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은 또 어떤 회계법인에서 거절당할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200곳이 넘는 회계법인과 기업에 지원했지만 모두 거절당했습니다. 6년간의 수험생활을 마쳤지만, 다시 2년간 200곳 넘게 문을 두드려도 받아주는 곳은 없었습니다. 그 어떤 회사도 수습공인회계사를 원하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현재 수습기관을 배정받지 못한 ‘미지정 회계사’는 누적 592명을 넘어섰다.
청년공인회계사회는 12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공인회계사 수험생 및 미지정 합격자들이 ‘수험생에서 백수로, 그리고 시위대로’라는 주제로 행진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정부청사 앞에는 정장을 차려입은 600여명의 청년들이 팻말을 들고 정부청사를 행진했다.
시위에 참석한 한 청년회계사는 “저는 2022년 합격자입니다. 그날 부모님이 울며 축하해 주셨어요. 그런데 지금은 제가 울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한 청년회계사는 그는 지난해부터 수습기관을 찾지 못해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그는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은 또 어떤 회계법인에서 거절당할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200곳이 넘는 회계법인과 기업에 지원했지만 모두 거절당했습니다. 6년간의 수험생활을 마쳤지만, 다시 2년간 200곳 넘게 문을 두드려도 받아주는 곳은 없었습니다. 그 어떤 회사도 수습공인회계사를 원하지 않았습니다”라고 말했다.
청년공인회계사회에 따르면 이번 시위는 자격제도심의위원회의 11월 선발 인원 결정을 앞두고 열린 마지막 집회다.
또 다른 이는 “요즘은 ‘살고 싶다’는 생각보다 ‘그냥 끝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게 무너진 것 같고 열심히 공부했는데 왜 인생이 이렇게까지 되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지금 청년 회계사들 중엔 생계비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단체 내에서도 극단적인 생각을 호소하는 메시지가 자주 올라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년공인회계사회는 “내년도 선발 인원을 결정할 때는 현재 미지정 인원 592명뿐 아니라, 의도적으로 졸업을 유예한 인원까지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며 “공인회계사가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하는 현 상황은 개인의 고통을 넘어 향후 제2의 대형 회계부정을 초래할 수 있는 심각한 구조적 문제”라고 강조했다.
단체는 이러한 사태를 막기 위한 해법으로 △회계사 선발 인원의 ‘정상화’ △수습 인프라 기반 정책의 전면 재정비 △표준감사시간제도 도입과 내부회계관리제도의 전면 시행을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