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일 자로 단행한 임광현 號 국세청의 과장급 인사의 특징은 국세청의 ‘A to Z’로 불리는 본청 조사국의 허리인 과장급 6자리의 ‘전원 물갈이’였다.
국세청 본청 조사국 과장 자리는 조사기획과장(박상준), 조사1과장(구성진), 조사2과장(최지은), 국제조사과장(이상훈), 세원정보과장(윤순상), 조사분석과장(이경순) 등 모두 6개다. 이번 과장급 인사는 소폭으로 단행할 것이라던 당초의 예상과는 달리 절반 이상이 바뀌면서 중폭 규모로 단행됐다. 그러나 조사국 과장들은 '전원 교체'라는 수술이 이뤄졌다.
이와 관련 국세청은 이번 조사 분야의 과장급 배치는 기존 세무조사 방식을 납세자 관점에서 혁신하는 한편 민생 침해 탈세, 지능적 역외 탈세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조사 전문성을 감안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임광현 청장이 취임사에서 “기업에 불편을 끼치는 세무조사 방식을 바꾸는 등 ‘자상한 조사’로 개선하겠다”고 밝힌 것처럼 세무조사 시스템의 대수술을 예고하는 신호탄이라는 분석으로 읽히고 있다.
이와 함께 이번에 본청 조사국으로 입성한 인물 중 2명(이경순, 구성진)은 서울국세청 조사4국에서 발탁됐다. 이들은 모두 세무대학(10기, 12기) 출신이다. 특히 조사1과장으로 발탁된 구성진 과장은 그간 본청 조사국에 전무했던 호남 출신의 씨앗을 뿌리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또한 조사2과장에 전임 이선주 과장에 이어 최지은 과장의 진입으로 더 이상 본청 조사국도 ‘금녀의 城’이 아님을 또 한 번 입증했다.
조사국 입성에 따라 자리를 옮긴 이들 역시 기분 나쁜 인사가 아닌 대부분 그간의 고생을 감안한 기분 좋은 인사였다는 평가다. 김휘영 조사1과장과 남영안 세원정보과장은 부이사관 자리인 중부청 감사관과 납보관으로 발령받았다. 이선주 조사2과장은 혁신정책담당관, 신재봉 조사기획과장은 법인세과장, 김동수 조사분석과장은 서울청 조사3국 1과장으로 각각 전보되면서 정권교체에 따른 정치적 고려는 없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과장급 인사의 또 다른 특징은 국세청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5인방’의 대부분을 교체했다는 것도 눈에 띄었다.
이미 교체된 청장의 그림자 보좌역 송윤정 정책보좌관에 이어 인사기획과장에 황동수(법인세과장), 감찰과장에 정동주(부산청 조사 2-관리), 대변인 김상범(유임), 세원정보과장 윤순상(혁신정책)으로 각각 바뀌었다. 이와함께 자리를 물려준 과장급 역시 각자의 전문성에 따라 청장 정책비서관 이었던 이임동 과장은 국제세원담당관, 이철경 감찰과장은 감사담당관으로 수평 이동하면서 그간의 노고를 감안했다는 평가다. 또한 이법진 인사기획과장은 부이사관 자리인 인천국세청 성실납세지원국장으로 발령하면서 요직 인사 역시 매끄럽게 인적교체를 이루었다는 평가다.
국세청은 그동안 청장이 바뀔 때마다 정치적 성향에 따라 중요 자리에 지역적 냄새가 나는 인사를 기용해 왔으나, 이번 인사에서는 국세청이 밝힌 것처럼 성별·입직경로·출신지역과 관계없이 역량이 검증된 인재를 본・지방청 주요 직위에 배치됐다는 평가다. 그러면서 임광현 청장이 정치적 고려 없이 ‘공정한’ 인사를 한 흔적이 역력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행시 출신들의 전유물이었던 황동수 인사기획과장(세대 10기)의 발탁이다. 2009년 백용호 전 청장 시절 김영기 전 조사국장(세무대학 1기)이 최측근으로 불리는 운영지원과장(현재의 인사기획과장)을 지낸 이후 16년 만에 세무대학 출신의 기용이라는 점에서 국세청 인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세무대학 출신은 물론 비고시 출신들에 대한 ‘희망사다리’로서의 사기진작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