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네 번째 강남세무서장이 지난달 30일 부임했다. 이청룡 서장(부이사관)이다. 부이사관 강남서장으로는 3번째다.

강남세무서는 지난 1979년 3월 문을 열었다. 국내 상황은 박정희 대통령이 서거한 해로 말하면 기억이 쉽다. 대통령 표창 4회, 국세청장 표창 12회 수상 등 국세청을 대표하는 세무서로 자리 잡고 있다.

또 관할지역은 신사동, 논현동, 압구정동, 청담동 등 서울의 부자 동네로 불리는 ‘강남4동’이다. 무엇보다 강남세무서는 부촌을 관할한다는 자부심 못지않게 세정개혁을 선도하는 역할(시범세무서 등)을 하기도 하면서 세정혁신의 전초기지로서의 책임도 다해온 명실상부한 강남의 '1번지 세무서’로 불렸다. 지난해 강남세무서가 거둬들인 세수는 3조9천여억 원, 올해는 4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강남세무서는 초대 안영진 서장을 비롯해 후일 지방청장(급)까지 오른 성희용, 장도균, 최명해, 홍현국, 오대식 등 기라성 같은 세무공무원들이 수장을 맡아 조직의 명성을 이어왔다.

이후 서울 강남이 더 번창하면서 삼성, 서초, 역삼세무서 등이 문을 열었고, 강남세무서는 세정을 선도해 나가는 1번지가 아닌 고참 서기관들이 공직의 끝자락을 불태우는, 솔직히 말하면 ‘세무사로 개업하기 좋은 곳’으로 명맥을 겨우 이어왔다.

그러던 강남세무서가 2014년 12월 부이사관(3급) 세무서장(박영태) 시대를 열면서 ‘아 옛날이여’를 외치며, 세정 혁신의 전초기지로서의 부활을 위해 날개짓을 했다. 이어 국세청 감찰과장을 지낸 부이사관 계급의 류덕환 씨가 부임했으나 전임 박영태 씨 처럼 류덕환 씨(3급)도 강남서장을 끝으로 퇴직하면서 역시 강남세무서는 퇴직 공무원들의 ‘개업 전초기지’라는 세평을 벗어날 수 없었다.

그리고 부이사관으로는 3번째인 이청룡 서장이 부임했다.

그러나 이 서장의 부임은 전직들처럼 강남세무서가 공직의 마지막이 아닐 것이라는 점에서 강남세무서의 위상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 그는 국립세무대학을 2기로 졸업한 인재로 꼽힌다. 현재 조세재정연구원 전문연구관으로 파견돼 있는 김형환 국장(세대2기, 고공단)과 세대2기의 ‘좌청룡 우형환’으로 불리며 선두주자로 달려온 인물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그는 서울국세청 국장, 본청 국장을 거쳐 전직 강남서장이었던 오대식, 홍현국, 최명해 씨 등이 그랬던 것처럼 지방청장까지 쭉쭉 뻗어나갈 것으로 믿고 있다. 무엇보다 이 서장의 취임으로 강남세무서 직원들의 눈빛이 달라졌다고 한다. 이 서장은 소위 ‘일밖에 모르는 깐깐한 공직자’로 회자된다. 자신의 관리에 한 치의 빈틈을 보이지 않는 철두철미한 ‘청렴’ 공직자로 알려져 있다. 덧붙이면 지금 국세청이 표방하는 청렴한 국세공무원의 상징이라고 해도 토를 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는 이런 상징성으로 인해 국세청과 정부의 감찰(청렴)쪽에 근무하는 경우가 많았다. `04년 국무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실, `06년 국세청 감사관실 청렴계장, `08년 감사관실 2.3계장, `13년 국세청 세무조사 감찰T/F팀장을 거쳐 `14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으로 발탁돼 2년간 대통령을 보좌했다.

이후 대전국세청 조사2국장을 거쳐 ‘강남 1번지세무서’로 부임했다. 그의 이런 이력에는 또 기획재정부(11년)와 헌법재판소 조세연구관 경력도 붙어있다. 국정을 기획하고, 집행하고, 관리라는 ‘3박자’를 다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가 꾸며나갈 새로운 강남세무서장의 길, ‘균공애민’의 그 길이 궁금해진다. 그리고 솔직히 1급 지방청장을 배출한 걸출한 역대 강남세무서장들의 반열에 올랐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그래야 많은 후배들이 보고 그의 청렴한 길을 배우게 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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