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을 파면했다. 국회가 탄핵소추를 의결한 지 딱 111일 만이다. 대통령의 탄핵으로 정치권 못지않게 세정가 역시 요동칠 전망이다. 두 달 뒤 대통령 선거가 실시되고 새 대통령 취임과 함께 새 대통령의 당선 여부에 따라 국세청장을 비롯한 고위직 인사가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대통령 파면일 현재도 국세청은 여전히 평온하다. 강민수 청장은 대통령 탄핵 정국 때도 국세청은 흔들림 없이 할 일을 제대로 해야 한다는 모토로 일 해왔던 만큼 ‘대선정국 역시 마찬가지다’라는 스탠스로 보인다.

그러나 세정가는 대통령이 파면되면서 대선이 이어질 경우 `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되고 정확히 60일 뒤인 5월9일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과 함께 취임하자 국세청장을 비롯한 고위직 인사가 요동을 쳤던 것을 상기하면서 벌써부터 국세청 수뇌부의 변화를 요리조리 점치는 등 분주한 모습들이다. 당시 문 대통령은 야당이었다. 이번에도 야당 후보가 당선될 경우 국세청 인사는 말 그대로 급격한 요동이 예상된다.

반면 여당 후보가 당선될 경우 현 강민수 청장 체제는 흔들림 없이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점에서 새 청장의 인선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엇갈려 나온다. 다만 혼란스러운 정국 상황을 감안할 경우 국세청장은 국회의 인사청문회 과정까지 거쳐야 하는 자리인 만큼 당분간 현 강 청장 체제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강 청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한 윤 정부 두 번째 국세청장으로, 지난해 7월 23일 취임해 강력한 리더십으로 국세청을 안정적으로 이끌어왔다는 평을 얻고 있다. 특히 국세청장 임기는 못 박혀 있지 않지만 ‘통상 2년’으로 여겨지면서 작년 7월 말 취임한 강 청장은 현재까지 1년의 임기도 채 채우지 못한 상태라는 점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와 함께 `23년 56조4000억원, 지난해 30조8000억원 등 2년 연속 대규모 세수 결손이 발생했고, 올해도 법인세수 절벽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세수 확보에 빨간불이 들어오고 있다는 점 등에서 국세청이 흔들림 없는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안정을 택해야 한다는 분석이 더 무게감 있게 다가오고 있다.

그러나 대선 결과 정권 교체가 이루어진다면 국세청장 교체 가능성은 커진다. 강민수 청장이 취임 1년을 맞이한다는 점, 문재인 정부에서는 김현준 청장(1년1개월)이, 박근혜 정부에서는 김덕중 청장(1년5개월), 이명박 정부에서는 한상률 청장(1년2개월)과 백용호 청장(1년) 등 과거 정권마다 1년여 만에 교체되는 역대 청장도 적지 않았다.

교체될 경우 그 시기는 6월초순 새 대통령이 취임할 경우 국세청장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국무총리를 비롯한 각 부 장관들의 인사청문회 이후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6월말~7월초로 예상되면서 새 국세청장의 취임은 7월은 되어야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그렇다면 정권교체 시 새 국세청장은 누가될까에 관심이 쏠린다. 국세청 내부 인물 중에서는 고위공무원단 가급 중에서 차장, 서울청장, 중부청장, 부산청장 등이 차기 청장 후보군이 된다. 그리고 세정가에서는 지난 6월 명퇴한 오호선 전 중부청장과 김동일 전 부산청장의 움직임에도 주목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소문이다. 그러나 국세청 인사에 밝은 사람들은 극히 드물게 김창기 전 청장의 예가 있기는 하지만 퇴직한 인물이 다시 현직 수장으로 기용된다는 것은 물레방아를 거꾸로 돌리는 것으로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는 견해가 다수로 전해진다.

다만 외부에서 청장이 올 가능성이 없지도 않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백용호 당시 공정거래위원장이 국세청장으로 임명된 바 있으며, 노무현 정부에서는 이용섭 관세청장이 국세청장으로 온 선례가 있다.

현직에서 차기 청장으로 물망에 오르는 인물은 국세청 고공단 가급인 최재봉 국세청 차장(71년, 전북 익산, 남성고, 고려대), 정재수 서울청장(68년, 경북 김천, 대구 성광고, 서울대), 박재형 중부청장(68년, 대전, 서울 인창고, 고려대), 이동운 부산청장(70년, 서울 출생, 현대고, 서울대) 등이 있다. 또한 양동훈 대전청장(67년, 전남 강진, 환일고, 고려대), 한경선 대구청장(67년, 충남 대천, 성보고, 세무대), 박광종 광주청장(67년, 전남 광산, 살레시오고, 세무대), 김국현 인천청장(69년, 전남 여수, 대전고, 서울대)도 대통령이 지명한다면 인사청문회장에 충분히 설 자격이 있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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