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기각 시 ‘2년 임기’ 다 채웠다

정권 교체 시 국세청장도 바뀌었다

오는 4일 오전 11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여부를 결정하는 헌법재판소 선고가 이뤄질 예정이다. 과거 우리나라는 노무현 대통령 탄핵(기각), 박근혜 대통령 탄핵(인용), 그리고 현재 윤석열 대통령 탄핵까지 총 세 차례의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헌재로 넘어갔다.

노 전 대통령은 헌재 기각 결정까지 64일, 박 전 대통령은 92일, 윤 대통령은 111일이 소요됐다. 이 과정에서 대통령의 탄핵 인용, 기각 여부에 따라 국세청 고위직의 인사 구도에도 변화가 있었다. 탄핵이 인용되면 고위직도 교체되고, 기각되면 변화가 없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결정에 따른 고위직의 운명에도 큰 출렁거림이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먼저, `04년 3월 12일 노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당시 국세청장은 이용섭 청장(51년, 전남 함평, 학다리고, 전남대, 행시14회)이었다. 이용섭 청장은 `03년 3월 노 전 대통령이 임명한 첫 번째 국세청장이었다. 재경부(기재부) 출신으로 관세청장을 역임하고 있던 이 청장을 불러 참여정부 초대 국세청장으로 임명했다.

이 청장이 재임 1년을 채우던 시기 노 대통령의 탄핵안이 국회에서 통과됐고, 5월14일 헌재가 탄핵을 기각한 이후에도 계속해서 청장직을 수행하며 약 2년의 임기를 채우게 됐다. 이용섭 청장을 보좌했던 이주성 국세청 차장(49년, 경남 사천, 경남고, 동아대, 행시16회)도 청장과 함께 2년의 임기를 무사히 채웠다. 그리고 이주성 차장은 이용섭 청장의 뒤를 이어 국세청장으로 임명됐다.

또한 당시 지방청장이었던 이주석 서울청장, 김정복 중부청장, 이재현 대전청장, 홍현국 대구청장, 기영서 광주청장, 윤종훈 부산청장 등 6인은 ‘지방청장 1년’ 임기를 모두 채우며 이변 없이 고위직 관례를 모두 따랐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사건 당시에는 국세청 고위직에 큰 변화가 있었다. 국세청장 교체는 물론, 차장을 비롯한 지방국세청장 전원이 교체됐다.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 제출되기 전 임환수 국세청장(62년, 경북 의성, 대구고, 서울대, 행시28회), 김봉래 국세청 차장, 김재웅 서울청장, 심달훈 중부청장, 최진구 대전청장, 서진욱 대구청장, 한동연 광주청장, 최현민 부산청장 등이 재임 중이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16년 12월9일 국세청은 곧바로 고위직 인사를 실시해 지방청장을 대거 교체했다. 서울청장에 한승희, 대전청장에 신동렬, 대구청장에 윤상수, 광주청장에 김희철, 부산청장에 서진욱 국장을 각각 임명했다.

그리고 한승희 서울청장, 김희철 광주청장, 서진욱 부산청장은 취임 반년 만에 자리를 옮기거나 퇴임하게 됐다. 헌재가 박근혜 대통령을 파면하는데 전원일치 의견으로 인용 결정을 내리면서 차기 대통령 선거가 진행되며 정권교체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그렇게 문재인 대통령이 `17년 5월 취임하면서 국세청 고위직도 대폭 물갈이됐다. 국세청장에 한승희 서울청장(61년, 경기 화성, 고려고, 서울대, 행시33회)을 임명한 것을 시작으로, 서대원 국세청 차장, 김희철 서울청장, 김용균 중부청장, 이은항 광주청장, 김한년 부산청장 등 6명이 새롭게 임기를 시작했다. 신동렬 대전청장과 윤상수 대구청장은 1년의 임기를 마치고 명퇴했다.

특히 박 대통령이 임명했던 임환수 청장은 `14년 8월부터 임기를 시작해 `17년 6월까지 무려 3년에 가까운 시간을 국세청장으로 지냈다. 박 대통령의 탄핵이 아니었다면 최장수 국세청장으로 기록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받던 인물이었다.

한편, 윤석열 정부인 현재 국세청 고위직은 지난해 7월부터 임기를 시작한 강민수 국세청장(68년, 경남 창원, 동래고, 서울대, 행시37회)을 비롯해 최재봉 국세청 차장, 정재수 서울청장, 박재형 중부청장, 양동훈 대전청장, 한경선 대구청장, 박광종 광주청장이 곧 취임 1년을 맞이한다. 이동운 부산청장과 김국현 인천청장은 올해 1월부터 임기를 시작해 취임 4개월을 맞이하고 있다.

이들의 운명도 오는 4일 헌재의 대통령 탄핵 소추에 대한 결정에 따라 크게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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