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본청 각 국실의 수장인 국장급 관리자들은 매번 인사시 급수 여하를 따지지 않고 무조건적으로 지방국세청장 영전 0순위 후보들이다.
1급 승진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행시 37회 강민수 법인납세국장(1968년, 경남 창원), 정철우 징세법무국장(1966년, 경북 경주)외에도 비고시 출신 김진호 소득지원국장(1964년, 경기 강화, 세대3기)과 지난해 말 본청 진입에 성공한 정재수 전산정보관리관(1968년, 경북 김천, 행시39회)을 제외한 내부 출신 행시 38회 국장들(외부영입-감사관, 납세자보호관)인 김진현 기획조정관(1969년, 대구), 김동일 국제조세관리관(1966년, 경남 진주), 노정석 조사국장(1969년, 서울), 김태호 자산과세국장(1968년, 경북 경주) 등도 잠재적 후보군이다.
이들의 묵직만 면면을 놓고 보면 딱히 행시 37회 출신들만이 1급 승진자로 선택될 것이라고 장담하기가 조심스러워지는 면이 존재한다.
즉 행시 38회 출신 국장들 중에서 1급 승진자가 나올 수도 있고, 비고시 출신 배려 차원에서 김진호 국장이 전격적으로 선택을 받을 가능성을 아예 지우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번 인사 타이밍에 1급 승진이 좌절되더라도 일부는 2급 지방국세청장으로 진출 할 수도 있다.
이들 외에도 강력한 ‘다크호스’들이 존재하고 있다.
서열상으로만 밀릴 뿐 본청 국장급들에 비해 모자란 부분이 없는 송바우 서울청 조사1국장(1972년, 전북 고창, 행시38회), 김재철 서울청 조사3국장(1964년, 전남 장흥, 세대4기)이다.
송바우 국장과 김재철 국장의 1급 승진도 결코 불가능한 시나리오가 아니라는 논거는 김대지 현 국세청장도 본청 국장 자리를 단 한번도 거치지 않았으나 1급 승진(부산지방국세청장)이라는 기염을 토한 바 있고, 문희철 현 국세청 차장도 주목받지 못하는 서울청 성실납세지원국장 자리에서 일약 국세청 차장으로 올라섰다.
이는 다가올 1급 지방국세청장 인선 레이스가 ‘혼전’ 양상으로 펼쳐질 것이라는 관측이 더해지는 부분이다.
6월말 기준으로 인사수요가 발생한 대전과 광주지방국세청장 인선으로 범위를 좁혀보면 오히려 송바우 국장과 김재철 국장이 본청 국장급들에 비해 훨씬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방국세청장 인사에서 고려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지역안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본청 국장급 중 광주청장으로 인선할 만한 지역 출신 인사가 전무한 형편. 그동안의 인사패턴을 감안하면 송바우 국장과 김재철 국장은 적어도 광주청장 자리는 기본으로 확보한 상태에서 이번 (1급승진)인사판에 후보자로 뛰어들었다는 설명이 가능한 것이다.
여기서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김재철 서울청 조사3국장이다. 그는 이미 지난번 1급 승진인사에서 후보자로 검증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도 비고시 출신들을 2인자인 차장과 서울청장에 앉히면서 국세청 직원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비고시 출신들에게 희망사다리가 되었으나, 유독 문재인 정부에서는 매몰차게 비고시 출신들에게 1급 승진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김 국장의 1급 승진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
그는 또 출신 지역(전남 장흥, 순천고)면에서도 현 정부의 국정철학을 오롯이 체득하면서 현재 국세청의 최대 과업인 부동산투기특별조사의 실무를 책임지면서 몸값을 한껏 높이고 있다.
이와는 달리 행시 출신인데다 1972년 출생자로 연령 측면에서 여유가 넘치는 송바우 국장의 경우 당장 지방청장으로 내려내기보다는 본청 핵심 국장급 자리에 배치될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는 것이 국세청 안팎의 분석이다.
결과적으로 2급 지방국세청장 인선 측면에서 따져보면 본청 국장급들이 노려볼 수 있는 자리는 ‘중립지대’로 지역안배 측면에서 간혹 예외가 적용되어 왔던 대전청장 자리뿐이라는 결론이 도출된다. 국세공무원교육원장 자리도 교체가 예상되기 때문에 본청 국장급 중 1명이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들 잠룡들의 승진은 현재의 1급인 세사람이 과욕을 부리지 않았던 선배들처럼 후배들을 위해 명퇴라는 용단을 내릴때 가능해진다. 잠룡들의 승진여부는 오롯이 선배들의 거취에 달려있는 셈이다.
6월말 국세청 고위직 인사를 위한 포석은 이미 시작됐다. 새정부를 향한 포석일까. 후진들의 기를 살리는 포석일까. 인사권자의 고뇌가 시작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