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경, “납세자가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 제공하면 정확한 계산값 나올까”
박명호, “AI 세금비서로 국세청 예산 얼마나 절감할지 그림도 그려야 한다”
오문성, “AI가 모든 것을 해결못한다. 국세행정과 무인자동차 개발은 다르다”
국세청의 ‘AI 세금비서’가 제공하는 정보가 잘못된 결과일 때, 결국 납세자는 수정신고를 하고 가산세를 물어야 하는데 이같은 제재는 납세자 입장에서 불공평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19일 국세행정개혁위원회(위원장 최종원)와 한국조세재정연구원(원장 김재진)이 공동 주최하고 국세청(청장 김창기)이 후원하는 ‘2022 국세행정포럼’에서 ‘국세청 세금비서 도입 방향 및 로드맵 발표’ 주제발표에 대한 분야별 전문가들의 심도 있는 토론이 진행됐다.
토론자로 나선 고은경 한국세무사회 부회장은 국세상담업무의 세정효율화를 위해 국세청 세금비서 도입에 적극 동의했다. 그러면서 고 부회장은 AI 세금비서 도입에 앞서 국세청 홈택스 자료를 플랫폼 사업자가 임의로 이용할 수 없도록 홈택스 과세자료 제공에 만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부회장은 “IT 세정으로 세정효율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개인납세 관리 소홀이 큰 문제가 되고 있다”며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국세청에서 세금신고 기간 중 홈택스 이용장애 및 접속 과부화 문제로 인한 차단 등 납세자 불편이 없도록 홈택스 서버증설 및 장비 확충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AI 세금비서 통해서 예측치를 제공할 수 있다고 했는데, 추정이나 추천값으로 납세자를 이해시켜 민원 발생 소지를 없도록 노력해야 한다”면서 “우리나라 세법은 아주 복잡한데 질의응답 수준인 AI 세금비서는 응답해서 결과를 얻어낼 때 납세자가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 제공하고 유도하는 등 형태로 진행되면 정확한 계산값이 나타날지 의문도 있다”고 설명했다.
박명호 홍익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국세청 AI 세금비서 도입 관련 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한 가지 세목을 정해놓고 그 세목에 대해 처음부터 끝까지 세금 관련 프로세스를 고려해, 부가가치세면 쭉 부가세 신고 있고 세무조사도 있을 것이고, 불복청구까지 간다면 각 단계마다 AI 세금비서가 어떻게 개입하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렇지 못하는 부분은 어디까지인지 세목마다 세금 관련 프로세스를 설정한 다음 할 수 있는 것 없는 것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AI 세금 프로젝트에도 나라 예산이 들어간다”며 “최신 유행을 타는 것이기 때문에 국회 내에서도 4차 산업혁명 AI 관련 예산이 있어 눈에 보이는 가시적인 성과를 가져오라고 요청을 했지만 어느 기관도 선뜻 결과물을 제시하지 못 했다”며 “실질적으로 업무에 도움 되거나 성과에 기여하는 것은 드물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많은 세금 들어갈텐데 과연 6단계까지 완성할 시 소요되는 예산은 얼마인지, AI 세금비서로 국세청의 예산은 얼마나 절감할지 등에 대한 그림도 그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과도한 기대를 가지지 말라는 발제자의 지적처럼 조심스러운 평가가 필요하다”며 “콜센터 퇴직율이 줄어든 것이 AI 비서 도입 성과로 인한 것인지 의문이고, 성과에는 납세자가 느끼는 불편함을 담아내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오문성 한국납세자연합회 회장은 “AI가 모든 것을 해결하지 못한다. AI의 판단미스는 어떻게 할 것인지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지만 국세청 업무와 무인자동차 개발은 다른 개념”이라면서 “AI가 세제혜택 등을 알려줄 수 있지만 결국 선택은 납세자가 해야 하고, 책임을 져야하는데 AI가 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원석 서울시립대 세무전문대학원 교수는 “AI 세금비서가 발전하고 있지만 너무 세금비서나 시스템적으로 편의성을 찾으면 기존에 사람이 하던 일과 시스템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이 혼재되고 중복되면 이것도 해결하기가 쉽지 않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생각든다”면서 “사람이 해야 하는 문제를 잘 구분해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범교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조세정책연구실장은 “AI 지능이 인간을 뛰어넘는 인공지능은 인간의 감성까지도 캡쳐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한다면, 사실 사람보다도 정확한 정보를 줄 수 있고 판단할 수 있는데 그런 상태에서 세무사들과의 관계가 어떻게 되는지, 어떤 식으로 협력을 하는지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납세자가 세금을 얼마나 내야하는지 확정적으로 이야기해주지 않는다면 AI비서를 써야하는가 의문”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토론자로 참석한 하나경 세무사는 “우선 회원가입할 때 사업자 회원가입에 대한 애로사항 개선이 필요하다”며 “전자세금계산서 회원가입은 꼭 세무서를 내방해야만 할 수 있어, 온라인으로 신청서를 받거나 세무대리인에 대리권한을 줘서 발급을 원활하게 할 수 있게 해달라”고 말문을 열었다.
또, “부가가치세, 소득세 정보를 개선해서 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면서 “우리가 코로나로 인해 지방자치단체 지원금이나 기타 소상공인 진흥공단에 지원금이 많이 발생하는데 이에 대한 정보가 홈택스 조회가 되지 않아 소득세 신고할 때 애로사항 있다”고도 설명했다.
이어 “마이홈택스가 사업자로 하면 모든 정보가 다 보인다. 그런데 실제 사업자로 로그인하면 실무자에게 위임하는 정보가 다르다. 신고와 납부 체납만 하는 사람 있고, 세무조사 대응까지 하는 실무자도 있다. 현 홈택스는 인증서로 모든 정보가 공개되어서 핸드폰을 통한 개인인증을 통해 개인정보를 강화하고 공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상속세 증여세 관련 업무처리에도 애로사항이 있다”며 “최근 매매사례가 2개월 간 조회가 안 되는 문제가 있었다. 실거래가 조회 통해서 이 부분을 보완해서 신고를 하는데 이 상황이 최근 2개월이 아니라 4개월까지도 내역이 안 보이는 경우도 있다. 이 공시주기를 단축해서 신고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