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2인자인 ‘국세청 차장’. 윤석열 정부 첫 국세청 차장은 김태호 차장으로 오는 6월이면 취임 1년을 바라본다.

국세청 차장은 서울청장, 중부청장, 부산청장과 함께 국세청 고공단 가급으로 내부에서 승진할 수 있는 가장 높은 자리 4자리 중 하나이다. 그리고 취임 1년이면 명퇴냐, 승진이냐의 갈림길에 선다. 대부분 후진을 위한 용퇴를 선택한다.

앞서 문재인 정부에서 임광현, 문희철, 김대지, 이은항, 서대원 전 차장 등 5명이 모두 1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난 역사가 있어 이번 윤석열 정부에서도 김태호 차장 역시 1년 만에 ‘변동수’가 발생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역대 국세청 차장은 다음 단계로 어떤 루트를 밟아왔을까.

세정일보가 문민정부 이후 역대 국세청 차장 ‘21인’의 영전 여부를 조사한 결과, 7명(33.4%)이 국세청장으로 영전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먼저, 국세청 차장 이후 국세청장으로 승진한 이들은 임채주, 안정남, 이주성, 전군표, 한상률, 이현동, 김대지 차장 등이다. 이들을 통계적으로 살펴보면 4명이 영남 출신, 1명이 호남 출신이었다. 이 외에는 강원과 충남이 각각 1명으로 영남 출신자들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영삼 정부에서 실세라 불린 임채주 차장(경북 포항, 행시2회), 김대중 정부에서는 안정남 차장(전남 영암, 행시10회)이 국세청장에 오를 수 있었고, 노무현 정부에서는 이주성 차장(경남 사천, 행시16회), 전군표 차장(강원 삼척, 행시20회), 한상률 차장(충남 서산, 행시21회) 등 전원이 국세청장이 됐다. 이명박 정부에서도 이현동 차장(경북 청도, 행시24회)이 국세청장으로 영전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에서는 이전환, 김봉래 차장은 그대로 퇴직을 했고,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서대원, 이은항 차장이 차례로 퇴직 루트를 밟았다. 김대지 차장(부산, 행시36회)이 다시 국세청장으로 임명되면서 9년 만에 다시 차장-청장 코스가 재개됐다.

그러나 이후에 임명된 문희철, 임광현 차장 등은 모두 국세청 차장을 마지막으로 퇴직의 길을 밟았다.

세정가의 관심은 현 김태호 차장이다. 윤석열 정부의 첫 국세청 차장으로, 그는 `68년 경북 경주에서 태어나 부산 동성고를 거쳐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행정고시 38회로 현 김창기 국세청장(67년, 경북 봉화, 행시37회)보다 행시 1기 후배다. 특히, 윤석열 정부는 군사정부 이후 처음으로 청장과 차장이 모두 TK(대구.경북) 출신으로 채워지면서 눈길을 끌었다.

역사적으로 국세청 개청 이래 국세청 차장에서 서울청장이나 중부, 부산청장으로 이동한 경우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즉, ‘국세청 차장’에 임명된다면 국세청장이 되냐, 마느냐의 갈림길에 선다는 이야기다. 다만, 차장은 1년이라는 임기가 정해진 것은 아니라는 점이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국세청 차장은 어느 직에서 가장 많이 임명됐을까. 현 김태호 차장을 포함해 문민정부 이후 22명의 국세청 차장의 보직경로를 살펴보면, 서울청장에서 국세청 차장으로 임명되는 경우가 4명(18%)가장 많았다.

또한, 국세청 직세국장(법인세, 소득세 등 직접세 부과국)이 3명으로 뒤를 이었고, 이름이 바뀐 뒤 본청 법인납세국장 2명, 개인납세국장 1명 등도 임명됐다. 특히 본청에서 차장으로 승진하는 경우는 이 외에도 조사국장 2명, 소득지원국장 1명, 기획관리관 1명, 국제조세관리관 1명 등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지방청장 중에서는 서울청장에 이어 부산청장이 2명, 대구와 광주청장에서도 각각 1명씩 차장으로 승진한 바 있다.

서울청 국장 중에서도 차장에 임명된 경우도 있었다. 서울청 조사1국장(김봉래)과 서울청 성실납세지원국장(문희철)이 차장으로 승진했다.

[역대 국세청 차장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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