사기 등으로 검찰에 고발하기에 이르렀다. 이번 재판에서 양측은 공동 피고인이자 서로에게 중요한 증인이기도 하다.

공교롭게도 양측 두명씩 공동피고인 네사람의 증언은 서로에 대한 중요 증거 자료가 되며, 때로는 상대방을 공격하고 한편으로 자신의 방어하는 중요한 상태라서 증언 한마디 한마디에 매우 신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우선 검찰은 한 증인이 바디프랜드 경영진과 양금란 씨를 어떻게 처음 만났는지 질문에 "박 대표는 청와대 감찰반원 출신 박 모씨한테 소개받았고, 강 의장은 박 대표의 요청으로 2020년 11월 19일 처음 만났다"며 "2000년도경 제가 영국에서 투자 정착 비즈니스 컨설턴트 일을 하고 있을 때 중국에서 화장품 사업을 하던 양 사장을 알게 됐고 그후 100만파운드(한화 약 20억원)을 투자한게 인연이 돼 현재까지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디프랜드와의 사업적 관계로 바디프랜드의 지분 5%를 인수할 능력있는 기업을 소개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고, 이후 2022년 바디프랜드 최대주주였던 사모펀드 운용사 VIG파트너스의 보유 지분을 스톤릿지와 함께 지분율 46.3%를 4170억원에 인수하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바디프랜드를 인수하고 나서 이사회 구성을 3대3으로 하고 공동 경영하면서 회사를 잘 키워보자고 의기투합을 했으나, 사모펀드라는 시장에서 딜(deal)의 과정이 일반 사람들이 상상할 수 없는 저급하고 이렇게 문제가 많다는 것이 자신처럼 정확하게 하는 사람과는 도저히 맞지 않다며 그 속에 있는 것을 후회하고 있다고 했다. 자신의 삶이 송두리째 망가졌다는 발언을 하다가 재판부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나중에는 양측이 300억원 공동 조달하기로 한 자금 문제에서도 경영진이 마련하기로 한 100억원 중 33억원은 자신과 양 씨가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한 증인은 이 돈이 자신의 계좌로 입금됐을 뿐 사용처에 관여를 하지 않았고 강 의장이 변제해야 할 몫이라 주장했다. 검찰은 300억원은 공동으로 조달한 것으로 나중에 주식을 매각해 회수된 자금으로 변제하면 되는데 굳이 강 피고인에게 받아야 하는 것이냐고 물었다.

검찰은 또 대출금 중 회사 대출금 167억원 중 117억원을 증인을 위해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하자, 한 증인은 "회사를 살리고 회사를 발전시켜서 운영하겠다는 공동 운명체로서 같이 시작한 게 어떻게 저의 이득이라고 하겠냐"라고 부정했다.

이날 증인 심문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이어졌다. 다음 공판기일은 오는 26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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