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연말 국세청 고위직 인사에서 예상대로 강민수 서울지방국세청장이 유임됐다. 최근들어 서울국세청장은 1년가량 재직한 후 국세청 차장이나, 청장으로 영전하거나 아니면 후배들을 위해 ‘용퇴(명예퇴직)’하는 수순을 밟아왔다. 이런 국세청 인사관행에서는 이례적인 일로 기록되고 있다.
국세청 고위직 인사는 6개월마다 요인이 생긴다는 점에서 이제 강 청장은 최소한 내년 6월말 인사까지는 현직에서 더 봉사하게 된다. 이럴 경우 강 청장은 서울국세청장직을 2년 재직하는 기록을 갖게 된다.
‘2년’이라는 점이 특별한 이유는 문민정부 이후 국세청 최초의 2년 근속 서울청장으로 기록된다는 점이다. 서울청장 자리는 고공단 가급(1급)이자, 차기 국세청장 후보 ‘1순위’로 꼽히는 자리로 분류되는 국세청 내에서 요직이다.
역대 서울국세청장의 임기를 살펴보면, 군사정부 시절에는 2년 이상 서울청장의 재임이 드문 일은 아니었다.
김이수 9대 서울청장은 3년 7개월 넘게 재직했다. 이어 신유수 10대 서울청장은 2년 2개월, 지창수 12대 서울청장은 2년 4개월, 조관행 13대 서울청장은 2년 10개월, 조중형 16대 서울청장은 2년 6개월, 이상혁 17대 서울청장은 2년 3개월간 재직했다.
이렇듯 군사정부 시절 서울청장 18명 중 6명(34%)이 2년 이상 재직한 전례가 적지않다.
그러나 문민정부가 들어선 이후 32명의 서울국세청장이 임명됐지만 2년의 임기를 지낸 청장은 단 한명도 없었다. 강민수 현 서울청장을 제외하고 문민정부 이후 31인의 서울청장 임기는 평균 337일(11개월 3일)로 1년이 채 되지 않았다.
이들 32인 중에서도 가장 길게 재직했던 이는 이병국 38대 서울청장으로 1년 6개월 근무했다. 반대로 가장 짧게 근무한 기록은 송광조 40대 서울청장으로 4개월 가량을 근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민수 현 청장은 지난 `22년 7월 11일 취임했다. 내년 6월 말까지 근무할 경우 약 2년(721일)의 임기를 채우게 돼 문민정부 이후 ‘최장수 서울청장’으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그간 서울청장들은 1년 가량 근무하게 되면 후진을 위해 용퇴하거나, 차장 또는 국세청장으로 영전하는 길을 걸었다. 최근의 서울청장 행보로는 한 대를 걸러 영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승희→국세청장, 김희철→퇴직, 김현준→국세청장, 김명준→퇴직, 임광현→차장, 임성빈→퇴직의 순이다.
현재까지 강민수 서울청장은 가장 유력한 차기 국세청장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다.
