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껏 세간의 관심에서 한참 떨어져 있던 국세청 인사구도에 대한 지각변동의 기운이 5월을 들어서면서 어느덧 국세청 인근까지 성큼 다가왔다. 국세청 안팎은 곧 눈앞에 현실로 닥쳐올 ‘태풍성 인사’의 방향과 크기를 둘러싼 설왕설래로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해 트라우마가 영향을 미쳤는지 일각에서는 김대지 국세청장의 교체가능성을 언급하는 모습도 엿보인다. 그만큼 지난해 8월 김현준 전 국세청장(현 LH사장)의 교체는 예상 밖의 일이었고, 올해 역시 정권의 ‘럭비공 인사’가 이루어질 경우 그 불똥이 김대지 현 국세청장에게 튀지 않겠냐는 이야기이지만, 현재 전반적인 상황을 관측하면 김대지 교체설은 말 그대로 ‘그렇게 되길 바라는’ 일부가 내놓는 ‘뇌피셜’에 그칠 공산이 더 커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즉 내년 대선 이후 문재인 정부 종식 시점까지 김대지 국세청장 체제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며, 이번 6월말과 오는 12월말 2번의 지방국세청장급 고위직 인사 타이밍을 통해 내년 정권 교체 이후 새로운 국세청 지휘라인 구성을 위한 기반을 만들어 놓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더 설득력을 얻는다.
핵심은 6월말 인사다. 차기 국세청장 최우선 후보군으로 꼽힐 수 있는 국세청 차장과 서울지방국세청장의 교체 타이밍이 도래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현 김대지 국세청장 취임 후 발탁된 문희철 현 국세청 차장(1965년‧전북 고창‧행시38회)과 임광현 현 서울지방국세청장(1969년‧충남 홍성‧행시38회)은 오는 6월말 기준 재임 9개월을 채우게 된다. 다만 국세청 내부에 깔려 있는 심리적 인사 사이클을 감안하면 이들은 사실상 재임 1년, 즉 완벽한 교체타이밍으로 간주되고 있다. 특히 승진을 기다리고 있는 후배들은 이를 당연시하고 있는 모습이다.
좀 더 디테일하게 살펴보면 국세청 차장의 경우 여타 지방국세청장들과 달리 독립된 지휘권이 없는 ‘실무형 참모’인데다 그동안 인사에서 재임 1년 교체 원칙에서 예외를 적용받는 경우가 많았다는 측면을 고려하면 문 차장의 무조건 교체를 장담하기 힘든 구석이 있기는 하다.
문제는 임광현 서울국세청장이다. 국세청은 정치적 상황 등 극히 제한적 경우에만 1급(고위공무원 가급) 지방국세청장의 임기 연장(6개월 이상) 또는 다른 1급 자리로의 이동을 허용해 왔다. 여러 상황을 감안할 때 임 청장의 임기 연장은 명분이 없다는 게 세정가 안팎의 분석이다.
다시 말해 그는 국세청의 인사전통에 따라 6월말 명예퇴직하거나 다른 1급 자리로 이동을 해야 하는데 하필이면(?) 1급 지방청장 중 최고 서열(서울)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사실상 갈 수 있는 자리는 국세청 내에서는 차장 밖에 없다.
이들 외에도 6월말 기준 교체대상에 임성빈 부산지방국세청장(1급), 이청룡 대전지방국세청장(2급), 송기봉 광주지방국세청장(2급) 등이다. 국세공무원교육원장도 실질적으로 지방국세청장급으로 대우한다는 측면에서 이현규 국세공무원교육원장(2급)도 교체 대상에 포함된다.
숫자로만 따지면 총 9개 고위 지휘라인 중 6개가 교체대상이 되는 셈인데, 후속 고위공무원 승진 및 부이사관 승진, 본청 과장급 등 세무서장급 인사 등을 감안하면 사실상 ‘환골탈태’ 수준의 인사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대단히 높은 상황이다.
순전히 정치적인 일정이 최우선 순위로 감안된다면, 6월말 교체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인물 중 일부도 6월말 인사 자원으로 활용될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다시 말해 6월말 인사를 정점으로 차기 국세청장 후보자 구도를 확립하는 방향으로 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이런 방향으로 인사가 이루어진다면, 오는 12월말 인사는 사실상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덧붙여 나오고 있는 모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