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국세청. TK(대구·경북) 지역을 관할하는 지방국세청으로, 대구국세청장은 TK 출신만이 앉을 수 있는 곳이라 여겨지는 자리다.

대구청장직은 2급지 청장으로 대부분이 대구청장을 마지막으로 퇴직해왔다. 그러나 이번 6월 인사를 앞두고 정철우 대구청장이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을지 세정가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구청장이 고공단 가급으로 승진할 가능성은 그간의 역사를 보면 거의 제로에 가까울 정도로 희박하다. 심지어 국세청 최정점인 국세청장에 임명된 이들을 살펴보더라도, 군사정부 시절 대구청장을 역임했던 서영택 청장이 유일했다.

그러나 지난 정부 말 김태호 당시 대구청장(경북 경주, 행시 38회)이 정권 교체로 국세청 차장으로 승진하면서 새롭게 대구청장 황금기의 시작이 될 수 있다는 시그널을 주었다.

현재 정철우 대구청장은 66년 경북 경주 출생으로 울산 학성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행시 37회로 국세청 공직생활을 시작한 인재다. 정철우 대구청장이 앞선 김태호 대구청장처럼 영전 릴레이를 이어갈 수 있을지 세정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

이에 세정일보는 역대 대구청장이 어떤 인물로 채워졌으며, 이들의 향후 거취는 어땠는지 살펴봤다.

먼저, 문민정부 이후 현재까지 총 31명의 대구청장이 임명됐으며, 현 정철우 대구청장을 제외하고 30명 중 3명(10%)만이 고공단 가급으로 영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김대중 정부에서 고 황수웅 대구청장(경북 경주, 행시14회)이 국세청 차장으로, 박근혜 정부에서 서진욱 대구청장(대구, 행시31회)이 부산지방국세청장으로,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김태호 대구청장(경북 영주, 행시38회)이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국세청 차장으로 영전한 경우다.

특히 이번 정철우 청장의 영전 여부는 대구청장의 ‘운명’에도 큰 작용을 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앞서 과거 정부에서 대구청장직은 다시 본청 국장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이명박 정부부터 대구청장을 마지막으로 명예퇴직하는 케이스가 굳어졌기 때문이다.

서현수 청장부터 모두가 명퇴 수순을 밟으면서 ‘대구청장=공직 무덤’으로 공식화된 것. 역대 서현수, 공용표, 권기룡, 하종화, 신세균, 강형원, 남동국 대구청장이 줄줄이 대구청장을 끝으로 명퇴를 신청했고, 서진욱 청장이 부산청장으로 영전했지만, 뒤를 이어 임명된 윤상수, 박만성, 권순박, 최시헌, 조정목 청장이 모두 명퇴의 길을 택했다.

이렇듯 김태호 대구청장의 차장 영전으로 정철우 대구청장이 어디로 가느냐에 따라 ‘대구청장=공직 무덤’이라는 공식에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구청장은 어떤 인물들로 채워져 왔을까. 현 정철우 청장을 포함해 31명의 보직 경로를 살펴보면, 본청 국제조세관리관에서 대구청장으로 이동한 경우가 5명(16%)으로 가장 많았고, 뒤를 이어 본청 개인납세국장이 4명(13%)으로 나타났다.

또한 서울국세청 조사국장에서 대구청장으로 임명되는 경우도 많았는데, 서울청 조사1~3국장이 모두 3명씩 대구청장으로 영전했고, 서울청 조사4국장과 국제거래조사국장도 각각 1명이 대구청장으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나타났다.

뒤를 이어 본청 감사관, 중부청 조사2국장, 교육원장에서 대구청장으로의 이동이 각각 2명씩 있었다. 이 외에는 본청 기획관리관·소득지원국장, 서울청 자료관리관, 중부청 세원관리국장, 국무조정실 파견자(파견 전 서울청 조사2국장) 등도 대구청장으로 임명됐던 것으로 집계됐다.

임용 별로 살펴보면 행정고시 출신이 20명(64.5%)으로 가장 많았고, 7급 공채 출신이 5명(16%), 세대 출신인 8급 특채와 일반승진이 각각 2명(6.5%), 9급 공채와 군 특채도 각각 1명씩으로 집계됐다.

한편 대구청장으로 임명된 이들의 출신 지역은 강원 강릉 출신의 김호기 청장만을 제외하고 전원 영남 출신 지역인들로 채워져 왔다. 특히, TK(대구·경북) 출신 청장은 31명 중 27명(87%)으로 압도적인 비율을 나타냈고, PK(부산·경남) 출신은 3명(9.7%)이었다.

[역대 대구국세청장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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