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정남 전 국세청장이 향년 73세의 나이로 11일 오후 4시경 지병으로 별세했다. 빈소는 서울 반포동 서울강남성모병원 장례식장 31호에 마련됐다. 발인은 13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갖는다고 한다. 장지는 용인 천주교 공원묘지.
안정남 전 청장은 국세청장을 지낸 후 건설교통부 장관으로 영전했으나, 부동산투기 등 공직자로서의 부적절한 처신이 도마에 오르면서 23일 만에 낙마했다.
안정남 전 청장하면 국민들 뇌리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언론사 세무조사’다.
국세청은 2001년 23개 언론사에 대한 동시 세무조사를 벌였고, 사주를 구속시키는가 하면 거액의 추징액을 부과하는 등 사회적으로 뜨거운 쟁점이 되었다. 특정 업종을 타깃으로 한 정치적 목적의 조사라는 등 비판이 잇따랐다. 그러나 언론사도 세무조사에서 성역일 수 없다는 국세행정의 새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또 안 전 청장은 당시 단행했던 국세행정 개혁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는 국세공무원들의 비리의 온상으로 지목되어온 지역담당제를 폐지하는 성과를 올렸고, 세무서를 135개에서 99개로 줄였으며, 납세자보호담당관제, 세목별 조직의 개편, 향피제 인사 시행 등 국세행정 개혁의 역사를 새로 썼다.
그는 특히 국세청장으로 재직하면서 통일재원 마련을 역설하기도 했고, 국세청에 대한 남다른 애정의 표현으로 자신이 죽으면 '국세청사(서울 수송동) 앞에서 노제(路祭)를 지내달라'고 하기도 했다.
안 전 청장은 1941년 전남 영암출신으로 건국대 법대를 졸업하고 71년 행정고시 10회에 합격해 국세청에 입문, 국세청 법인납세국장, 광주지방국세청장, 국세청 차장을 거쳐 1999년부터 2001년까지 국세청장에 재직했다.
유족으로는 부인과 1남1녀를 두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