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수 국세청장이 26일 자로 국세청 차장에 최재봉 본청 법인납세국장(71년, 전북 익산, 고려대, 행시39회)을, 서울청장에 정재수 본청 조사국장(68년, 경북 김천, 서울대, 행시39회)을, 중부청장에 박재형 본청 국제조세관리관(68년, 대전, 고려대, 행시39회)을 각각 임명했다.

세정일보가 이번 8.26자 기준으로 강민수 청장을 포함해 37인의 국세청 고공단 프로필을 분석한 결과, 영남 출신 비중은 40.54%, 호남 출신 비중은 24.32%로, 직전 고공단의 영호남 비중과 비교하면 영남 출신의 비중은 40.48%로 비슷했지만, 호남 출신 비중은 26.19%였으나 이번에 그 비중이 1.87%p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고공단에서는 행정고시 출신이 32명(37회~45회)으로 86.49%를 차지하면서, 직전 행시 비중인 83.33%와 비교해 3.16%p 늘었고, 비고시 출신 비중은 8.11%로 직전 비고시 비중인 11.9%보다 3.79%p 줄었다.

◆ 국세청 고공단 가급, ‘행시39회’로 전원 물갈이

영남 출신의 김태호 국세청 차장이 명퇴하면서 후임으로는 호남 출신인 최재봉 법인납세국장이 차장으로 임명됐다.

강민수 청장이 내건 슬로건인 ‘일 잘하는 국세청’을 위해 하마평에 TK(대구·경북) 출신인 박수복 인천청장도 물망에 올랐지만, 호남을 기반으로 한 민주당 세가 강한 현 국회 상황을 고려해 대국회 업무를 더욱 원만하게 소화해 내기 위해서 최재봉 법인납세국장이 차장으로 최종 낙점됐다.

차장에 호남 출신이 임명되면서 서울지방국세청장에는 영남 출신인 정재수 국세청 조사국장이 임명됐다. 정재수 신임 서울청장은 현 정부에서 본청 법인납세국장과 조사국장 등 최고 요직만을 역임한 인물이다. 사실상 이번 정부의 국세청 최정예로 키워진 TK 선두주자인 셈이다.

또한 오호선 중부청장의 후임으로는 대전 출신의 박재형 국장이 낙점됐다. 박재형 신임 중부청장의 경우 지난 `21년부터 본청으로 들어와 개인납세국장-자산과세국장-국제조세관리관을 역임하며 3년 반을 세종에서 근무하고 1급으로 승진하는 영예를 안았다.

◆ 고공단 비고시 3인 전원 ‘지방청장’ 임명…1년 뒤 명퇴 예상

다만 행시가 아닌 비고시 중에서도 1급으로 승진하는 ‘희망 사다리’가 있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었지만 역시나 이번에도 1급 비고시 배출은 실패했고, 그 결과는 행시39회로 세대교체가 이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고공단 가급 비고시의 경우 작년 말 명퇴한 장일현 부산청장(66년, 서울, 세대5기)이 마지막 비고시 인사였다.

이에 따라 현재 국세청 고공단 중 비고시로는 박수복 인천청장, 박광종 광주청장, 한경선 대구청장 등 3인이 포진하게 됐다. 직전 인사에서 비고시 출신 고공단은 5인(박광종, 박수복, 양동구, 윤종건, 한경선)이었지만 양동구, 윤종건 전 청장이 명퇴하면서 고공단 내 비고시 출신 비중이 줄어들게 됐다. 다만 이번 인사에서 빠진 서울청 조사4국장 등 일부 빈자리에 비고시 출신이 앉을 경우 이 비율은 달라진다.

아울러 고공단 나급이자 지방청장 인사로는 양동훈 대전청장(67년, 전남 강진, 고려대, 행시41회), 박광종 광주청장(67년, 전남 광산, 살레시오고, 세대5기), 한경선 대구청장(67년, 충남 대천, 성보고, 세대6기), 김대원 교육원장(71년, 경남 김해, 서울대, 기술31회)으로 임명되며 ‘예상대로’라는 반응이다.

다만 대구청장에는 영남 출신인 박종희 서울청 조사4국장(72년, 대구, 서울대, 행시42회)과, 양철호 부산청 성실납세지원국장(71년, 경북 영주, 부산대, 행시43회) 등이 물망에 올랐지만, 대구청장으로 영전하면 지방청장 1년 근무 후 명퇴를 해야 하고, 지방청장 영전은 아직 이르기도 하고 만약 지방청장을 역임한다고 하더라도 이후 다시 본청 국장으로 컴백해야 한다는 점에서 한경선 원장이 대구청을 이끌 적임자로 꼽혔다.

무엇보다 한경선 대구청장의 발탁은 현재 대구청이 전임 청장의 불미스런 사고로 인해 직원들의 사기가 저하되어 있다는 점 등에서 ‘특급소방수’로 투입되는 모양새다. 한 신임 대구청장은 직전 교육원 역시 전임 원장이 불미스런 일로 갑자기 퇴직하면서 소방수로 뽑혀 제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었다.

◆ 양철호 국장, 부산에서 서울로 ‘껑충’…`17년 강민수 청장과 근무 인연

박종희 조사4국장은 이번 인사에서 국세청 복지세정관리단장으로 임명되면서 본청으로 입성했지만 사실상 기획조정관 혹은 조사국장과 같이 요직으로 올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비(非) 요직으로 분류되는 복지세원관리단장으로 오면서 눈길을 끌었다.

그러면서 양철호 국장이 부산에서 서울청 조사1국장으로 직행하면서 사실상의 ‘깜짝 인사’로 분류됐다. 부산청에서 중부청을 거쳐 서울청으로 오는 코스를 밟지 않고 곧바로 서울청에 입성했기 때문이다. 이번 인사에서 부산청 국장이었던 최영준 징세송무국장과 유재준 조사1국장은 각각 중부청 성실국장, 조사1국장으로 이동하며 부산청-중부청 코스를 밟았다.

특히 강민수 청장이 `18년 본청 기획조정관일 때 함께 근무한 최영준 과장(중부 성실국장), 김재웅 과장(본청 기조관), 유재준 과장(중부 조사1국장)이 모두 이번 인사에서 중용됐다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양철호 국장은 강민수 청장이 `17년 본청 전산정보관리관으로 근무할 때 함께 근무한 과장(정보개발2담당관)이다.

◆ 본청 조사국장에 ‘서울’ 출신 민주원 국장 낙점

또한, 본청 조사국장에 민주원 국세청 개인납세국장이 발탁되면서 서울청 조사1국장-인천지방국세청장-본청 개인납세국장-본청 조사국장이라는 새로운 인사 루트를 쓰게 됐다. 차장에 호남, 서울청장에 영남이 배치되면서 조사국장에는 지역색이 없는 서울 출신의 민주원 국장이 전격 임명됐다.

당초 세정가에서는 서울청 조사1국장을 지낸 심욱기 국장이 본청 조사국장으로 이동하는 소위 ‘엘리트 코스’를 탈 것으로 전망되기도 했지만, 현실화하지 못하고 서울청 조사국에서 1년 더 근무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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