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훈 의원 국정감사에서 "윤관, 비거주자 신분으로 탈세 의혹“ 제기

국세청장 “세무상 의무나 권리 차이…공평과세 틈새 분야가 역외탈세”

윤관 vs 강남세무서, 123억 종소세 불복 행정소송 진행 중…결과 관심

강민수 국세청장으로 하여금 ‘국내 비거주자 신분을 악용해 조세회피를 하는 사례가 있다’며 소득세법상 '비거주자' 정의의 허점을 인정하게 만든 윤관 블루런벤처스 대표가 국회의 국세청 국정감사에서 실명이 거론되며 세금탈루 의혹이 조명되고 있다.

지난 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세청 국감에서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윤관 대표가 조세회피처인 세인트키츠네비스 국적을 취득하려고 했다는 의혹 보도가 있었다"며 "해외거주 고소득자들이 비거주자 신분을 이용해 세금을 탈루하고 있다"는 문제를 지적하며 윤관 블루런벤처스(BRV) 대표를 언급했다.

이에 대해 강 국세청장은 "비거주자는 거주자와 세무상 의무나 권리에 차이가 있으며, 특히 해외 소득이 높은 분들이 비거주자 신분을 이용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어려운 경제나 민생에 지장을 주지 않으면서 세수를 확보하고 공평과세를 이룰 수 있는 틈새분야가 역외탈세 분야"라고 말했다.

국회 국정감사에까지 일개 개인의 실명이 거론되며 국가 조세제도의 허점을 드러나게 한 장본인인 윤관 대표는 스스로 '비거주자' 신분을 근거로 국세청과 세금 소송을 벌이고 있다.

미국 국적인 윤 대표는 자신이 한국에 머문 기간이 1년간 183일 미만이기 때문에 비거주자 신분이라고 주장하며, 강남세무서가 2021년 2월 부과한 123억7758만원의 종합소득세가 부당하다며 이를 취소해야 한다고 심판청구를 제기했고, 기각되자 지난해 3월 종합소득세 부과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자신은 미국 시민권자로 연간 국내 체류 일수가 183일 미만이라서 국내 원천소득에 대해서만 과세해야 한다는 게 그의 취지다.

국세청은 2020년 2월부터 2021년 8월까지 세무조사 결과, 윤 대표가 2016~2020년까지 국내서 벌어들인 배당소득 221억원을 신고 누락한 것에 대해 123억7758만원을 추징했고, 윤 대표는 이에 대해 불복해 조세심판원에 불복심판을 신청했으나 기각됐다. 윤 대표는 이에 강남세무서장을 상대로 지난해 3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강남세무서장(피고)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측은 "원고는 과세대상 기간에 미국에는 고작 연간 12~33일(2016~2019년) 정도만 체류하면서도 국내에서는 미국 시민권자라고 과세를 회피하고, 미국 과세 관청에 신고할 때는 일본 주소를 자신의 주거지로 신고해 세금을 피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윤 대표는 블루런벤처스(BRV) 전신인 노키아벤처스에 입사한 뒤 2006년 BRV 한국사무소를 세워 투자사 대표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조세회피지역인 케이만군도 등에 2개의 펀드를 운영해 증시의 핫이슈인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주식(24.43%)을 대량 보유하며 조단위의 차익을 실현할 전망이다. 행정소송 결과에 따라 에코프로머티 관련 펀드 운용 보수에 대해서도 막대한 세금이 부과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국감에서 박 의원은 "비거주자 신분을 이용한 역외탈세 혐의는 철저한 전수조사를 하고 자산 이동 내용을 전면 재검토해 달라"며 "관련 혐의가 확인될 경우 강력한 과세조치 및 법적조치를 취해 조세정의를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고 요구했다.

한편 2022년 12월 조세심판원이 기각한 결정문에는 윤 대표가 별세한 유명 가수의 부인 A씨에게 약 10년간 약 10억원 규모의 경제적 지원을 한 사실관계도 포함됐다. 윤 대표가 2010년경부터 2019년경까지 오랜 관계를 유지하며 A씨와 그 자녀에게 국제학교 학비 등 생활비를 지원했고, 경기 성남에 있는 한 아파트를 무상으로 쓰도록 했다는 내용이다.

윤 대표는 고(故) 구본무 LG그룹 선대회장의 장녀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의 남편이자 LG家 맏사위로, 최근 LG그룹 오너일가의 상속재산 분할 소송 재판 과정에서 개입 여부로 주목을 받고 있다.

윤 대표의 장모와 아내인 김영식·구연경 모녀가 “상속재산을 다시 분할하자”며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상속회복청구소송 과정에서 가족 간 대화가 공개된 녹취록에 윤 대표가 등장하면서 윤 대표가 분쟁을 일으킨 배후로 지목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서울서부지법 민사11부(부장 박태일) 심리로 열린 상속회복청구소송 2차 변론에서 공개된 구연경 대표의 녹취록에는 '분할협의 리셋' 내용이 담겨있다. 녹음 당시 윤 대표가 자리에 배석한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구본무 선대회장 별세 후 개인금고에 보관돼 있던 물품 행방 등을 알린 것도 윤관 대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선대회장 유언장이 없었다"며 상속회복청구소송을 주도한 이가 윤 대표였다는 의혹이 재계에서는 퍼졌다.

윤태수 대영알프스리조트 회장 아들인 윤 대표는 미국 스탠퍼드대 경제학과에서 학부를 졸업하고 스탠퍼드대 대학원 통합과정 MS&E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2006년 5월 구연경 대표와 결혼한 뒤 LG家에서 탄탄한 인맥을 쌓았다.

이런 가운데 SSG닷컴 투자 실패로 인한 풋옵션(주식매도 청구권) 행사를 놓고 신세계 측과 갈등을 빚는가 하면 삼부토건 부회장 아들에게 대여금 2억원을 갚지 않았다며 대여금 청구소송을 당하는 등 윤 대표를 둘러싼 각종 크고 작은 논란이 재계 안팎에서 공공연하게 퍼지면서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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