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세청 조사4국,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의 단초 등 ‘역사적 오명’

정치적 세무조사의 하수인이라며 ‘조사4국 폐지하라’는 민주당 사람들

사진은 서울 종로구 효제동에 위치해 있는 서울국세청 조사4국 효제별관이다. 조사4국은 예고없이 기업을 찾아가 장부를 예치하는 조사를 담당하는 곳이다. 기업의 저승사자, 국세청의 중수부, 대통령실 하명조사국이라는 별칭도 있었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효제동에 위치해 있는 서울국세청 조사4국 효제별관이다. 조사4국은 예고없이 기업을 찾아가 장부를 예치하는 조사를 담당하는 곳이다. 기업의 저승사자, 국세청의 중수부, 대통령실 하명조사국이라는 별칭도 있었다.

국세청에는 ‘중수부’라 불리는 조직이 있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크고 작은 비정기 세무조사를 담당하는 서울국세청 조사4국의 이야기다. 물론, 서울지역만 조사하는 것도 아니다. 이들은 교차조사라는 이름으로 전국 어디든 비정기조사에 나설 수 있다. 그래서 과거엔 특별조사국이라고 불렀다. 어떨땐 대통령실의 하명조사를 담당하는 곳이라고도 불렸다.

역대 정권에서 국세청의 중수부라 불리는 서울청 조사4국장은 어떤 인물들이 맡아왔을까. 먼저, 서울청 조사4국의 역사를 살펴보면 그간 국세청의 ‘비정기 세무조사’를 담당하던 곳은 조사2국이었다. 조사2국이 정보관리과와 제1특별조사담당관, 제2특별조사담당관을 두고 특별조사를 수행했던 것.

서울청 조사2국장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92년 이제홍 조사2국장부터 시작한다. 서울청 조사국이 1국과 2국으로 확대 개편되면서 부터다. 군사정권을 종식하고 김영삼 대통령(YS)의 당선으로 문민정부가 들어선 후부터는 `93년 이영우 조사2국장, `95년 박병일 조사2국장, `97년 황규종 조사2국장이 특별조사를 담당했다. 황규종 국장(황해도)을 제외하고 이제홍, 이영우, 박병일 국장이 경북과 경남 등 모두 영남 출신이었다.

그리고 `97년 12월 김대중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최초이자 유일한 호남 출신 대통령이다. 김대중 당선인은 이듬해 1월 손영래 국장을 조사2국장 자리에 앉혔다. 그렇게 손영래 국장도 최초의 호남 출신 특별조사 담당국장이 됐다. 손영래 국장은 이후 국세청 조사국장, 서울청장, 국세청장까지 승승장구하는 역사를 썼다.

그리고 국민의 정부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99년, 당시 안정남 국세청장(전남 영암)은 특별 세무조사만을 담당하는 서울청의 ‘조사4국’을 신설했다. 그렇게 서울청 조사4국은 청와대의 하명 조사, 국세청의 중수부, 재계의 저승사자로 이름을 떨쳤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특별 세무조사의 시작은 호남 출신 대통령의 정부에서, 호남 출신의 국세청장이, 호남 출신의 조사4국장을 임명하면서 시작된 조직이다. 그러나 노무현 전 대통령을 죽음의 단초로 몰아간 것은 서울청 조사4국이 실시한 특별 세무조사 때문이었고, 이에 따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호남인들의 지지가 강한 민주당 의원들은 국세청 국정감사에서 ‘조사4국을 폐지하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역사의 아이러니다.

`17년 국정감사에서 박광온 민주당 의원은 “정치적 조사는 대부분 조사4국이 담당했다”고 비판했고, 같은 당의 심기준 의원도 “조사4국이 청와대 하수인이라는 오명이 있다”고도 지적했다. 이 외에도 김현미, 홍종학 의원 등은 조사4국의 폐지를 주장하는 등 역사적으로 굉장히 역설적 상황이 연출됐다.

다시 호남 출신의 조사4국장 역사를 살펴보자. 초대 ‘조사4국장’은 육사 25기의 류학근 국장으로, 조사2국장에서 조사4국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류학근 국장은 손영래 국장에 이은 호남 출신으로 전북 전주가 고향이었다. `99년 6월부터 조사2국장을 지냈으니, `01년 10월까지 특별 조사 지휘관으로 정확히 2년 4개월을 근무했다. 이는 안정남 청장의 재임 기간보다 더 긴 시간이었다. 그렇게 그는 광주지방국세청장으로 영전했다.

류학근 국장 다음으로도 또다시 호남 출신인 김상렬 조사4국장이 임명됐다. 김상렬 국장도 육사 28기의 군 출신으로 DJ정부의 대통령 비서실 근무에 이어 서울청 조사4국장을 맡는 등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김상렬 국장도 마찬가지로 광주지방국세청장으로 영전하게 된다.

그러나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호남 출신’ 조사4국장은 DJ정부 이후로 현재까지 단 한 명도 배출되지 못했다.

◆역대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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