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세청 조사4국장’, 20여년 간 호남 인사는 넘볼 수 없는 ‘성역’으로
국세청의 중수부라 불리는 핵심 요직인 ‘서울국세청 조사4국장’. 김대중 정부가 들어서며 특별 조사만을 담당하는 ‘4국’이 신설됐고, 거기에는 호남 출신 인사들로 채워졌다. 찬란하게 빛나던 ‘호남 출신 전성기’는 단 5년 만에 끝났다. `01년 이후로 `23년인 현재까지 20여년간 호남 출신이 조사4국장이 되는 일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앞서 살펴봤듯 국세청 역사에서 특별 세무조사를 담당한 국장은 김대중 정부때의 손영래(전남 보성), 류학근(전북 전주), 김상렬(광주 광산) 국장 등 4명이 전부다.
이들 이후로 임명된 조사4국장을 살펴보면, 김호기 국장은 강원 강릉, 이명래 국장은 강원 양양이었고,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가 들어섰을 때는 한상률 국장(충남 서산), 박찬욱 국장(경기 용인), 김창섭 국장(충남 논산), 이준성 국장(경남 밀양), 조홍희 국장(경기 가평) 등 특별한 지역색을 띠지 않았다.
이 중에서 한상률 국장은 서울청 조사4국장에서 본청 조사국장, 서울청장, 국세청 차장, 국세청장까지 완벽한 엘리트 코스를 밟았고, 박찬욱 국장 역시 서울청 조사4국장에서 본청 조사국장, 서울청장의 코스를 이어갔다. 아이러니하게도 당시 대통령(노무현)과 동향이었던 이준성 국장만이 본청 부동산납세관리국장으로 이동후 명퇴했을 뿐, 조사4국장을 역임한 이들은 모두 지방청장까지 올라섰다. 그만큼 조사4국장의 파워는 상상을 초월했다.
참여정부 이후로 정권이 교체되면서 ‘조사4국장’에는 다시 지역색이 물들었다. MB정부에서는 경북 상주 출신의 김연근 국장, 경북 의성 출신의 임환수 국장, 경북 청도 출신의 하종화, 이승호 국장이 각각 임명됐다. 전원 TK 출신인 정권 맞춤형 ‘영남 라인’이었던 셈이다.
실제로 김연근 국장은 본청 조사국장, 부산청장, 서울청장까지 올라섰고, 임환수 국장은 본청 조사국장, 서울청장, 국세청장까지 승진했다. 그가 박근혜 정부의 국세청장을 맡으며 문민정부 이후 역대 최장수 국세청장으로 이름을 올리는 등 국세청 최고의 조직력을 뽐내기도 했다. 하종화 국장은 대구청장, 이승호 국장은 부산청장으로 각각 영전한 후 명퇴했다.
그리고 박근혜 정부에서는 경기 화성 출신의 한승희 국장이 조사4국장에, 이어 경북 영덕 출신의 임경구 국장, 경남 산청의 유재철 국장이 각각 조사4국장으로 지냈다. 한승희 국장도 4국장이후 국세청장까지 올랐고, 유재철 국장도 중부청장까지 각각 승진했다. 임경구 국장의 경우 본청 조사국장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아쉬운 명퇴로 지방청장에 오르지는 못했다.
이후 호남에 기반을 둔 민주당 정권인 문재인 정부가 들어섰지만, 호남 출신의 고공단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문 정부에서도 호남 출신이 조사4국장으로 임명되는 일은 없었다. 임광현(충남 홍성), 임성빈(부산), 김동일(경남 진주), 오호선(경기 화성), 안덕수(부산) 국장이 조사4국장을 지냈다. 임광현 국장은 추후 본청 조사국장, 서울청장에 이어 국세청 차장까지, 임성빈 국장은 본청 감사관, 부산청장, 서울청장까지 승진했다.
그리고 현재 윤석열 정부에서는 대통령과 동향인 이동운 국장(서울)이 국세청 조사4국장을 맡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